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심을 깨치는 글 >
미국에서 꽃피는 대승 불교 - 우리들의 수행 이야기
출가 전 탈선 |
글 | 현안스님
저는 세속인으로써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생겼고, 수행해서 진전도 매년 있었기 때문에 마음도 가벼워졌고, 드디어 큰 저택도 마련하고, 늘 꿈꾸던 넓은 마당에 훈련이 잘된 강아지도 한 마리, 멋지게 생긴 검정고양이도 한 마리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언제든 원하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고, 미국에서 운영하던 제 사업도 이름이 많이 알려지면서, 저도 또한 그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와 지위도 얻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제 큰 노력 없이 꽤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궤도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런데도 출가하고자 완전히 마음을 먹으니 이런 많은 것들이 한 번에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버리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돈으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어떻게 출가를 할 수 있었는지 또는 남녀 간의 성적 욕구를 어떻게 버릴 수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것보다 저에게 더 버리기 어려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유였습니다. 그래서 출가할 때가 가까워지니 마지막으로 자유를 한껏 누려보고 싶었습니다.
출가 전 2년 정도는 거의 반은 출가자처럼 살았기 때문에 못 누려본 자유를 마지막으로 불살라 보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 이후 사업을 운영하기 너무 바빴고, 영화 스님의 2018년과 2019년 한국 방문 및 불칠과 선칠 준비에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미국의 노산사와 위산사에서 시간이 비교적 더 자유롭고,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불집, 법문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관련된 사람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그런 와중에 매주 참선 교실도 2~3회씩 나가서 해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는 그 당시 이미 오신채를 끊고, 채식하며, 오계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출가 전 집과 사업체를 정리하는 동안 마지막으로 자유와 즐거움을 한껏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살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살사 댄스를 원 없이 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스님은 이런 저에게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고, 꾸짖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10년 넘도록 제일 좋아했던 살사 댄스를 다시 추러 가니 너무 즐거웠습니다. 참선으로 높은 집중력과 마음의 편안한 상태까지 얻었으니, 잡생각 없이 몰두해서 순간순간을 최고로 잘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춤을 출 때 느끼는 환희심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매일 신나게 춤을 추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곳에 가고, 여전히 채식이었지만 고급스러운 음식도 먹어보고 놀아보니 첫 한두 달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이런 즐거움은 매우 강렬하고, 하면 할수록 더 원하는 마음이 일어 났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원하는 마음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쏟다 보니 이 일에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즐거움은 매우 강렬했지만 자고 다음 날 일어나면 그런 욕구는 다시 생겼습니다. 출가 전 탈선으로 저는 세속적인 즐거움이 진정으로 일시적이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확고히 깨달았습니다. 그와 반대로 불교 수행은 고를 견뎌야 하지만 항시 지속적이고 깊은 안락과 마음의 해방이 있다는 것과 매년 더 커진다는 것을 지난 8년 동안 경험했습니다. 출가 전 일시적 탈선은 출가의 결심을 더욱 단단히 해주었고, 출가에 대한 결심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완전히 단절해 주었습니다.
갖고 있던 고급 원목 가구들, 화려한 비단옷, 이쁘고 화려한 가죽 구두들과 멋진 그릇들을 모두 정리하고, 간단하게 필요한 옷만 챙겨서 큰 여행용 가방에 넣어서 절의 작은 방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세속적인 짐을 털털 털어버리고 절에 들어가니 마음도 가벼웠습니다. 그리고 3개월간 영화 스님이 주신 지침을 따라 절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제가 마음의 준비가 되자 영화 스님은 “자 이제 머리를 깎고 옷을 갈아입자”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의 출가식과는 달리 제 출가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 동안 참선 교실에 왔던 학생들,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 살사를 추는 친구들, 엘에이 지역의 불자님 등 많은 사람들은 이런 즐거운 날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