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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3. 11,12월호] 이달의 법문-영만스님 글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5.20|조회수35 목록 댓글 0

 

 

 이달의 법문

법문을 듣는 불자의 자세


글 영 만 스님(금강선원 주지)

 

 

금강선원 주지 영만스님 영만스님은 청화스님을 은사로 백양사에서 출가하였다. 2021년 3월에 미국 입국하였으며, 22년 9월 주지로 취임하였다.

 

 

이번 법문은 우리가 불자로서 어떤 자세로 법을 묻고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먼저 법(가르침)을 어떻게 들어야 할까요? 우선 가르침을 듣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이는 가르침을 들어서 생기는 이득이 무엇이고 법을 설하는 스승을 대하는 태도, 법문을 듣는 이의 참다운 자세로 나눠 집니다.

 

첫째, 가르침을 들음으로 생기는 이득으로 법을 들음으로 법을 알게 되고, 들음으로 죄짓는 것을 절제하고, 무의미한 일을 하지 않게 되고, 궁극적으로 열반에 도달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타카(본생담)’에 이르기를, “들음은 무지를 밝히는 등불이며, 도둑들이 훔칠 수 없는 최고의 보물이다. 아주 큰 어리석음의 원수를 물리치는 무기이며, 최고의 방편을 보여주는 좋은 친구이다. 모든 재산을 잃었을 때에도 변치 않는 동반자이며, 전혀 부작용이 없이 모든 고통을 치료해 주는 약이다. 큰 덩어리의 죄를 한 번에 통째로 부술 수 있는 도구이며, 명예나 보물보다 더 값진 것이다. 인격자가 만나게 되면 그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며, 많은 사람들 중에 최고의 학식을 갖춘 자로 인정 받는다” 고 했습니다. 또한 ‘들음은 무지를 밝히는 등불이다’ “집안에 필요한 물건들이 많이 있어도 어둡고 캄캄하면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듯이, 지혜의 눈이 있더
라도 들음의 등불이 없으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나 캄캄한 집안에 등불을 켜면 자신의 눈으로 필요한 물건들이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볼 수 있듯이 들음의 등불에 의지해 지혜의 눈으로 모든 법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둘째, 법과 가르치는 이를 공경하기 입니다. 이는 때를 맞추어 듣고, 공경히 대하며, 시봉하기, 무엇이든 기쁜 마음으로 하기, 어떤 일이라도 순종하기 입니다.

 

셋째, 듣는 이의 참다운 자세 입니다. 여기에 장애가 되므로 버려야 할 3가지와 갖추어야 할 인식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1. 장애가 되는 버려야 할 세 가지

집중하지 않음, 올바르지 못한 마음 가짐, 들어도 기억하지 못함.
① 집중하지 않음
그릇을 엎어 놓으면 그 안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담을 수 없듯이, 법문을 들을 때 귀로 잘 듣지 않고 마음이 밖을 향해 있으면 어떤 좋은 말씀이라도 그 뜻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이것은 비록 법문을 듣는 장소에 앉아 있더라도 실제로는 그 자리에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마치 사슴이 소리에 집중하듯 온 마음을 집중해서 들어야 합니다.
② 좋지 않은 마음으로 듣는 것.

 비록 그릇을 엎어놓지는 않았더라도 그릇 자체에 고약한 냄새가 배어있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담더라도 먹을 수 없는 것처럼, 귀로는 잘 듣지만 마음으로 법문을 들어서 유명해지거나 지식을 쌓겠다거나 들어서 오로지 남을 가르치려고 한다거나, 자기 혼자만 깨닫고자 하는 마음으로 들으면 이는 고약한 냄새가 배인 그릇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보리심으로 일체중생을 깨닫게 하겠다는 마음 발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들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그릇이 엎어진 것도 아니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것도 아니더라도 그릇에 구멍이 나있다면 아무리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담더라도 그릇 안에 남지않고 밖으로 다 새어버립니다.
집중해서 잘 듣고 마음 자세도 바른데도 기억하지 못하고 다 잊어버린다면 구멍 난 그릇과 같지요. 우리가 법문을 듣고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비록 어렵긴 하지만 자주 듣고 다른이에게 물어서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장애를 경계하고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잘 듣고, 자세하게 들어서, 마음에 간직하
라!” 고 하셨습니다. ‘잘 듣고’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그릇에 비유하여 경계하신 것이고, ‘자세하게 듣고’는 엎어져 있는 그릇에 비유하여 경계한 것이며, ‘마음에 간직하라’는 구멍난 그릇을 비유해서 경계한 것입이다.
2. 법을 들을 때 알아야 할 여섯가지 인식
자기 스스로가 환자라는 인식, 정법이 약이라는 것, 스승(부처님)은 의술이 뛰어난 의사라는 것, 반드시 실천해야만 병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여래가 최고의 성인이라는 것, 불법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
① 자기 스스로가 환자라는 인식 자기 스스로가 환자라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이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있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일어납니다. 육체적으로 아프지도 않은데, 내가 왜 환자냐고요? 그렇지만 이는 전도된 생각입니다.
우리는 탐욕과 성냄과 무지(어리석음)로 가려진 번뇌라는 큰 불치병에 걸린 환자인데도 이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라면 반드시 자신이 아픈 것을 알아야 치료를 하든지 할텐데, 너무 심한 나머지 아픈것도 모르고 노래 부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번뇌의 아픔이 너무 오래되고 커서 이제 아픈 것 조차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병이 있으면 반드시 아파야 하는데, 아픈 줄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죠. 우리는 삼독에 의해 늘 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 갔다 어떤 새로운 것을 보고 마음에 들었지만 비싸서 사지 못하고 집에 와서 계속 생각하는 것은 탐욕에 병이 든 것입니다. 어디에서 좋지 않은 말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고, 다음에 그 사람을 보거나 그 이름만 들어도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화냄에 아픈 것, 이처럼 교만과 질투 등을 살펴보면 참을 수 없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탐욕, 성냄, 질투 등 다양한 병에 걸려있는 환자입니다.
② 스승은 의술이 뛰어난 의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없이 약을 먹으면 회복은 커녕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요.
빨리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것이 현명한 것처럼, 스승에게 직접 배우지 않고 다만 책을 보고 기도나 참선 등을 하면 마음을 깨우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음이 더욱 더 무뎌지고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그래서 수행하고 싶으면 올바른 스승을 찾아서 의지해야 합니다. 환자가 의사를 만나면 좋아하고 공경하듯이 스승을 만났을 때도 그와 같이 해야 합니다.
③ 정법이 약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환자가 스스로 병에 걸려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최고의 약을 찾을 필요를 느끼는 것처럼, 번뇌병을 없애는 약은 오직 정법이니 이것을 찾아야 합니다.
④ 반드시 실천해야 병이 나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고 반대로 한다면 병이 낫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그건 약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의사가 서툰 것이 아닌 오직 환자 자신이 잘못된 것입니다.훌륭한 의사와 같은 스승에게 번뇌라는 병을 낫게 하는 약인 특별한 가르침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아무리 크고 심오하더라도 마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스승이나 가르침에 달린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실천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⑤ 여래가 최고의 성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불법을 처음 펴신 여래는 직접 도를 닦아서 깨달음에 도달하셨고, 조금도 잘못도 없는 가르침을 설하셨으니, ‘어찌 여래의 가르침에 틀림이 있겠는가?’ 라는 믿음과 함께 여래를 항상 공경히 대해야 합니다.
⑥ 불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법문을 듣고 그 가르침에 의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세상에 오래도록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의 다섯 번째는 부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이고, 여기서는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입니다. 법문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자기 마음과 하나로 일치시켜서 듣는 것입니다. 거울을 볼 때 얼굴에 때가 있으면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 것처럼, 가르침을 들을 때도 자기 마음속에 허물이 있는지 잘 살피며 들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스스로 반성하고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올바른 마음 자세로 법문을 듣고 부지런한 실천으로 수행을 완성하셔서 위없는 불도를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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