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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현불연재물

[미주현대불교 2024. 1월호] 나는 이렇게 금강경金剛經, Vajrasutra을 읽었다 2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5.23|조회수6 목록 댓글 0

 

 

이달의 명상

나는 이렇게 금강경金剛經, Vajrasutra을 읽었다 2

 

글 무상법현(無相法顯) 스님
서울 열린선원 선원장
평택 보국사 주지
일본 나가노 아즈미노시 금강사 주지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그래도,가끔> 지은이

 

 

 

6. 뭇삶의 마음에서 보살, 붓다의 마음으로

 

맘 닦는 이가 좋으려면 상에 매이지 말아야 한다.
앞에서 눈귀코혀살갗마음으로 물질느낌, 소리, 냄새, 맛, 닿음, 현상(법칙)에 매이지 말라고 한 것이다. 매이지 않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에게 나, 사람, 뭇삶, 돌이삶숨(輪廻壽)이라는 중생의식을 없앤 좋은 삶은 머물지 않는다고 했다. 붓다는 좋은 가르침으로 뭇삶들이 뭇삶의 삶에서 벗어나 깨달을 맘을 내서 살면 보살의 삶이 된다고 했다. 보살의 삶에서 더 이상 보살이고자 하는 마음까지 스러지는 때 붓다의 삶이 와있다. 진리, 가르침, 현상 그리고 붓다의 가르침을 모두 법(法, dhamma,dharma)라고 하는 바람에 여태까지도 명확히 구별, 구분해 알지 못하기가 알기보다 더 쉽게 되어 아쉽다. 법칙성, 진리성이 나에게, 내 맘에 있다고 생각해야 알게 된다. 법을 아는 것은 눈, 귀, 코, 혀, 살갗, 마음이 제 기능을 다해야만 가능하다. 제 기능을 다 해서 필요
하지 않을 때어야 어느덧 안다, 된다.
뭇삶의 맘으로는 알아낼수, 알아차릴수 없다. 그래서 그리 오고, 머물고, 가는 이를 여래, 여주, 여거 라고 부를 수 있는데 뭇삶들에게는 가는 것보다 머무는 것이 좋게 느껴지고, 머무는 것보다 오는 것이 좋게 느껴지기 때문에 여래라고 이름 해 부르기를 좋아할 따름이다. 붓다가 깨달은 이이기에 얼굴빛부터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얼굴빛도 깨달을 때와 그 뒤는 조금 다르다고 한다. 많은 이들과 겨뤄서 1등을 하면 매우 기쁜 얼굴이 되지 않는가? 스무 번 1등한 사람은 스무 번째도 펄쩍 뛰겠는가? 사실 꼴찌가 꼴등에서 처음 벗어났을 때 가장 기뻐한다고 한다. 세상에~~붓다를 믿지 못해 '마귀 누르고 땅을 가리키고 (降魔觸地),경전 설함이 맞다는 증거, 증인, 증불(證佛塔) 이야기도 나옴이 사려 깊어 보이는 뭇삶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7. 가르침도 물 건너는 뗏목이다

 

뗏목이야기는 여러 곳에 나온다. 초기불교나 후기 불교 경전에 함께 나온다. 냇물이나 강물, 호수를 건널 때 쓸 수 있는 것이 뗏목이다. 건너는데 쓰므로 건너고 나서는 다음을 위해 잘 보관해 둔다는 표현이 나온다. <물뱀비유가르침alagaddupamasutta>이라는 경전이 <맛지마니까야>에 엮여있다. alagadda는 물뱀,upama는 비유라는 뜻이다. 불교의 기본,금강의 가르침을 따르자면 경이라는 제목은 2중으로 쓰여서 가려내기 쉽지 않다. 
경에 엮인 가르침이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 위에 띄워놓거나 땅 위에 내려놓거나 두 가지로 보관한다. 나의 쓰임새 또는 이 번의 쓰임새는 끝났지만 다음 번 또는 다른 이를 위해서 보관한다. 그런데 뭍으로 오르면서 뗏목을 가지고 가면 뭐에다 쓸 수 있을까? 옛 사찰의 싸리구시처럼 증거사진 촬영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제 쓸모로 쓰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 그럼 버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깨달음에도 쓸모라는 것(들)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원력과 정진이 필요하다. 정진하는 데에도 여럿이 필요하지만 지(止,samatha), 정(定, samadhi), 관(觀, vipassana)가 쓰인다. 사람(들)에 따라 조금 다르게 쓰기도 한다. <금강경>에서는 ‘가르침(法,
dharma)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가르침 아님에랴?(法尙應捨何況非法)’는 표현이 나온다.
진리, 가르침, 마음의 지각대상 들의 뜻이 있는 법을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야 할까? 마음으로 지각되는 것, 마음으로 지각할 만한 것으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음으로 지각할 만한 것, 마음에 지각될 만한 것이라는 뜻이다. 그것을 통해 아는 것 그 속에서 일정한, 좋은, 바람직한, 번뇌 없애는, 진리 깨닫는 방법, 가르침을 얻는다. 진리를 왜 버리겠는가? 법칙을 왜 버리겠는가? 닦아서 깨달은 뒤에도 닦을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관점을 정리한 다음에 생각해야 한다. 대승 참선에
서는 닦을 필요 없다는 말조차 나온다. 이해와 적용은 사람, 하기 나름이다. 붓다는 그저 앉아만 있었을까? 알겠지만 물 건넌 뒤의 쓰임새 이야기다. 스스로를 적용할 때를 알아야 한다. 되기 앞서 쓰거나 쓸 생각도 할 엄두를 못 내거나,쉽다고 쓸 생각을 뒤로 마루는 안된다.

 

 

8.한 마디 말씀(四句偈)이라도

 

부처님들처럼 위없고 고르고 바른 깨달음을 얻는 이 가르침이 담긴 한 마디라도 나누고 말해준다면 그 공덕은 엄청난 재물들을 보시하는 것보다 낫다. 이 가르침에서 모든 깨닫는 법이 나왔다. 세상 모든 가르침들이 비슷한 교리(敎理)를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나누고 지키면 좋은 데(수준) 태어난다(된다) 는 말이다. 느닷없이 들릴 수도 있으나 나 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 말로 통일되는 것이 내 말 잘 들으라는 말이다. 다른 말 듣고 그 말에서 나온 것 지켜봤자라는 말이다. 그런데 모든 감각작용까지 포괄하는 지각작용은 잘 살펴보면 법을 지각하는 마음의 활동이 전부다. 그 말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다. 입으로 하는 말짓이나 몸으로 하는 몸짓이나 모두 마음으로 하는 맘짓(생각)을 통틀어 말하면 맘짓에서 비롯한다는 말로 모아진다. 이런 가르침이 담긴 한 마디가 바로 깨달음으로 이끄는 벼리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한 마디 가르침이 벼리가 되게 하여 맘 날을 벼리게 해서 단단하고 빛나게 해야 한다. 그러면 더 이상 바람 없어~~~가 콧노래로 흐른다.
선선한 바람에 따라 노래하는 시냇물이 된다.
하지만 뜻도 모르고 읽거나 써대는 것을 공덕이라 하기는 붓다의 후예답지 않은 일이다. 저승에 가서 다라니 봉투 맞춰본다는 말도 우습기 그지없다.

 

 

9. 아름다운(莊嚴) 맑은 누리(淨土)


감각대상에 닿은 감각기관과 지각대상에 닿은 지각기관이 작용 일으킴을 살펴보아야 한다.
눈귀코혀몸이 소리냄새맛느낌(觸)을 느낄 때 바로 느끼는가? 그렇지 않다. 뇌, 심장으로 연결하는 신경줄기를 통해 지각하게 한다. 신경줄기를 빼고 뇌, 심장만 넣을 수 없다. 그래서 생각(마음먹음)을 할 때 깨끗한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보살. 붓다의 삶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감, 지각기관이 감, 지각 대상과 닿을 때 거기에 쏠리지 않고 무덤덤히 평온 하게 해야 한다. 색성향미촉법에 머무르지 않는다(不住色聲香味觸法)는 말의 뜻이다.

 

 

10. 여래가 드러난다(卽見如來)


붓다는 처음부터 정체성(我, 我相)이 있다는 사고를 버렸다. 그러니 갇힌 틀이 있을 수 없다.
갇힌 틀이 없으면 내 안의 진리를 보는 눈이 생긴다. <금강경(金剛經)>에서 줄곧 명토박는 가르침이 바로 고정된 의식에 갇힌 틀(frame)을 벗으라는 말이다. 그러면 자유롭고 행복하니까... 틀이란 모두 헛됨(凡所有相皆是虛妄)을 알라 한다. ‘틀들이 모두 헛됨을 보면(알면) 바로 여래가 드러난다’(若見諸相非相卽見如來)고 하였다. 여래가 곧 드러난다면 현(見)이라 읽는다.
여래를 곧 본다면 견(見)이라 읽는다. 이 맛도 묘하다. 여래를 본다고 보아서 바로 본다면 능, 소가 갈려서 잘못이라 친견할 수 없다고 풀어야 한다는 이도 있다. 그 말이 아니다. 밖에 있는 ‘여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여래가 드러난다’는 말이다.

붙여서 이루는 소조(塑造)와 떼어내고 깎아내서 이루는 조각(彫刻)의 묘미 차가 있다. 붙이거나 떼 내거나 다 이루지 못한 부처를 뭐라 부르면 좋겠는가?
그 물음에 어떤 이는 덜부처라 했다. 다른 이는 될 부처라 했다. 덜부처가 나은 느낌인가. 될부처가 좋은 느낌인가? 틀들이 모두 헛됨을 알면 여래가 드러난다. 틀들이 모두 없음(無相)을 알면 여래(如來, 法)가 드러난다(顯). 네틀(四相) 없이 보면 여래(진리)가 드러난다. 넷인 듯 하나인 듯 같은 뜻 다른 이름 틀이 없으면 진리가 드러난다. 바로 금강지(金剛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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