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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쓰 는 글

[스크랩] 갑자기 훅 쳐들어갔습니다

작성자무심정사 광명스님|작성시간23.12.27|조회수20 목록 댓글 0

"스님!

특별히 새해엔 아빠와

엄마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해주세요..제가 동지기도비 송금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던 친정 아버님의 급작스런 폐암소식과 늘

골골골 감기에 잘 걸리시는 어머님을 위하여 멀리 지방에 사시는

결혼한 외동딸이 스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지불공도 다 끝나고..

멀리 계신분들 새해 부적과 달력..이것 저것 모아서 날마다 우체국으로 보내는 요즘 ...

사는 집도 동두천이거니와 한번쯤은 직접 방문하는게 도리같아서요

허그(포옹)이라도 해주고 오자는 생각에 초인종을 딩동! 하고 눌렀습니다

 

동그랗게 눈을 뜨시는 노보살님과 노거사님..

 

제가 웬만하면 불자님집이나 사업장 방문 전혀 안하는 성격인지라..

거의 몇년만에 방문하는 스님을

반가움..죄송함..그런 마음이 예상한대로 복잡하게 표정에 나타나대요...

 

대뜸 돌아가신 내 어머님 아버님처럼 갑자기 훅!

스킨쉽 허그하고요 두손 따스하게 보듬어주고요

 

"새해에는 두분 더 건강하시고 더 행복하실겁니다... .. 관세음보살"

 

차 대접한다는걸 손시레 치며 스님 오늘 갈집 많아서 바쁘다 핑게대고 얼릉 나왔는데

마음이 참 짠했습니다...

머리도 더 많이 빠지시고 후즐근 훨씬 더 수척해지신 아버님과 어머님...

자식들 소원과 걱정으로 절간을 찾아 오시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분이

자식들에게 민폐끼칠까봐 걱정하시는 모습에 ....에효...관세음보살

두번째 작년까지만 해도 요양사 했던 노보살님도 절에 안오신지 한참이지만....

기도비를  해마다 잊지않고 송금하시기에

모처럼 스님이 달력과 팥죽..새해 가족들 부적드리러  집 방문할거라니까  무척 반가워하시네요

 

네비를 찍어도 집이 안나와서 30분을 왔다리 갔다리  그 동네를 빙빙 돌면서

어..여기도 요양원이 생겼네.?

오랫만에 바뀌어진 동네풍경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무심히 지나쳤건만 찾고보니 바로 그 요양원 건너편 시골 단독집이었어요 

 

관세음보살님같은 미소로 깡마르신 노보살님이

"스님! 차 한잔 안에 들어가셔서 드시고 가시라는걸 손시레 휘휘 ...

 

"보살님! 이리와 보셔!

이렇게 포옹만 해도 스님기운 부처님기운 보살님한테 팍팍 간다니께...

그런데 보살님! 이거 웬 병원에서 쓰시는 복대여?

 

알고보니 넘어져서 허리를 다쳤다고..딸래미도 생업 네일아트도 접고 다리수술하고요

집안에 온통 환자투성이라네요

 

"아이구야..어쩜 좋아 ?

그래도..보살님! 이럴수록 부처님께 더 간절히 기도하셔!

절에 안와도 돼...그냥 집에서 ..혹은 누워서 부처님 생각하고 평소 기도해왔던  방법으로 간절하게 기도하면

가피도 오고 스스로 깨달음도 와요.....괜히 남의집과 비교하고

왜 나만..왜 우리집만 이러지? 하지 마시고!

 

누구나 늙고

늙으면 누구나 병들고

아...병들면 가는게 우리들 인생이라니깐..ㅎㅎ" 

한복을 40년 넘게 하시고 연천 지역에서 판소리도 나름 열심히 하시는 한복집

이번엔 네비찍어서 바로 찾았습니다..

정말 70을 넘어섰는데도 늘 화장하시고 머리 틀어올리시고요

손님은 하나도 없건만 항상 웃으시며 

"아니..바쁘신 스님이 저희 가게까지 웬일이세요?"

그냥 우체국으로 보내려다가 동네니까...

보살님 가게도 어떤가..왜 장사가 안되나..조사나왔지..ㅎㅎ 팥죽은 없고 여기 어제 삼성각 불공올린 시루떡하고 선물!

 

스님..차 한잔 준비할께요..하시는걸..

 

아니야..얼릉 절에가서 고3수능생 불자님 전화상담해야해... 지금 가게 퇴근전에 스님영상통화 기다리고 있어서 ㅎㅎ"

 

그냥..이건 암행어사 출또요가 맞네요  그런데 제 가슴이 제 마음이 슬슬 바뀌어지네요

에효..나도 참 무심하였구나 바쁘다는 핑게로..ㅠㅠ

저분들 기도를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 

 

바로 옆 전기상사 40대 고운 미혼의 경리보시는 한부장사무실로 훅! 쳐들어가 문앞에서 

 

"이거! 선물...새해 부적하고 팥죽! 혼자서 밥하기 귀찮잖아..

그리고 이건 회사도 어려운데 기부금 영수증!...

 

근데 사장님은 ㅋㅋ 웬일로 일요동지법회때 혼자 오셨더라구.. 스님이 불자님들 붙잡아매는통에 .

인사도 못하고 못챙겨드렸어....

진짜로 따악 한개 남은거 도저히 못먹겠더라고..

올핸 정말 절 팥죽이 맛있게 제대로 되었다니깐...

 

물론 크리스마스는 럭셔리하게  잘보내셨겠지? 근데

오늘 왜 이렇게 이쁜거야..긴 생머리 그렇게 올리니까..중국 배우같아 너무 멋져!

매력적인걸..스님 가슴이 콩당콩당..나 간다!  ㅎㅎ "

 

여기도 또 놀란 토끼눈입니다..에구구 관세음보살_()_ 

1년에 한번 초파일날 등만 키시는 68세 되신 친정엄마가

갑자기 빙의 접신되어서..중환자실로 여러번 실려갔건만..

 

딱히 특별한 병도 없고 본인은 못먹고 못자고..그러면서 살이 7키로 빠지시고

그집도 결혼한 큰 딸이 울면서 전화만 여러번 오고 갔길래

 

모처럼 노보살님 상태를 파악하고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빙의되었으면 염불해서 퇴출시켜 내쳐드리고..그도 안되면 뭐..까지끄..스님한테 오라고 꼬드겨야지 ㅎㅎ

다독 다독하고 와야지 모처럼 큰마음 내었건만...따님이 정말 잠도 못자게 119 실려가니까

잠시 요양병원에 긴급 모셔놓았노라고...

 

다음으로 기약하고 어둑 어둑 절 6시 되어서야 입산했네요

갑자기 시간나서 훅 쳐들어간 불자님들 사는 모습들 보노라면

사바세계 중생살이 참 힘들어요

중생들중에 부처님들 참 많네요 

 

물론 아픈 환우님들 병원가면 다 나으시겠지만...몸은 마음이 하자는대로 하는 로보트라서..

평소에 내 마음을 잘 조복시키고 잘 다스려야 합니다

 

아침5시에..도봉산 아파트가 불이 난 뉴스보고 가슴이 철렁!

6시에 전화를 하니 다행히 자기 아파트가 아니고 이웃 아파트라고..

너무 감사하다며 그래서 또 모처럼 긴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오늘은 인연되어진 어렵고 지친 불자님들 가정과 사업장

스님이 훅 쳐들어갔습니다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법구경의 한귀절 남기면서 한해 마무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보내십시요

 

정진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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