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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현불연재물

[2021년 11,12월호] 카나다인 매튜가 경험한 한국과 불교 / 전현자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2.01.04|조회수49 목록 댓글 0

 

< 수행과 포교하는 사부대중>

 

 

 

카나다인 매튜가 경험한
한국과 불교

 


글 / 전현자( 취재기자)

 

 

 

기자: 매튜씨, 인터뷰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캐나다에서부터 배우를 하셨나요?

매튜: 캐나다에서 배우 활동 하지 않았구요. 한국에서 배우 활동 했습니다.

기자: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는군요. 어떻게 한국에 오셨어요?

매튜: 한국에서 산 지 28년 됐어요. 다 커서 와서 쭉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것은 태권도 때문에 왔습니다. 15살 때 처음 왔다가, 캐나다로 다시 들어가서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 들어갔어요. 대학 들어갔다가, 1년하고 휴학하고 연세대에 왔습니다. 연대의 한국어 학당에서 한국말 배우고, 그 다음에 졸업하고 다시 캐나다로 가서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기자: 캐나다에서 태권도를 배웠다고요?

매튜: 어려서 너무 맞고 다녀서 엄마가 일본 가라테 같은 것을 좀 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아빠한테 알아봐달라고 이야기를 하셨데요. 아버님께서 여러 군데 전화해 보고 태권도 사범님이 제일 마음에 들었데요.
“무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 또한 중요하여 겸손 할 줄 알아야 된다.”고 사범님이 말씀하셨대요. 그래서 태권도 배우게 됐어요.

기자: 아, 그러셨군요. 한국에 15살 때 처음 오실 때는 어떻게 오셨어요?

매튜: 태권도 단체로 같이 왔었어요.

기자: 사범님이 같이 오셨어요?

매튜: 네. 

 

매트 작은 딸 애불린과 안도스님


기자: 안도스님은 어떻게 아셨는지요? 안도스님께서 태권도 하시는 분이 아니신데요.

매튜: 아니지요. 태권도 관장님이 아는 분 통해서 부산에 있는 범어사 옆의 정연암에 불무도 하시는 분을 소개해주며 우리일행에 색다른 경험하게 해준다고 소개해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 당시에 매우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스님들 뵈니까,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15살 때 안도스님을 처음 뵜어요.

기자: 15살 소년이 보기에도 불무도와 안도 스님께 관심이 생겼군요.


매튜: 그때는 안도 스님의 스님. 즉 큰 스님이신 양익 스님께서 지도하셔서...

기자: 양익 스님께서 안도 스님의 스승님이세요?

매튜: 네.

기자: 양익스님께 살아 계세요?

매튜: 입적하셨어요.

기자: 그러면 불무도를 처음 보시고 배우고 싶으셨나봅니다.

매튜: 무술하는 입장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열 다섯 살 때 뭐 얼마나 알겠어요? 저는 열 살 때부터 태권도 했었요. 태권도하고 합기도 같이 둘 다 했어요.
아마. 다 안다는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불무도를 보니까 스님들께서 겸손하시고 조용하신 분들인데, 불무도 하실 때는 와! 인간 호랑이처럼 움직이시더라고요. 정말 놀랐어요.
아, 우리는 정말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거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다 생각해서 결심하고 캐나다 가서 준비하고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기자: 열 다섯 살 소년이 그런 판단을 할 만큼 지혜로우셨나 봐요?

매튜: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오고 싶다는 생각이 확실했어요. 제일 답답했던 것은 한국말을 못 해서 한국인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음식도 제게는 먹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절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한국 처음 왔을 때 2주 동안 있었는데, 다시 집에 돌아 갈 쯤에는 바지를 왼손에  움켜잡고 걸어 다녀야 할 정도로 살이 빠졌어요.

기자: 대단하시네요. 배고픔을 다 견디셨군요.

매튜: 배고픔이 어려워도 끝까지 한국일정에 남아있었던 것은 무언가 제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는데 확실하지 않았어요. 무언가 체험은 했지만 한국말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확연치 않아서 다시 와야겠다. 제대로 체험하려면 다시 와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아직도 캐나다 친구들은 못 온 친구들이 많아요. 내년에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무술 했던 친구들이 커서 사범이 되고 관장님도 된 그 분 제자들을 다 데리고 다 올 겁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올 것입니다.
내년에 코로나가 풀린다면.... 그래서 제가 한 석 달 한 번씩 부산 내려가서 절에서 일 많이 합니다. 준비하려고요. 스님 모시고 하는 일이라 잘 해야지요.

기자: 지금 한국에서 하시는 일은 무엇인지요?

매튜: 한국에서 영화 한 아홉 개 출연했습니다. 또 내년 4월이면 하나 더 하려고 합니다. 그 역할이 클 수도 있어요. 제가 중심적으로 하는 일은 사랑하는 아빠가 되는 것, 사랑하는 남편이 되는 것인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기자: 살면서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 분은 처음 뵙습니다.

매튜: 아, 그래요?

기자: 가족분들이 행복하시겠어요.

매튜: 행복해합니다.

기자: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일도 하셔야지요?

매튜: 당연히 돈을 벌어야지요. 제가 어릴 때, 아빠가 간혹 연어를 사오셨어요. 우리 집이 못사는 집도 아니었지만, 엄청 잘 사는 집도 아니었는데 연어를 사와서 우리한테 조금 뜯어주셨거든요.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큰 딸 데리고 캐나다 갔을 때, 아빠가 사주셨던 똑같은 집에서 연어를 훈제된 것을 덩어리로 샀어요. 말린 거도 있고, 약간 젤리처럼 된 거도 있거든요. 젤리처럼 되어 있는 것은 한국 사람들이 주로 먹는 것이지요. 한국에는 말린 것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몇 년 동안 연구를 해서 절일 때 양념장에 시간과 여러가지를 조절해서 한국 사람들 입에 맞게  말린 연어를 만들었어요. 여러분들이 매우 맛있다하여 동네샾에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십 년 전에 LA타임즈 사진 기자 일을 했었요. 사진 기자 활동할 때 지국장님이 저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얘기 좀 알려 달라” 했어요. 지국장님이 외국분이예요. 제가 안도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불무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일반 한국 분들이 잘 모르는, 무술이에요. 아주 오래전 일이지요. 일본침략군이 쳐들어 왔을 때, 부산을 통해서 들어왔거든요. 온 나라가 전쟁터라, 스님들께서  수행을 하기 어려우셨고,  그리고 나라가 어려운데 수행만 하고 있을 수 없어, 북한에서부터 쫘악 내려와서 스님들이 모여서 싸웠어요. 안도 스님께서 이 사실을 가르쳐주셨어요.

기자: 스님들께서 왜란때 무술로 나라를 지키셨다는  것은  LA타임즈의 사진 기자를 하셨을 때 알았나요?

매튜: 네. 부산에 내려가서 취재를 했는데, 안도 스님께서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셨습니다. 열 다섯 살 때 뵙고  나서 처음이었지요.

기자: 영화일은 어떤가요?

매튜: 영화는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왜 사진기자 얘기를 했냐면, 사진하고 영화는 별 차이가 없어요. 사진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도 좋아하게 된 거예요. 영화 하나 찍게 되면, 오래도록 남아있고. 사진처럼 남아 있으니까요. 저는 앞으로 좋은 역할만 생기면 언제든 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역할, 재미있는 영화 출연할 때 다른 세상으로 여행하는 것 같아요.

기자: 이 삶도 마치 영화 같다면 영화를 통해서 더욱 역할일 뿐이라는 것을 실감 하시겠네요. 안도 스님을 처음 뵈었을 때 어떠셨는지요?

매튜: 신기했어요.

기자: 열 다섯 살일 때 어떤 종교를 갖고 계셨나요?

매튜: 크리스천...기독교인였습니다.

기자: 부모님께서도 기독교인이셨구요?

매튜: 네.

기자: 기독교인이었는데, 사범님께서 절에 데리고 가셨네요, 처음인데도 거부 반응은 없었어요?

매튜: 오히려 마음에 와 닿았어요. 마음이 편안했어요. 절이 산에 있어서 환경적으로 고요했던 것이 참 좋았어요. 교회 갈 때는 옷을 잘 챙겨입고 좋은 모습 보이려 하잖아요. 캐나다 살 때 교회 가면서 그런 것들이 마음에 맞지 않았는데 한국 절에 가면서 참 좋았어요. 법정 스님 말씀에 “무소유”라는 가르침에 감동을 받았어요 . 아무 것도 안 가진 게 다 가진 것이다. 이런 말씀이 아주 멋진 말씀이잖아요?  물론 시내에 있는 절들도 있지만, 주로 산에 있어서 산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다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님께 인사하고, 차 마시고, 스님께서 해주시는 말씀 듣다보면 불교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불교를 믿게 된 것은 이것저것 알고 파악해서가 아니라 제 마음이 결정했어요.

기자: 마음이 결정했다고요?!

매튜: 불교는 제 인생에 큰 나침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균형 잡아주는 역할을 했어요.

기자: 불교의 어떤 면이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세요?

매튜: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안도스님께서는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시고요.  

 

기자: 전소미 아이돌 가수인 따님이 아빠보다 더 유명하다고요?

매튜: 맞아요.

기자: 그 따님도 태권도를 잘 합니까?

매튜: 제가 어렸을 때 얘들은 무조건 무술하고 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말하고 영어 둘 다 똑같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얘들 3학년 때 태권도 시켰어요.

애블린

 

기자: 좋아해요?

매튜: 4단 따고, 이제 쉬고 연예인 활동합니다.

기자: 예, 그렇군요. 그러면 아빠께서 아주 특별하신 상황이시잖아요. 캐나다에서 태어나셔서 한국에 오셔서 무술로써 지내시다가. 또 한국에는 기독교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빠가 기독교에서 불교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가족들이나 특히 따님은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요?

매튜: 제가 불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불교가 저를 선택한 것 같아요. 살다보니 어느새 생각만 하면 항상 안도 스님 계시는 원각사에 가게 되는 거예요. 안도 스님은 우리 가족의 큰 역할을 하십니다. 마치 아버지처럼 슬기로운 말씀 많이 해주시고... 나이로 따지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그런 역할 해주십니다. 사람을 만나다보면, 긴 세월을 자주 만나면, 대개의 경우는 안 좋은 점이 나타날 것입니다. 아니면 불편한 일이라도 몇 번 일어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안도스님은 십 년 넘게 뵈옵고 있는데, 단 한 번이라도 불편하거나 좋지 않은 점이 없었습니다. 뵐 때 때마다 더 계속 뵙고 싶고, 하여 절에 가고 싶고, 갈 때마다  한결 같으십니다.

기자: 부인께서도 그런 느낌을 받으시나요?

매튜: 그럼요. 안도 스님은 매우 푸근한 분이세요. 스님 옆에 있을 때, 제일 편하고 우리 가족 모두 스님을 존경합니다. 

기자: 절에 가셔서 일도 많이 하신다고요?

매튜: 일 많이 해요.

기자: 무슨 일을 하세요?

매튜: 우리 스님 필요하신 일을 해드립니다. 스님께서도 이제 나이 좀 드셨으니까... 절에가면. 절에서 기도하는 것은 제가 안해도 되지요. 스님들께서 하시잖아요. 저는 녹차 밭에서 일을 하던가... 여러 가지 몸을 써야하는 일을 합니다.

기자: 녹차 밭도 있어요?

매튜: 예. 스님 녹차 하셔요. 진짜 맛있는 녹차예요. 정말 특별합니다. 내려가면 절에 안 바쁜 날이 없어요. 절이 크다 보니까...

기자: 절이 크다고요?

매튜: 네. 법당이 크지는 않은데, 땅이 크다 보니까, 해야 할 게 많습니다. 비오든, 안 오든, 눈 오든, 안 오든, 덥거나, 춥거나 “일하기 좋은 날씨다!” 하시면서 스님께서 일을 하십니다.
기독교학교를 다녔던 제가 절에서 스님을 위해 일 할 때 참 기쁨니다. 산에가 나무일도하고 절을 고쳐야 할때도 제가 힘껏 합니다. 무엇이던지 절 일이라면 기꺼이 합니다. 저는 마치 일하러 절에 가는 것 같다 싶을 정도로 일을 하며, 이것이 곧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기자: 훌륭하십니다! 불교와 기독교의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

매튜: 많이 다릅니다. 그중에 인연을 꼽고 싶어요.


기자: 매튜씨가 생각하는 인연은 뭐예요?

매튜: 인연이란 것은, 우리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솔직히 불교를, 스무 살 때 한국에 다시 왔을 때 그때는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어요. 산에서 운동을 하고, 태권도 하다 내려오면서 절을 통해서 내려왔어요. 항상 관심 있었지만 거리감 또한 많이 느꼈어요. 스님들께서는 수행하시느라고 또 기도하시느라 일반인들하고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으시지요. 그것은 불교에서의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스님들은 ‘나는 여기 있다. 당신은 밑에 있다.’ 는 것 같은 태도에 엄청 거리감 느끼고, 관심 있는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안도 스님 뵙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너도 나이며, 나도 너이다. 우리는 다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해주셨을 때 마음이 평온해졌으며, 삶의 길을 찾아 낸 것 같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도 스님께서는 말씀만이 아니라 말씀대로 살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불교에 대해 알고 싶어지니까 자꾸 절에 가지요. 스님께서는 제게 한 번도 일하라고 시키신 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절을 위해서 제가 뭘 해줄 수 있을까요? 기도할 줄도 모르고 불경을 외우는 것도 없고... 그렇지만 스님께서 법문 해주시면 그것을  영어로된 것을 찾아내 읽고 나면 이해가 되었습니다. 
불교를 가까이 하면 할수록 안도스님과 가까워 질수록 ‘나’라는 생각이나 ‘내가 누구’라는 생각이 줄어들고 때로는  오직 이 순간만이 경험될 때가 많습니다.

기자: 특별한 수행을 하시는 군요! 매튜씨는 누구예요?

매튜: 저는...

 


일시: 2020년 11월 15일 연희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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