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 지방 해발 3200미터에 위치한 계곡에는 모계사회와 주혼(走婚)제도를 가진 인구 1만명 정도의 ‘자바’족이 있다고 한다. 여자인 가장은 모든 집안의 대소사와 재산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며, 자녀 양육 등 가정의 부양책임을 진다. 사랑에 있어서 남녀는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사랑하는 사이를 ‘아시’라도 하는데 여자든 남자든 여러 명의 아시를 가질 수 있으나, 함께 동거하지는 않는다. 즉, 따로 따로 각자의 집에서 살며 사랑은 자유롭게 나누는데 남 녀 누구든지 아시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
자바족의 여자는 전통적으로 농사일을 하며, 남자는 집을 짓는 일 등 공평하게 노동을 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 우위의 일처다부제와는 다르다. 일부다처제 또는 일처다부제의 단점을 제거했다고나 할까, 여기서는 남녀간의 종속관계나 타 집안 이주로 인한 불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자기 부모와 형제 그리고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같은 부락의 남녀가 아시관계를 맺지 않음으로써 근친혼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는 지혜도 갖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를 돌아보자.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우리네의 가족제도는 수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전혀 다른 두 남녀가 합해져 하나의 동일체를 이루는 과정, 즉 화성과 금성이 모여 지구가 되는 지난한 절차가 요구된다.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심한 성격차이, 시댁과 처가가 빚어내는 헤아릴 수 없는 갈등, 바람과 간통으로 대표되는 외도로 인한 사회문제 등등. 수천년을 이어 온 일부일처제 이젠 뭔가 달리 대안을 모색할 때가 오지 않았을까
은 우리나라도 여성에게 가장과 호주로서의 지위를 부여함으로서 자기 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법령을 개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을 기르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물론 독신 여성 가구 수가 175만 가구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자바족의 주혼제도를 현대사회에 도입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물론 간통제는 폐지해야 할 것이고 남녀 차별에 대한 인식이 사라져야 하는 것이 선결조건일 테지만,
한 여자를 중심으로 가정이 꾸려진다. 그 여자는 많은 남자 아시를 가질 수 있고, 아이를 낳아 기르게 될 것이다. 남자 아시들과 적당한 관계, 즉 쌍방이 원하는 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적당한 계약이 필요하다. 물론 남자도 또 다른 많은 여성 아시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결정되며, 남녀 모두 자신이 선택한 아시들을 통해 자신의 필요한 부분을 채울 것이다. 하나의 별에서 모든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은하계의 수많은 별 중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