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을 깨치는 글
화를 대처하는 법
글 상 욱 스님
명상의 긍정적인 효과 중 하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부정적인 번뇌 가운데 우리가 자주 일상생활에서 직면하고 다루기 어려워하는 번뇌는 화입니다.
우리는 왜 화를 낼까요? 상대가 잘못했다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나는 맞고 상대가 틀렸어, 상대가 잘못했어라는 생각이 시작이 되어 화를 냅니다. 그리고 화 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화가 일어났다가 저절로 금방 사그러지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동안 지속됩니다. 화가 지속되는 이유는 화에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화라는 생각에 반응하는 것은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불이 타는데 더이상 기름을 붓지 않으면 불은 저절로 꺼집니다. 하지만 계속 기름을 부으면 불은 계속 타오릅니다. 화도 이와 같습니다. 계속 스스로 화를 자극하고 정당화하고 이에 동의한다면 화는 계속 지속됩니다. 그래서 화가 났다는 것이 인지가 되면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반응하지 마세요. 그것이 화가 빨리 없어지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신구의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입으로 화를 내지 않고 몸으로 화를 표현하지 않고 마음에 화를 간직하지 않습니다.
화를 없애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은 화가 났을 때 자신의 추함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직면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추함을 보기를 거부합니다. 그래서 계속 화에 탐닉합니다.
화가 났을 때 자신을 보세요. 타인을 보지 마세요. 화가 날 때 거기 앉아서 얼마나 여러분이 추하지를 보세요.
자신의 악하고 좁은 생각을 보세요. 자신의 추함을 보기 전까지 여러분은 그것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바람직하지 않은지를 보기 전까지 그것을 없앨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화에 끄달리는 이유는 그것이 얼마나 나쁜지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화가 우리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대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상대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화를 냅니다. 하지만 화를 내면 사실 상대를 해롭게 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다칩니다. 화는 내면의 독과 같습니다. 이 독이 상대에게 가기 전에 먼저 나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합니다.
불교에서는 화를 다루는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다리를 결가하고 명상을 하는 것은 화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다리를 결가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연스럽게 화가 가라앉습니다. 명상을 더 오래 하면 자비심이 생깁니다. 자비심은 분노의 해독제입니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대신 그 사람도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사람의 고통을 더 가중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그들을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비의 마음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비심이 생길 것입니다. 잘못된 쪽에서 바라보면, 분노가 증폭됩니다. 그것이 차이점입니다.
또한 불보살님께 도움을 청하면서 불보살님 명호를 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관음보살님은 대자비의 보살님입니다. 관음보살님께 화를 없애달라고 부탁하고 관음보살님의 명호를 외우세요. 화를 다스릴 수 없을 때 진심으로 관음보살님을 불러 도 움을 청하고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관음보살님의 명호를 외웁니다.
불교의 수행을 통해서 우리는 화를 제어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더이상 화에 끄달리지 않고 화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화가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할 때 우리는 기꺼이 화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화를 내려놓을 때 우리 안에 내재된 자비는 저절로 드러납니다.
-참고법문: 영화선사의 2015/10/18 반야심경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