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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현불연재물

[2021년 5월호] ‘국제 관음 승가’ 아시아 중심사찰 계룡산 숭산 국제선원 무상사 / 김창송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1.06.15|조회수390 목록 댓글 0

 

< 부처님 오신날 기념 특별소개 >

 

 

 


‘국제 관음 승가’ 아시아 중심사찰
계룡산 숭산 국제선원 무상사

 

 


취재 / 김창송(본지 편집인)

 

 

 

 

지난 3월 한국 방문시기에 처음으로 충남 계룡시에 있는 무상사를 찾았다. 오래전부터 꼭 방문하고 싶은 사찰이었다. 사찰에 도착하니 일주문, 해탈문 이런 것은 없고, 멀리서도 보이는 큰 표지석에 숭산 국제선원 ‘무상사’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숭산 국제선원 무상사는 백두산에서부터 태백산을 거쳐 계룡산으로 이어진 국사봉(충남 계룡시 두마면 향한리 소재) 아래 정맥에 자리하고 있다. 계룡산은 모악산과 더불어 예로부터 한국에서 수행자들과, 기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속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산으로 유명하다. 모악산에는 금산사가 있고, 계룡산 자락에는 동학사, 갑사, 신원사와 같은 유서 깊은 사찰들이 자리 잡고 있다. 숭산 스님은 많은 외국인 제자들과 함께 1998년 까지 매년 동안거를 숭산 스님의 도반인 벽암 스님이 수행하던 신원사에서 12년을 하였다. 그 후에 숭산 스님의 제자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수행할 수 있는 무상사 건립을 발원하였다. 이렇게 故 숭산 스님의  뜻에 따라 지난 1999년 공사를 시작하여 2000년 3월에 선방을 먼저 개원하였다. 무상사 건물은 선방과 대웅전, 2층 건물의 요사채, 종무소, 그리고  조그만 산신각도 있다. 다른 사찰과 확연히 다른 것은 사찰에 들어서면 대체로 대웅전 앞은 너른 마당이 있는데 무상사 대웅전은 이러한 마당이 없었다. 대웅전만 해도 돌로 축대를 쌓고, 지반을 평평하게 만들고 그 위에 지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여러 건물들은 경내 도로의 오른쪽에 있었다. 경내 도로 왼쪽은 급경사로 마당을 만들 수 없는 조건이었다. 
무상사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외국인 스님들이 많고 참선을 강조하지만, 한국에 있는 사찰이고, 한국 신도들이 많기 때문에 설날 합동 차례도 하고, 정초 3일 신중기도도 한다. 
숭산스님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인연 맺은 서양인 제자들과 생존 시에 세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 여러 선원을 한데 엮어서 선원들의 결속과 행정적 지원을 위해  조직한 단체가 ‘관음 젠 스쿨(The Kwan Um School of Zen)’이다. 숭산 스님은  ‘국제 관음 승가’는 세 지역으로 나누어 있는데, 국제 관음 승가’의 본원은 ‘미국의 프로비던스 선원(Providence Zen Center)’이다. 미국,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 지역본부가 있는데 무상사는 아시아의 중심 사찰이다. 각 지역은 해당지역에 거주 하는 선사님들과 지도 법사님으로 구성된 스승 그룹이 그 지역을 지도한다. 각 지역에서 선출되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수석 선사님과 관음 승가 대표로 구성된 국제 관음승가협회가 있다. 지역 간의 발생하는 지도법과 수행에 관한 사안이 국제관음승가 협회에서 다루어진다. 숭산 선사님에게 왜 ‘국제 관음 승가’를 주관하는 국제 관음 스승 그룹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최고 윗 사람은 자신의 업을 볼 수가 없다. 동료로서 같이 일하면서 견고하고, 명확하며 넓은 마음의 길로 국제 관음 승가가 발전하는데 계속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답을 했다. 

 

대웅전. 계룡산에 건립한 건물이어서 그런지 유달리 용 조각이 많다.


무상사는 방문하여 뉴욕 조계사에서 수행과 포교를 하던  법성 스님과 필라델피아가 고향인 조실 미국인 대봉 스님을 만났다. 대봉 스님은 전에 미국과 한국에서 여러 번 만난 적은 있지만 긴 대화는 처음이었다. 젊은 시절 머리까락이 허리가 닿도록 기르는 등 마지막 히피세대로 살며 선지식을 찾던 대봉 스님은 1977년 코네티컷 주 뉴 헤이븐에서 처음으로 동양인 선사인 숭산 스님을 만났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숭산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숭산 스님의 지도를 따라 수행과 포교를 하고 있다. 1977년부터 수행을 시작한 뒤 7년 후 1984년 한국에서 출가를 하였다고 한다. 그 후 숭산 스님을 모시고 십 년간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등을 여행하였으며, 또 보스톤 캠브리지 선원, 샌프란시스코 공문선원(Empty gate Zen center), 프랑스 파리선원 등에서 주지를 하였다. 1992년 필자는 프로비덴스 홍법원으로 취재를 간 적이 있는데 당시 여성 신도인 바브라와 수봉 스님이 인가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 대봉 스님도 있었다는 것을 이날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유머스럽고, 유쾌한 성격의 대봉 스님은 1993년 9월 무상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정착하였고, 관음 젠 스쿨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선사로서 지난 40년 가까이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선을 가르치고 있다. 

 

                      경내 풍경                                                                               종무소
선 방 및 선 방 내부


불교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 널리 알려지면서 1960년대부터 많은 서양인들이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일본, 인도, 그리고 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 수행을 하러 오기 시작했다. 이런 외국인들을 위한 필자가 직접 가본 사찰은 태국의 아잔 차 스님에 의해 1975년에 건립된 숲속의 사원인 ‘왓 바나라차 WAT Pah Nanachat’이다. 무상사보다 15년 정도 먼저 건립되었는데 아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7월에 “6조원에 달하는 재산 대신 승려의 삶을 택한 말레이시아 재벌 2세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태국에서 승려 생활을 하는 벤 아잔 시리파뇨는 말레이시아 3대 부호인 아난다 크리슈난의 외아들이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재벌 2세가 이 ‘왓 바나라차’에서 출가하여 수행하고 있다. 
무상사는 태국의 ‘왓 바나라차’처럼 한국의 대표적인 외국인 수행자를 위한 참선도량이다. 여기에서는 개인 수행처인 꾸띠(오두막)에서 수행을 한다. 무상사에서는  승속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본성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승속을 초월해 사부대중(비구승·비구니승·처사·보살)이 같은 선방에서 안거를 한다. 같이 거주 하고, 절, 예불, 좌선, 운력 그리고 공양 등 모든 일을 같이 한다. 잠자는 곳과 화장실은 따로 분리 되어있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 무상사에는 스님 열네 명, 행자 세 명이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시절이어서 방문자들은 별로 없었고, 경내에도 사람들을 별로 볼 수가 없었다.  무상사에서는 스님을 포함한 모든 90일간의 결제 참가자에게 결제 동안에는 묵언을  하도록 권유한다. 매주  두 번 지도 스님과 개인적인 면담 및 선문답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한 주에 한 번 법문과 질문을 할 수 있는 질의 응답시간이 있다.  만약에 결제 참가자가 어려움이 있다면 입승 스님 또는 원주 스님께 어려운 점에 대하여 말씀을 드릴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한 전문적인 선원답게 무상사에는 전 세계 많은 곳 많은 나라에서 수행을 하러 온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미국, 아시아에서는 인도, 홍콩 싱가포르, 말레시아,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의 여러 나라에서 수행을 하러 온다. 코로나19 전에는 한 주에 90명의 수행자 또는 더 많은 수행자가 90일 결제에 참가 한다. 60%의 결제 참가자는 한국인 아닌 한국 밖에서 무상사 결제에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한국인과 다른 나라 국적의 사람들이 결제에 참가한다. 팬더믹 전에는 매주에 35명 정도의 수행자 또는 그 보다 많은 수행자가 90일 결제 동안  참가했다. 20-30명은 한 달 내내 결제에 참가한다. 결제 동안에 어느 때라도 10-20 개국의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결제에 참가하여 수행을 같이 한다. 이들은 어떻게 무상사를 알고 찾아오는가 궁금했다. 대봉 스님과 법성 스님에 의하면 무상사를 찾는 사람들은  본인 나라의 국제 관음 승가에서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무상사를 알게 된 사람들이다. 또는 무상사를 친구나 인터넷을 통해 알고 오는 사람들이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선원이지만 한국인들도 제한하지 않는다. 필자가 방문하던 시기에도 세 명의 한국인 스님이 무상사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숭산 스님의 제자이거나 손자 제자이다. 때에 따라서 한국인 비구, 비구니 스님이 무상사 대중과 같이 구십일 결제를 지내기도 한다. 만약 한국 스님들이 스님과 재가 수행자가 같이 수행하는 국제 관음 승가 스타일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때에 따라서 스님이 아닌 재가 선사, 지도 법사의 가르침을 받아들인다면 한국 스님이 무상사에 방문하여 무상사 지도 스님과의 면담 후에  세 달 안거에 입방을 허락 받게 된다. 한국의 조계종 선방의 입장에서는 매우 파격적인 풍경이다. 

대봉 스님께 코로나19 시대에 대해 메세지를 부탁하였다. 

코로나19 시대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관계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는 기회이다. 현대사회는 돈. 성공. 권력과 경쟁이 심하다. 우리는 자연을 통제할 수 없고, 자연의 일부이다. 조화로운 삶은 편안하다. 도교의 가르침 옳다. 
코로나19는  비극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많은 사회가 경제적 문제, 실업과 가난, 죽음에 직면했다. 조화로운 삶, 사람과 사람사이의 좋은 관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자연과 조화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누구인가 ? 이런 것을 생각해야 한다. 
숭산 스님은 “좋은 환경은 나쁜 환경이고, 나쁜 환경은 좋은 환경이다” 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는 우리에게 나쁜 환경이지만,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필자와 대봉 스님                                                            대웅전에 있는 숭산스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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