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심을 깨치는 글 >
[현안 스님의 아메리칸 육바라밀] - 제 5 편
선정바라밀 Dhyana Samadhi Paramita |
글 | 현안賢安 (XianAn)
다섯번째 바라밀은 선정(Dhyana Samadhi)이며, 선정 바라밀은 영어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Samadhi Paramita(사마디 파라미따)라고 부릅니다. 선정바라밀은 우리가 삼매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수행의 과정입니다. 이전까지 설명했던 네 가지 바라밀은 모두 선정 바라밀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살행은 아주 많이 명확합니다. 삼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명상 지도자나 스승들이 이런걸 가르치지 않으면, 여러분의 불교 수행이 명확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이 전부 삼매에 들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전을 외우거나, 예불에 참여하거나, 공양간에서 돕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공양간에서 밥을 하거나, 바닥을 닦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이런 모든 행위가 여러분이 삼매에 들도록 해줘야 합니다. 본래 불교는 매우 명확합니다.
삼매는 그 종류가 수백만가지, 수십억 가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삼매를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삼매는 선방에 계신 스님만 수십년 수행해서 겨우 한번 들어갈 수 있는 그런게 아닙니다. 뭔가를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삼매에 들어갈 수도 있고, 심지어 삼매에 든 상태에서 하고 있는 일을 자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운전하다가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위험할 수 있거든요. 법문을 듣다가도 삼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청법삼매, 聽法三昧). 법문을 하는 사람도 말하는 중 삼매에 들 수 있습니다(설법삼매, 說法三昧). 이렇게 여러 종류의 삼매가 존재합니다. 그중에 주요 구분은 9개입니다.
이 아홉개의 삼매가 무엇일까요? 사선팔정(四禪八定, 4 Dhyana 8 Samadhi)을 포함한 아홉개의 연속적인 사마디를 뜻합니다. 이 글에서 그걸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이렇게 시작은 아홉 개의 삼매가 있지만, 더 많이 있습니다. 그 핵심은 삼매에 들기 위해서 불교 수행을 하고, 불교를 탐구하고 경전을 읽고 외운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챤 즉 선(禪)은 모든 불교 훈련에서 중심적 역할을 합니다. 염불을 해도 삼매에 들어가야 하고, 진언 수행을 해도 삼매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삼매에 들어가는데 많은 길이 있습니다. 쉽거나 어려운 것은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선생님의 몫입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지침을 따르면, 그냥 자연스럽게 삼매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어떤 비불교 수행자, 예로 운동 선수도 스스로 자연스럽게 삼매에 듭니다. 테니스 선수나 골프 선수도 자연스럽게 삼매에 들 수 있습니다. 경기 중에 삼매에 듭니다. 전문 운동선수의 경우, 어떤 수준의 삼매에 들어가는지, 얼마나 오래 들어가서 있는지에 따라서, 상대방 선수에게 미칠 수 있는 효과도 달라집니다. 운동 선수뿐 아니라 예술가도 그렇습니다. 전문 작가나 화가도 삼매에 듭니다. 이런 분들이 삼매에 들어가면 자기 자신에게서 일시적으로 해방됩니다. 그러면 다른 세계에 가서 평소에 하지 않던 걸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창작물이 이 세상 외의 것입니다. 어떤 경우는 이런 삼매에 들어가서 천상에서 정보를 가져옵니다. 우리의 감각 기관이 다른 세계와 연결되고, 천상의 것을 이 세계로 가져오게 됩니다. 이런 이들은 배고픔과 가난을 견디면서, 고통을 통해 삼매에 듭니다. 우리 스님들도 그렇습니다. 예전에 출가자는 나무 아래에서 수행했습니다. 멀리까지 걸어가서 걸식을 하지만 어떤 날엔 먹을게 없습니다. 그렇게 생활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많은 종류의 삼매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불경 중 능엄경에 삼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가지 마의 경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선 수행을 하다보면 곤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걸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끼리 명상을 많이 하다보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든지, 마장이 와서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참선을 너무 열심히 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런 말에 두려워하는 대신 우리는 능엄경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수행 중 곤란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면 그 곤란에 빠지지 않는지 알아차리는게 중요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능엄경엔 삼매에 대해서 자세한 묘사가 있는데, 어떤 삼매에 들어갔는지 알게 해줍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경전은 우리가 수행하면서 얻은 삼매력 증득에 대한 인증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참선하다가 초선에 들어가거나, 구정에 들어갔는지 또는 그보다 윗까지 갔는지 그런걸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능엄경을 미국에서 선의 성전(The bible of Chan)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에서 누구든 선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이 경전을 이해하고,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스님은 출가한 제자들에게 “선화 상인의 능엄경 강설 (불광출판사에서 한국어 번역본 출판)”을 반드시 읽고, 탐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에겐 필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선정바라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각 단계에는 그 단계에 해당하는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선의 경계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난 기분이 좋아. 사는게 나쁘지 않아. 별 문제 없어. 기분이 좋아' 이런 생각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선에 도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이미 스스로 꽤 괜찮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영화 스님은 많은 비구, 비구니 스님들도 삼선에 정체하고 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불자들도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이 꽤 우월하다고 믿고,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아니라고 말해줄 수 없습니다. 이들은 보통 자신이 특별하다고 여기며, 그 오만함은 세세생생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집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해서든 사선에 도달한다면, 삼선의 거친 오만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단계에서 벗어나기 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더 높이 상승할수록 문제에서 벗어나서 진전을 계속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만약 좋은 스승님 아래서 수행한다면 선지식은 그런 함정을 피하도록 돕기 위해 여러분을 준비시켜줄 것입니다. 그 함정들을 피하도록 길을 깔아줍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함정을 피하는 게 함정에 빠진 후 그걸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그래서 선지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수행에서 정체한다고 느낀다면, 또는 큰 변화가 없이 안정적으로 느껴진다면, 선지식을 찾아보십시오. 주변에 더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수행하면, 때로는 감정적으로 힘들때도 있지만, 내 자신을 늘 더 좋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현안(賢安, XianAn)
출가 전 2012년부터 영화 스님(永化 禪師, Master YongHua)을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매년 선칠에 참여하였다. 2015년부터 명상 모임을 이끌며 명상을 지도했으며, 2019년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했다. 스승의 지침에 따라서 2020년부터 한국 내 위앙종 도량 불사를 도우며 정진 중이다.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 Jeweled Conch Seon Center)에서 상주하며, 문화일보, 불광미디어, 미주현대불교 등에서 활발히 집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2021, 어의운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