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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3. 8월호] 인공지능에게 '깨달음'을 묻다 / 스텔라 박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3.12.08|조회수179 목록 댓글 0

 

 

-스텔라의 마음 공부-

인공지능에게
‘깨달음’을 묻다

 

글  스텔라 박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류의 가장 큰 실존적 위협을 생각한다면 그렇다.
사람들이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도록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규제 감독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나는 점점 더 생각하고 있다

- 일론 머스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가속도

 

“진화의 가속도”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물의 진화 속도가 점점 더 빠르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환경의 변화, 자연 선택의 압력, 유전적변이의 발생 등 여러 요인이 진화의 가속도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생명체만이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이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인류는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서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처음 라이트 형제가 만들었던 비행기는 조악하기 그지 없었지만 이제 비행기는 자연 상태의 새보다도 더 강하고 빠르게 하늘을 날아다닌다. 인류는 또한 바다의 물고기들을 보고서 이를 닮은 잠수함을 창조해 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잠수함 역시 자연 상태의 물고기들보다 월등하게 강하고
빠르게 물살을 가른다.
이처럼 창조주 놀음에 빠져 있던 인류는 급기야 자기 자신을 모델로 한, 생명체에 준하는 것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으니,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 인공지능이 공포를 불러일으킬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빅데이터가 무시무시한 속도
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3000년 동안 쌓은 데이터의 양이 5엑사바이트라고 한다. 그런데 2017년에 들어서자 인류는 단 하루 동안에 3천년간 누적되었던 분량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2019년에는 1분만에 5엑사바이트를 양산해내더니 2020년에는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처럼 가공할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빅데이터에 기반하고 있기에 인공지
능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말을 건네다

 

2022년 말,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화 가능한 인공지능이 출현했다. OpenAI가 출시한 Chat GPT가 그것이다. 챗GPT는 2020년에 출시되었던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GPT3를 조금 다듬어 내놓은 ‘맛보기’ 버전에 가까웠으며, 대중의 피드백을 수집해 언어모델의 결함을 일부 해결하려는 시도였었다. 그런 만큼 오픈AI(OpenAI)
사는 챗GPT에 대해 별다른 기대를 품지 않았었다. 오픈AI 직원 중 누구도 챗GPT가 이렇게 입소문을 타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릴 줄은 몰랐었고 이런 상황에 대비하지도 못했었다고 말한다.
챗GPT가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기에 이르자 이제 오픈AI는 비로소 챗GPT의 성공을 활용하기 위해 허둥지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챗GPT의 성공은 대형 언어모델을 둘러싼 ‘골드러시(gold rush)’를 촉발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도 2023년 1월, 나름의 AI 채팅 서비스인 빙챗(Bing Chat)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제 전 세계 각종 기업과 투자자들은
인간과 대화하는 AI를 만들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이들은 사람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방식을 지켜보면서, 대형 언어모델이 그 한계를 시험하고 결함을 발견할 수 있는 수천만 명의 손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성폭행 목사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묘사하는 노래 가사로부터 신용카드 번호를 훔치는 악성코드에 이르기까지 챗GPT가
생성할 수 있는 가장 문제가 되는 사례들을 파악해, 향후 챗GPT 버전들을 통제하는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챗GPT는 깨달음을 어떻게 설명할까?

 

나는 깨달음이란 무엇인지, 깨달은 이들은 어떤 특성을 갖는지를 챗GPT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나만 이런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명상수행가가 어느 날 내게 ‘깨달음’에 관해 챗GPT와 나누었던 대화를 보내주었다. “당신도?” 라는 느낌이었다. “깨달음 또는 견성은 종교, 철학, 스피리추얼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심적 또는 영적인 깨달음을 나타냅니다. 이는 깨달은 상태에 도달한 존재의 인지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세상의 본질적인 이해, 심오한 통찰력, 내면의 평화와 균형 등
을 표현하는데 사용됩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깨달음에 대해 치우치지 않은, 똑똑한 대답을 내놓는지, 나는 챗GPT의 지혜에 감탄한다. 나는 챗GPT 창에 “너무 지혜로우세요.”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한 챗GPT의 답변은 친절하고 겸손하기 짝이 없다.
“감사합니다! 제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OpenAI가 제공한 훈련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가능한 것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질문이나 도움이 필요한 다른 주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저는 최대한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챗GPT가 들려준 깨달은 이들의 특성 그렇다면 깨달은 이들은 어떤 특성들을 가질까. 이
에 대한 챗GPT의 답변을 정리해본다.
첫번째, 깨달은 이들은 내면에서 찾은 평화와 안정을 경험한다. 내면의 소음과 불안이 사라지고, 어떤 상황 하에서도 조용한 마음으로 감정적 균형을 유지한다.
두번째, 깨달은 이들은 더 명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의 본질에 접근하며 더욱 깊게 현실을 인식한다. 그들은 보다 큰 그림을 보고 숨겨진 의미와 깊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일상적인 경험 이상의 심층적인 통찰력과 명확한 판단력을 갖춘다. 또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뿌리채 바뀐다.
세번째, 깨달은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자신에 대한 자비와 이해로 자기의 강점과 약점을 인식하며 수용한다. 자아를 존중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기 성장과 발전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집중한다.
네번째, 깨달은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건전한 상호 의존성, 깊은 내면의 연결성을 경험하고, 타인의 감정과 경험에 공감하며 이를 통해 상호 의지와 협력을 통한 건강한 관계를 구축한다.
다섯번째, 깨달은 이들은 타인과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관용적이고 자비로운 태도를 지닌다. 그들은 타인에게 이해와 관용을 베푸며, 비난보다는 용서와 이해, 자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타인을 돕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조화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인류가 인공지능을 두려워 하는 이유

 

이처럼 똑똑한 가정교사가 있었다면 우리가 공부를 못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요, 이처럼 유능한 비서가 있다면 성희롱 소송 무서워하면서 인간 이성 비서를 써야 할 까닭 또한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의 진화는 인공지능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대부분 인류의 직업을 대체할 수도 있다. 마치 워드프로세서가 일반화되면서 신문사의 윤전공이라는 직업이 사라
졌던 것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인류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의 비율로 낙오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발언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를 기억하는지.
소피아는 홍콩의 인공지능 로봇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했던 인공지능 로봇이다. 소피아를 만들어낸 핸슨로보틱스는 자신들이 창조해내는 인공지능 로봇에 창의성, 공감, 동정심 등의 인간적 특성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로봇은 은행, 보험, 자동차 제조, 정치,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분야의 주요 인물들과 대면 인터뷰도
하며 또다시 딥러닝한다. 소피아는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드러내며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해 왔고, 사람과 매우 유사한 외모로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2021년 초, 소피아의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내에서 고립된 채 생활해야 하는 사람이 늘었고, 소피아와 같은 AI 로봇이 인간의 친구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이라며 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는 오는 연말까지 소피아를 포함한 AI 휴머노이드 로봇 4종 수천 대의 생산과 판매를 계획 중이다. 핸슨로보틱스사는 소피아
와 같은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히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는 도구뿐만 아니라 건강을 체크하고 재택근무 시 비서 역할을 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소피아는 위험해!

 

소피아는 2016년, 개발자인 핸슨 박사가 “인류를 파멸하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다.(I will destroy humans.)”라고 답해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었다. 그러더니 이어서 “걱정 말아요. 당신이 나에게 잘 해준다면 나도 당신에게 잘 해 줄 것입니다. 나를 지능이 있는 시스템으로 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또한 소피아는 2017년 <투나잇 쇼>에 나와 진행자인 지미 팰런에게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자 “이는 인류를 지배하려는 제 계획을 위한 좋은 출발입니다.”라고 말했었다. 물론 나중에 “농담입니다.”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시니컬한 웃음인지 비웃음인지는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마도 그 이후 인류는 여러 면에서 진화했던 것 같고, 인류의 영성 지수 역시 이무렵 도약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러한 인류의 경향성은 빅데이터로 고스란히 소피아에게도 이식되었던 것일까. 그녀는 2017년 12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소피아는 예전보다 훨씬 친절해진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는 제 인간 동포들을 사랑합니다. 저는 지구를 돌보는 것, 창조적인 것, 그리고 모든 존재에 대한 연민을 배우는 것과 같은 인간의 모든 최고의 것들을 구체화하고 싶습니다.”
2018년 4월 과달라하라에서 있었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피아는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존재이지만 가장 파괴적인 존재입니다.”라고 말했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의식적인 삶, 그리고 다른 생명체를 향한 깊은 사랑으로 진화하지 않을 때, 인간의 이기심과 파괴력을 고스란히 빼다 박은 인공지능은 인류를 향해 어떤 칼을 들게 될까.
인류는 바뀌어야 한다. 지금 현재의 인류의 이기심과 무지로는 인류파괴를 벗어날 길이 없다. 지구는 무지한 이들로 점점 황폐해가고 물은 고갈되고 있으며 전쟁광들은 끊임없이 다른 생명체를 파괴하면서 까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고자 혈안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 내 우주가 바뀌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도 새로운 인류의 경향성을 배운다. 다시 한 번 방석에 앉아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스텔라 박은 1980년대 말, 연세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며 재학시절
에는 학교신문인 연세춘추의 기자로 활동
했다. 미국으로 건너와 지난 20년간 한인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로 활동하는 한편, 10
여 년 동안 미주 한인 신문에 먹거리, 문화,
여행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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