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미주현대불교 2023.2월호] 미국인 태고종 대일 스님-전현자

작성자무량수|작성시간23.03.23|조회수124 목록 댓글 0

 

 

텍사스 오스틴 호스피스 센터에서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는

 

하바드 신학대학원 졸업생
미국인 태고종 대일 스님

 

글 전현자 (본지 한국취재기자)

 

 

 

 

 

기자 스님! 귀한 시간 내주시어 인터뷰 해주심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스님이 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무엇인지요?

 

대일스님 아주 의미 있는 질문입니다. 세상의 고통을 나아지게 하고 싶은 열망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마음에서 스님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믿게 된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가 태어나 살아가는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
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삶은 많은 고통을 수반하고 있지요.
불교적, 즉 깨달음의 관점에서는 고통 없는 완전한 행복이 가능한데도 말입니다. 저는 가장 먼저 행복한 삶을 이루어야 할 관계를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님이 된다는 것은 좋은 남편이 되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좋은 친구도 되며, 심리
학자로써는, 좋은 상담가가 되어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스님이 되어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일이라고 믿기에 그렇게 노력하고 살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자 훌륭하십니다. 좀 더 구체적인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대일스님 저는 어릴 때 부터 늘 종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 때까지 매우 보수적인 기독교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어렸을 때부터 종교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자라면서 과
학과 철학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어릴 때부터 기독교에 대해 배웠던 것들 중 몇 가지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심을 해결할 수 있는 연결 고리라 할까요? 마침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훈련했고, 19살에는 검은 띠를 땄는데 많은 태권도 선생님
들이 한국에서 오셨고 이것이 제가 한국, 한국문화, 그리고 한국불교, 한국불교의 수행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마침내 스님이 되었습니다.(2008년 12월 태고종 스님이 되었다)

 

기자 K-문화를 일찍이 접하셨네요. 불교수행을 언제부터 실천하시고 가르치셨는지요?

 

대일스님 하버드 신학대학원에 가기 전 청소년 범죄자(교도소)를 위한 주거 시설에서 가르쳤는데, 이는 심각한 중범죄를 저지른 10대 남성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명상하는 법을 가르쳤고, 명상은 그들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 교정 시설에서 일하면서 수감자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구제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저는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종종 그들은 진정한 교육이나 경제적 기회 없이 가난과 폭력의 끔찍한 순환환경 속에서 태어났지만, 그들은 좋은,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을 믿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그 경험은 저에게 삶을,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로움과 깨달음으로 나타났고, 그럼으로써 이런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제가 불교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데 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도소에서 저는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과 어른들까지 모두를 함께 살펴주는 선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선사의 길과 심리상담가의 일을 하게 된 결정적역할이 된 것입니다! 얼마나 소중한인연인가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불교는 과학적으로나 철학적으로 확실하고, 실용적이며, 우리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서 고통을 행복으로 변화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실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기자 심리상담가로 불교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일스님 심리상담가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불교의 가르침과 실천 방법은 마음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사학위 논문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 마음챙김 기반 수용과 헌신치료,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마음챙김 기반 변증법 행동 치료와 같은 많은 형태의 연구를 지원하는 심리학적 기반은 불교의 마음챙김에서 파생된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칼 융과 같은 초기 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에게는 불교적 바탕이 심리학에서 선도적인 체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 드린다면, 환자들에게 우울증, 불안, 공포증, 트라우마를 극복하기위해 명상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이때에 그들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명상 기술을 가르칩니다. 그들이 불교의 가르침에 많은 위로를 받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한 가지 예로, 스즈키 순류 선사는 선의 본질은 “모든 것은 변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환자들과 그 가르침의 핵심을 공유합니다. 그런데,“모든 것은 변한다”는 가르침은 그들에게 큰 위안을 주어, 그들의 힘든 시간조차 잘 버틸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우리는 심리학과 관련된 심오한 불교적 실천인 수용, 마음챙김, 평정과 같은 것들에 대해 논의하며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20년 이상 말기환자 관리 분야에서 일해 왔습니다. 수천 명의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과 성인들 그리고 트라우마의 생존자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때때로 이 일은 제가 어려움에 빠지게도 합니다. 그래서 심리상담가이면서도 저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낮에 명상을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리게 됩니다. 불교의 이론적 지식과 수행은 제가 동정심이 많아 평정심을 잃게되거나, 지혜로움이 부족하여 올바른 판단을 잘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될 때 환자들의 고통에 지혜롭게,
자비롭게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자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꼭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대일스님 작가 헨리 제임스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고 했는데, 첫 번째는 친절하기입니다. 두 번째도 친절하기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도 친절하기입니다.” 헨리 제임스의 말은 불교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지혜와 자비는 깨달음의 양 날개로,
두 날개가 없으면 새는 날 수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통찰력은 기르려 하고 기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비심을 기르고 있을까요? 친절이 없으면, 동정심이 없으면, 세상은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심리학자 Carl Rogers 박사는 사람들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조건 없는 긍정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친절에 대한 생각을 부각하고 있었습니다. 친절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데 큰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불교는 수없이 친절을 기르도록, 자비
심을 기르도록 부처님께서 몸소 실천하시면서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친절이야말로 우리불교인들이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절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데
큰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불교는 수없이 친절을 기르도록,
자비심을 기르도록 부처님께서
몸소 실천하시면서 가르치셨습니다.

 

 

 

기자 은사스님이신 법현스님으로 부터 배우신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대일스님 불교로 개종한 제가 한국불교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사스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승이신 법현스님께서는 “이 뭐꼬” 화두를 주셨습니다.
제행무상!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이 뭐꼬” 화두는 저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말기 진료 분야에서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동안 의사들, 의료 관계자들과 많은 컨설팅을 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사회정의 업무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기도합니다. 팬데믹은 미국에서 매우 심각했고, 현재도 이 사건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황에서도 많은 갈등과 긴장의 상황들이 있습니다. “이 뭐꼬?” 화두는 내가 나라고 생각할, 규정지을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제행무상! 즉, 모든 것은 변한다는 관점에서 미국이라는 국가, 전염병, 그리고 모든
것, 즉 세상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하여, 은사스님의 가르침은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이 힘든 시간들도 변할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은사스님의 가르침으로 제가 세상 한 가운데에 살면서도
이 세상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기자 미국의 불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일스님 역사적인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불교는 세상 어디에도 전파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불교가 들어올 때는 어느 정도 변화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우리는 사물에 대상에 연연하지 않고 고통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고통은 각기 다른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파악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불교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바뀌는 것은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는 많은 다른 형태의 불교가 있습니다. 북방불교, 남방불교, 그리고 금강승불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는 6백만 명* 이상의 불교 신자들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기독교의 어떤 종파보다도 불교도가 더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주로 교수와 연구자들이 불교를 연구하기 위해 학문적 연구의 도구로 사용하는 학문적인 불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TV쇼, 음악, 그리고 다른 여러 형태의 예술 등 대중문화에
서도 불교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에 스며진 불교는 불교 그 자체는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종종 사람들이 불교를 찾도록, 배우도록 하는데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불교로 개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미국
으로 이민 오면서 함께 온 전통적인 불교와 불교 신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종류의 불교가 미국에 존재합니다.
미국을 비롯해 서양에서는 불교를 과학(예: 우주의 본질, 세포, 혼돈 이론), 신경학(예: 명상과 뇌), 생물학(예: 명상이 우리의 생물학적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신학(예: 마음챙김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심리학(예.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감소)을 포함한 과학과 관련된 것으로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불교의 기원에서는 부처님은 의왕이자 과학자이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팔리 성전(Pali Canon)에 의하면 불교는 과학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교 명상이 우리의 뇌와 여러 형태의 정신질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많은 강력한 연구가 있습니다. 저는 미국불교가 근본불교, 그리고 여러 불교 형식으
로 나타나는 불교와 기본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기자 한국 불교를 통해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일스님 한국 불교는 미국 내에서 티베트 불교나 일본 불교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 불교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와 중국불교의 영향은 남아 있으되 한국식으로 발전시키고, 서양으로 포교할 때는 일본 불교 방식을 아우른 형태로 발전시킨 회
통 융합하는 것이 한국불교의 특징이라 생각하며 저는 한국불교를 좋아합니다.

 

기자 스님은 누구십니까?

 

대일스님 누구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기를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 미주현대불교는 미국의 불교 신자는 현재까지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