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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현불연재물

[2021년 1월호] 2021년 새해를 맞이하며... / 성향스님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1.01.31|조회수98 목록 댓글 0


    < 이달의 법문 >





    2021년 새해를 맞이하며..




    글 | 성향스님



    불기 2565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 아침이 밝았다.
    신축(辛丑)은 60간지 중 38번째이다.‘신’은 흰색을 뜻하기에 2021년은‘흰소의 해’ㆍ‘하얀 소띠’라고도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하얀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 새해 의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신성한 기운으로 작년 세상을 고통스럽게 만든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소멸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소는 인내와 조용하면서 강인하고 홀로 있기를 좋아하며, 자기의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 있다. 예로부터 인내와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책임감이 강하다. 반면에 책임감이 강한만큼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일이 많아 주변에 도움을 주지만 자신이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우직하고 순박하여 성급하지 않는 소의 천성은 은근과 끈기 여유로움을 지니고 있는 반면 어리석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소’하면 사찰 벽화로 묘사된 심우도(尋牛圖)가 묘사될 정도로 오랜 세월 불교와 인연을 맺어 왔다. ‘잃어버린 소를 찾는다.’라는 뜻을 가진‘심우도송(尋牛圖頌)’의 본래 명칭은‘소를 길들인다.’라는 의미의‘목우도송(牧牛圖頌)이다. 열 단계로 나누어 그려졌기에 십우도송(十牛圖頌)이라고도 한다.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 본성(本性)을 깨닫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해 그린 선화(禪畵)이다. 즉 선(禪)의 수행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중생들에게 본래 자리 찾을 것을 말없이 전하는 그림으로 수행단계를 10단계로 표현하여 십우도(十牛圖)라 했다.
    또한 온순하고 성실한 소를 인간의 성품으로 보고, 소를 찾고 기르는 일이 곧 자기를 찾고 자기를 기르는 일과 동일시 여겼다. 부처님이 출가 전 불렸던‘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에 성(姓)인‘고타마’에도‘가장 뛰어난 소, 가장 훌륭한 소’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경전에 나타난 소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인도는 예로부터 소를 숭배하여 성우(聖牛)라 했다.
    불전에 방일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매개체로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몇 가지 살펴보면,
    『열반경』에‘부처님은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의미인 우왕(牛王)으로 비유했다.
    『법화경』비유품에“양이 끄는 수레ㆍ사슴이 끄는 수레ㆍ소가 끄는 수레”를 언급하며 소를 대승불교에 비유한다.
    『잡아함경』에 소는 애착과 분별이 작용하는 여섯 감각기관으로 비유하고 있다. 부처님이 왕사성 기사굴산에서 수행 중 마왕 파순이 부처님의 마음을 어지럽히고자 사람모양으로 변하여 떨어진 옷을 입고 흩날리는 머리와 찢긴 손과 다리로 소 채찍을 들고 부처님 앞에 다가가‘자기 소를 못 보았느냐?’고 물었다. 이에‘악마여 어디 소가 있느냐? 소를 어디에 쓰려하느냐?’하니 자기의 신분이 탄로난 것을 안 파순은‘고타마여, 육입(眼ㆍ耳ㆍ鼻ㆍ舌ㆍ身ㆍ意)은 곧 내가 타는 소입니다.’라 하였다. 의식과 자아가 개입한 여섯 감각기관을 자기가 타고 다니는 소로 비유했던 것이다.
    『초발심자 경문』에‘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든다.(蛇飮水成毒 牛飮水成乳)’는 내용이 나온다. 지혜롭게 배우면 깨달음을 이루어 남에게 도움을 주고, 어리석게 배우면 미혹에 빠져 남을 헤치게 된다. 똑같은 소재(素材)가 인연에 따라 선악(善惡)으로 변하니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며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라도 듣는 이에 따라 유익한 법문이 될 수 있고, 소용없는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하며 소를 등장시키고 있다.
    『법구경』도량품에‘소 치는 사람이 채찍으로 소를 몰아가는 것처럼 늙음과 죽음도 또한 그렇게 사람의 목숨을 쉼 없이 몰고 간다.’하며 부지런하고 근면한 삶을 살아갈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대지도론』에‘소젖과 나귀 젖이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맛과 영양에서 현격하게 차이난다. 마찬가지로 불법과 외도가 비슷한 듯 보이지만 궁극적인 면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된다. 그것은 불법이 무아(無我)와 무집착(無執着)을 설하는데 외도는 나(我)와 아견(我見)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비유한다.
    고려시대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 스님의 호(號)는 번뇌, 망상을 다스린다는 뜻에서‘소를 기르는 사람.’이라는 뜻의 목우자(牧牛者)라 하며 참다운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표현했다. 만해 한용운스님도 만년에 그의 자택을 심우장(尋牛莊)이라 하여 스스로의 진면목 찾기에 전념했다.
    선불교에서 소는 불성ㆍ본래면목ㆍ자성을 상징한다. 중국 당나라 때 남악회양(南岳懷讓, 677~744) 선사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좌선만 하고 있는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 선사에게 “소가 수레를 끄는데 만약 수레가 가지 않는다면 수레를 때려야 하는가, 소를 때려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소는 마음을, 수레는 육신을 뜻한다.
    마조 스님의 제자 남전보원(南泉普願, 748~834) 선사도‘남전의 소(南泉水牯)’를 설법했다.
    “나는 소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그런데 동쪽으로 끌고 가려 해도 남의 논밭을 지나가야 하고, 서쪽으로 끌고 가려고 해도 남의 논밭을 지나가야 한다. 그러니 어디로 가더라도 논밭을 망친 변상을 해주는 도리 밖에 달리 방법이 전혀 없다.”
    여기서 소는 보살의 화신이다. 보살행을 성취해 나아가는 남전 선사 자신이고 모든 사람의 본래면목을 뜻한다. 소를 길들이는 것은 분별ㆍ집착심을 버리는 수행을 의미한다. 이것은 현실을 바탕으로 선(禪)의 일상성을 드러낸 일화다.
    누구나 인생을 살지만 제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행위를 자각하면서 살아가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러할수록 내 본래면목(소)을 길들이는 방법이 중요하다. 스스로가 불성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수행을 통해 자각해야 함을 지난날 선현(先賢)들은‘소’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1 정축년 새해, 우리는 이와 같이 소와 같은 근면함으로 불퇴전 마음을 내어 아무리 어렵고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우직하게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하며‘내 안의 불성(佛性)을 찾는 한해를 보내야겠다.’는 굳은 원력을 세어봄도 좋을 것이다.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며 불보살님의 가피가 늘 함께하길 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 보살, 나무시아 본사 석가모니불. 모두 성불하십시오.



    뉴저지 원적사 성향스님은 가야산 해인사, 조계산 송광사에서 행자 생활을 하고 영축산 통도사에서 수계를 받았습니다. 북한산 화계사 백상원에 지내며 동국대 학사ㆍ석사ㆍ박사 수료(논문:「한국불교 의식연구(韓國佛敎 儀式硏究)」, 동국대 대학원, 2011.) 하였고 문경 희양산 봉암사 태고선원 하안거 동안거 등 성만 했습니다.
    현재 뉴저지 원적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으며 2021년 2월 14일 천일 관음기도 회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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