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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현불연재물

[미주현대불교 2023. 11,12월호] 당신 안의 춤추는 자를 일깨워라- 글 스텔라 박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5.21|조회수14 목록 댓글 0

 

스텔라의 마음 공부

당신 안의 춤추는 자를 일깨워라

글 스텔라 박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
- 알프레드 디 수자 - 
“ 춤은 영혼의 숨겨진 언어이다.  ”
- 마사 그레이엄 -

 

 

 

몸치, 무도의 세계에 입문하다

 

아바(Abba)의 <음악에게 감사해(Thank you for the music)>라는 팝송 가사에 보면 “엄마는 내가 걷기도 전에 춤을 잘 추는 춤꾼이었다고 말씀하세요.(Mother says I was a dancer before I could walk)”라는 구절이 있다. 이 가사를 쓴 아바의 멤버인 베뉘 안데르손(Benny Andersson)과 비에른 울바에우스(Bjoern K. Ulvaeus)뿐만은 아닐 게다. 결혼식, 성년식, 생일 등 통과의례 잔치를 성대히 열어, 먹고 마시고 춤을 추는 라틴계 이민자들 에는 “나는 걸음마를 배우기 전에 살사를 추었어요.” 라고 말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그만큼 춤은 이들 삶에
있어, 자아가 형성되기 전부터 습득하는, 본능에 가까운 몸짓이란 얘기가 아닐까.
초등학교 1학년 때 체육 과목에 ‘우'를 받은 이후, 나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점점 더 두려워하고 싫어 했었다. 30세를 넘기면서 이 저주받은 몸을 처음으로 움직이며 달리기를 시작했고 아령을 들고 설쳐가며 근육을 단련시켰다. 하이킹을 시작하면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등반했고, 50을 넘긴 나이에 인도 리시케시로 떠나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다리를 찢어가며 요가 지도자 과정을 마쳤으니 <인간승리>가 따로 없다고 하겠다.
최근 어쩌면 내 인생 마지막 몸의 도전이 될지도 모르는 것을 시작했으니, 바로 ‘춤'이다. 한 모임에서 알게 된 라인댄스 선생님이 권하셔서 시작했다가, 시장바구니만 안 들었지 낮 시간에 카바레로 출근하는 춤바람 난 아낙네가 따로 없을 정도가 되었다. 요즘에는 이왕 시작한 춤, 내친김에 라인댄스 지도자가 되려고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을 맹연습하고 있다. 사실 춤을 배운 것이 내 생애 처음 일은 아니다. 30대 초 때 나는 몸을 잘 못 움직였던 지난 날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발레, 재즈, 힙합까지 하루 종일 댄스 클래스를 택해 배웠었다.
그리고 7개월 전 2달 간 탱고, 폭스트롯, 살사 등 사교 댄스를 배우며 댄스에 흠뻑 빠지기도 했었다. 스케줄이 맞지 않아 더 이상 그 클래스를 나가지 못하면서 못내 아쉬워 했었는데 다시 이렇게 기회가 찾아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라인댄스를 막상 시작하기 전에는 시니어 센터에서 할머니들이 다리만 움직여가며, 춤이라고 할 수도 없는, 어설프게 추는 것이 라인댄스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배우고 보니 모든 종류의 댄스 스텝을 망라하는 것은 물론, 내가 표현함에 따라 얼마든지 아름답고 매혹적인 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밥 먹고 나서 산책하는 것 대신 3곡 정도 춤을 춘다. 소화도 잘 되고 몸도 가벼워지고 졸음도 달아나고 기분도 좋아진다. 근황을 묻는 한 친구에게 “나 요즘 댄스 배워.” 했더니 그 친구 말이, “잘 시작했네. 춤을 추면서 행복하지 않을 수는 없지.” 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삶의 경험이 신성인 내가 몸을 가진 인간 나에게 보내는 선물임을 깨닫고 행복해하는 연습을 오래도록 해오면서도 뭔가 2퍼센트 부족했던 부분이 꽉 채워진 듯,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라인댄스란 무엇인가
라인댄스는 미국 서부개척 시대에 술집(Bar)에서 남자들이 동서남북 네(4)방향을 전환해가며 같은 동작으로 줄을 맞춰 추던 춤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이후, 라인댄스는 70년대 디스코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존 트라볼타의 화려한 팔동작을 따라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을 청바지 주머니에 꽂아놓고 춤을 추는 것으로 발전했다. 1980년대에는 컨트리 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라인댄스 인구도 급속히 늘었다. 1980년대 후반 그리고 2000년대로 오면서 라인 댄스 음악은 더 이상 컨트리나 디스코에 제한되지 않고 더 다양한 팝뮤직으로 확장되었고 음악의 다양성 과 함께 라인댄스는 더욱 보편성을 띄게 되었다.
라인댄스는 정해진 루틴에 따라 모든 사람이 동시에 시작하고, 같은 스텝으로 춤을 춘다. 볼룸댄스나 스윙, 살사댄스처럼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줄을 서서 똑같은 춤을 추기 때문에 파트너없이도 즐길 수 있다. 개개의 스텝보다도 일련의 움직임을 연속으로 기억함으로써 새로운 춤을 비교적 쉽게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적당한 빠르기로 걷는 속도를 유지하는 등 안무가 단순하고 쉬워서 남녀노소 모두 쉽게 배우고 따라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운동 효과가 크고 레크리에이션의 즐거움도 커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라인댄스는 우리의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게 하며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생활체육 종목이다.

 

라인댄스의 효과
라인댄스를 하다 보면 첫째, 가만히 있을 때의 4~5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모시켜 체중이 줄어
든다. 특히 허리와 복부 근육의 운동량이 많아서 당장에는 체중이 감소되지 않더라도 근육의 탄력이 높아진다, 또한 장운동 또한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허리가 날씬해진다.
둘째, 라인댄스 등 춤을 출 때에는 똑바로 선 상태에서 가슴을 쫙 펴고 배를 당기면서 엉덩이에 긴장감을 주게 되는데 이를 계속하면 체형이 교정되면서 바른 자세를 갖게 된다.
셋째, 등을 바르게 세운 채 리듬에 맞추어 골반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다 보면 엉덩이 근육이 발달되고 탄력을 갖게 되며 골다공증도 예방된다.
넷째, 한두 시간 춤을 추다 보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칼로리를 태우며 체력이 향상된다.
다섯째, 다른 스포츠와 달리 댄스에는 음악이 필수적이다. 몸으로 그 음악을 표현하며 함께 조화를 이루어 가다 보면 긴장이 해소되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여섯째, 댄스의 스텝을 기억하며 춤을 추려면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하며 몰입해야 한다. 그렇게 현재에 깨어 있고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다 보면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일곱째,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다 보면 외로움은 사라지고 사회적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아서인지 최근 한국에서는 댄스스포츠가 수영과 낚시보다 많은 동호회 수와 활동 인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현재 9백만명 정도가 생활체육으로 댄스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숫자이다. 댄스스포츠가 스포츠종목으로 인식된 것은 불과 10여년 정도, 차츰 바람난 중년 여자와 카바레의 낙인을 지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시니어 센터에서도 라인댄스 클래스는 인기 만점이다. 하체를 많이 움직일 수 있어 운동 효과가 뛰어난데다 치매도 예방되며 즐거워지니 시니어에게 이보다 좋은 운동이 있을까, 싶다.

 

 

 


댄스도 결국 반복, 연습, 수행

나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주일에 10시간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 함께 시작한 다른 이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매일 매일 일취월장, 빼어난 춤솜씨를 갖게 되었다. 춤을 추면서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스텝을 놓치게 되고 엉뚱한 동작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정신집중과 몰입은 댄서의 기본 덕목이다.
이 세상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춤 역시 많이 추면 출수록 더 잘 추게 된다. “반복하는 것은 강화된다.(What you practice gets stronger)”는 춤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황금법칙이다.
그러니 명상 수행을 위해 방석에 앉았던 것처럼 댄스 슈즈를 신고 플로어 위에 서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을 추라. 당신 안에 잠자고 있던 댄서를 일깨우라. 아무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인 우리들, 무한 가능의 공(空)인 우리들 안의 춤꾼을 불러내라. 갑작스레 몸의 세포들은 생명력이 가득해지고 삶은 신나는 음악과 함께 생동감이 넘쳐나고 팅커벨이 뿌린 별빛 가루가 반짝여진다.
춤을 추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몸과 연결되어야 한다. 몸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그대로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몸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이는 모두 마인드풀니스의 요소들이다.
또한 춤을 추려면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 몸의 필요를 알아 주어야 한다. 그렇게 족쇄였던 몸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되고, 몸이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를 진정으로 해방시켜줄 때 당신은 삶의 인도를 따라 추지 않는 춤을 추게 될 것이다. 당신이 그 아름다운 나비의 춤을 추며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는, 행복이라는 말을 입밖에 내지도 않는, 모든 것이 완전한 황홀경을 경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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