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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게 시 판

[스크랩] 바른 말 한마디

작성자마음이부자|작성시간24.04.24|조회수41 목록 댓글 1

모르는 번호가 폰에 찍혀서 전화했더니

 

"스님! 저 동현이에요..철도기관사 아저씨 49재때..무심정사 절에 갔었던 그 동현이요"

 

그제서야 기억이 나네요

암투병으로 기력이 없을때  무심정사 스님이 해주시는 음식 먹고 싶다고

처음 절에서 뵈었을땐 늠름한 89kg거구의 몸으로 자주 참배를 하러 오곤 하였었지요 

 

생을 마감한 나이가 얼추 50후반.....

건강했던 몸이 하루밤사이 암투병 선고받고 합병증으로 5개월만에 

38kg  뼈만 앙상히 남은채..스님이 정성껏 끓여준 하얀죽 간장에 휘휘 저어서 몇숟갈 뜨고는 도리도리

 

다시는 오지 못할 길로 가버린 철도기관사 거사님

 

생전 유언대로 시신은

한줌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임진각 주변에..

또 한줌은 실제로 아버님과 어머님 계시는 선산에...

 

마지막 한줌은 지금 삼성각 조성한곳 그당시 늙은 소나무가 많았었는데

그곳에 뿌려 달라고..유언을 했었는데 그때 항상 엄마랑 딸이랑

교복입고 같이 동참한 아이가 삐쩍마른 말이 전혀 없었던 수줍은 고등학생 동현이..

아마 그때가  스님에게는 1500평 이곳을 이쁘고 정성껏 포교당으로 2억넘게 투자하였드니만

문중에선  나가라..말아라 시청 민원실에 날마다 민원넣고는

검찰청에 고소까지 하고 아주 복잡했던 시간이었었는데  그때..올때마다 야생화를 좋아하셔서

야생화 꽃 화분 하나씩 들고 와서 심고 차담하고 해가 질 무렵에 하산하곤 하였는데  그때 에피소우드 한토막...

 

"어떻하지..?   엄연히 계약 5년 하고 들어왔는데 이렇게 물전기 수도 토목공사 다 해놓고 보니

문중에선 나가라고  결국엔 4천만원 스님한테 이행강제금까지 걸어버렸는데....중이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많이 아파....?  ..아니...그럼

수행자인 스님도 법정에 서서 맞고소로 재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건 신도들문제가 아니라 주지인 내가 초이스 해야 하는데 ....... 어떻하면 좋지?"

 

한참을 미소만 지으시고 빤히 쳐다보시더니...??

 

"스님...저 낼모레 죽을 환자에요..ㅎㅎ 생사보다 급한게 어디 있어?  ㅎㅎ

내가 죽어서 귀신이 되서라도  이땅 부처님 전법할 땅으로 내 힘좀 써볼께..근데 지금은 힘이 ..하나도..ㅎㅎ 읊써요..ㅎㅎ" 

 

"어머! 내 정신좀봐..그러치...정말 미안..해...ㅎㅎ"

 

고인의 집안이 스님도 계시고 형제들도 많아서  좋은줄 알았더니만 실제로는 재물때문에 

불화로 자주 만나지를 않고 결국엔  친구를 증인으로 사후 유언까지 꼼꼼히  하고 갔습니다

 

날마다 퇴근하면 무심정사 뷰가 너무 좋다고 컴컴할때까지 있다가 하산하곤 했었는데

 

"기관사님!..그래도 동생이 가까운곳에 스님으로 수행하고 계시는데..그곳에 가서 49재 해야돼..

그게 맞는 말이야.."  

그래도 웃으면서 도리 도리

 

"너..그러면 정말 무간지옥에 떨어진다니까..아니..친동생이 스님이시고 얼마나 정성껏

젊어서 돌아가신 형을 위해서 기도하시겠어?

 나 안할꺼야...!

눈을 부릅뜨고 반 으름장을 놓아도 도리 도리

 

 

그런데 그 당시 집안형편도 안좋고 부모님과도 사이가 안좋아..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그날 그냥 학교를 중간에 무작정 나와서 전철타고 가다가 철도 기관사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중학생

 

그 기관사님의 말 몇마디에 자살까지 생각했던 아이는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는

미래의 훌륭한 철도 기관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네요

 

"스님!..저 포항 기숙사에 있고요..물론 군대는 강원도 화천에서 전역했어요..그..리고

아저씨 말대로 기관사가 되어서 저...주변에 일 잘한다고 칭찬 많이 들어요..

작년엔 홀로 유럽 배낭여행도 다녀오고요

 

월급도  먹고 써도 제 통장에 5천만원 모아지던걸요 ㅎㅎ  그런데 뒤돌아보니

아저씨가 저에게 해주었던 말들이 뒤돌아보니깐 정말 다 맞는 말이었어요..그땐 정말로

죽을라고 했었거든요..근데 아저씨도  당신도 어릴때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결국 철도공무원이 되어서 행복하시다고..참 많은 이야기들을 진심으로 하여주셨었어요

 

돌아가신 기관사 아저씨..보고 싶네요..ㅎㅎ"

 

얼마나  기특하고 마음이 짜안해져 오는게...

오늘 비가 오는데 갑자기 그동안 바쁘다고  잊고 지냈던 철도 기관사 거사님 생각이 나네요

참...보고 싶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그 한마디에

이렇게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사람으로 살리기도 하니 참으로 오묘하지요?

 

정진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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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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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hallenze | 작성시간 24.05.02 그런데 젊은 사람이 왜 암으로 사망? 직업병? 그럼 같은 직업 에 일 하는 다른 사람들은?
    무엇인지 잘못된 생활이 병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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