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효과,
대인 관계의 개선
글 상욱스님
인간 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인 관계로 인해서 힘들어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혹은 친구 관계에서 갈등이 있고 부드러운 관계를 맺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상대의 탓을 합니다. 상대로 인해 이런 문제가 있고 자신의 내면이 괴롭다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시선을 밖으로 돌리고 남 탓을 하기만 하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상대는 자신만의 관점과 이유가 있고 내가 원하는 식으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갈등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먼저 내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상대에게 찾지 않습니다. 내가 괴로운 것은 상대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 아니고 상대의 그런 행동으로 내가 번뇌가 일어나는 것을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대개는 내가 불행한 것의 원인을 상대방 탓을 합니다. 남편이 문제이고 아내가 문제이고 자식이 문제입니다. 그들이 그렇게만 하지 않으면 내가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아서 내가 괴롭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원망하고 비난하고 화를 냅니다. 이것은 나의 시선을 바깥으로 돌렸을 때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바깥을 보는 것은 나의 불행을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이제 시선을 안으로 돌려서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 봅시다. 내 마음이 괴로울 때 상대를 보지 않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바깥 경계가 나를 괴롭히는 것을 허용합니다. 내가 불행한 것은 그가 그렇게 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의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내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나의 괴로움 안에는 나의 집착이 숨어있습니다. 내가 괴로운 이유는 내가 집착하는 무언가가 건드려지기 때문입니다. 화를 내고 마음의 평정을 잃음으로써 나의 약점이 드러냅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마다 거기에는 내가 집착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상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일 수도 있고 상대가 나를 더 잘 대해 주길 바라는 마음일 수 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들은 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집착입니다. 그 집착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번뇌로웠던 상황에서 여여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함부로 대해도 부모님이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아도 더이상 평정을 잃지 않습니다. 바깥 경계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명상 수행은 이렇게 바깥 경계로부터 영향을 받지않는 것을 돕습니다. 명상 수행을 꾸준히 하면 더이상 예전에 나를 힘들게 했던 일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갈등 관계에 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개선됩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마음 속에 품던 날카로운 칼날들이 서서히 무뎌지기 때문입니다. 내안이 부드러워지고 고요해지면 상대는 그것을 알아
차립니다. 그리고 자연히 상대의 반응도 내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은 명상으로 삼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삼매력이 낮으면 상대에 의해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하지만 삼매가 높아지
면 그들이 아무리 공격을 해도 나를 해칠 수 없습니다. 명상 수행으로 삼매가 높아지면 어느 순간 예전에 나를 번뇌롭게 해던 것들이 더이상 나를 괴롭게 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불교에서 진정한 자유는 바깥의 상황에 끄달리지 않는 것, 영향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이 평정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이 힘듭니다. 그래서 관계 회복을 위한 첫 단계에서는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기까지 보호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 마음도 힘을 갖추기 전까지 보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힘들게 하는 요소와 만나는 것을 처음에는 물리적으로 차단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명상 수행을 합니다. 명상 수행을 열심히 해서 삼매의 힘이 생기면 어느 순간 내가 그동안 자동 반사적으로 해왔던 반응들이 불필요함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선택해왔던 반응들이 불필요함을 잘못되었음을 이해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도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사
실 상대방에게 크게 도움을 줍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그들의 번뇌로운 마음에 기름을 붓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잠재우는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번뇌로우면 도움을 주고 싶어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불자들은 이런 식으로 사회에 기여합니다. 굳이 나서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고 고요히 하는 것, 그리고 그 에너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변을 편안하게 하는 것, 이것이 불자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