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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2023.2월호] 한국 밖의 한국사찰-김형근

작성자무량수|작성시간23.04.25|조회수82 목록 댓글 1

 

 

샌프란시스코 동쪽 산골에 있는
고성선원과 진월스님

 

글 김형근 (본지 발행인)

 

 

 

샌프란시스코 동쪽 내륙에 있는 고성선원이 있다. 그럴듯한 일주문도 없고, 현판도 없다. 개인주택 벽에 고성선원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을 뿐이다. 이 곳에서 수행하는 진월스님은 1968년 출가하여 고암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행자생활을 시작하여 1974년 비구계를 받았다. 반세기 전, 즉 50년 전에 비구계를 받은 것이다. 고암스님은 조계종 종정을 몇 차례 지내신 자비의 화신으로 알려진 스님이다.
고성이란 고암스님에서 ‘고’자를 고암스님의 스승인 용성스님 이름에서 ‘성’자를 사용하여 ‘고성선원’이라고 하였다.
스님은 한국에서 해인사 승가대학교, 동국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수학을 하고 미국의 버클리대학교에서 초의선사를 연구하여 박사를 받고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교수로 있다가 2015년 은퇴를 하였다. 은퇴한지가 10년이 되어간다. 그리고 버클
리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인연이 있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부근의 리버모어(Livermore)근교 산동네에 2016년 3월부터 자리를 잡았다.
여기를 가려면 리버모어에서 산을 꼬부렁 꼬부렁 돌고 또 돌아가다가 20여분이 지나면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도 또 10여분 가야 한다. 리버모어에서 오려면 30분,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려면 90분이 걸리는 곳이다. 3년 전에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크게
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지역 중의 하나다. 고성선원에도 불길 한 덩어리가 아주 조금 닿았지만 부처님의 외호로 다행히 별 피해는 없었다. 길이 이렇다 보니 주소만 가지고는 오기가 어렵고 해서 6년간 이곳을 방문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매우 소수
의 사람만이 다녀갔다. 미국의 많은 사찰들을 방문하는 것이 직업인 나도 처음으로 이곳에 왔다.
가는 길에 보면 농장들도 많이 나오고, 사슴들도 수시로 나온다. 이 곳을 와보지 못한 사람들은 찾아오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다. 해발 930미터이고,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곳이고, 비경이라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스님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16년 3월이니까 올해로 6년이 지나고 있다. 11에이커, 13,500평에 나무로 만든 가옥 한 채와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이 있을 뿐이다. 물을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탱크에 저장된 물을 이 지역 거주하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 1997년 신호여행으로 히말라야 부탄을 방문한 적이 있다. 여러 사찰들을 방문하였는데 높은 산속 고립된 곳에서 개와 더불어 혼자 사는 스님들이 있었다. 진월스님 생활은 그 부탄 사원을 연상하게 한다. 이렇게 외지고 교통이 불편한 곳이기 때문에 생활이 불편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하루 이틀 잠깐 산중생활 체험도 아니고 이곳이 스님의 거주지인데 진월스님이 한국 스님의 색다른 모습을, 수행자로서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200년 전 시절로 되돌아간 듯 하는 삶이고 생태학적인 삶이다. 에너지는 오직 태양광에 의지하기 때문에 햇볕이 약하거나 없으면 스님의 인터넷 작업은 모두 중단된다. 해가 지면 전기불도 없고, 촛불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어둠속에서 지낸다. 하지만 스님은 현대생활이 너무 소비 지향적이 고, 환경 파괴적이라 이런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고 괘의치 않는다. 이런 스님의 불교에 대한 생각, 세상에 대한 관점을 들으면서 미국 불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보스톤 근교에 있는 윌든 호수의 삶이 떠올랐다.

 

 

 

이런 생활이기 때문에 수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사색을 많이 할 수 있다. 스님은 불교계가, 스님들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가슴아파하며 자책하면서, 불교적 관점에서 사회를 위해, 인류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가를 화두삼아 정진하고 있다. 그래서 국제연대활동도 활발히 하고, 또 태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지에서 열리는 유엔 웨삭 기념행사에도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다. 미국에 있는 한국사찰 100개 가운데 건물이 가장 작은 사찰중의 하나이고, 산 속에 가장 깊숙이들어온 사찰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스님 말씀대로 “침묵 속에 자연과 대화”를 하면서 50여년을 부처님 제자로, 보시를 받으면서 스님으로 살아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 동안 입은 불은을 어떻게 하면 갚을 수 있을까 ? 어떻게 수행자로서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를 자문자답하면서 때로는 스님들과 신도들의 요청이 있으면 로스 엔제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한국, 인도 등을 방문하여 사자후를 하거나 요청받은 역할을 충실히 한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스님은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주로 페이스 북을 많이 이용하는 데 페이스 북 친구가 5천명 가까이 된다. 스님의 법향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기를 기원한다.


연락처: jinwol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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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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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ess Suffering | 작성시간 23.05.11 스님들이 외로워서 산이 싫다고 도시로 내려온다는데,, 산에서 사시는 분들도 계시네여.
    갈등이 많은 인간들이 사는 도시 속이 뭐가 좋다는건지??
    도시에 살면 갈등 때문에 사람이 나뻐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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