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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4. 2,3월호] 불교에서 나는 무엇인가? - 글 성향 스님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6.13|조회수11 목록 댓글 0

 

 

 이달의 법문

불교에서 나는 무엇인가?
다섯 무더기, 五蘊

 

 

 

 

 

 

 

 

 

 

 

 

 

 

 

 

 

 

글 성향 스님(뉴저지 원적사)

 

 

 

 

삶은 현실에 근거하고 있다. 현실에 토대를 두고 있지 않은 삶은 이미 삶이 아닐 수 있다. 여기서 삶이란 삶의 주체가 대상과 관계를 맺는 행위, 관계를 맺는 과정, 관계 맺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삶의 주체인 '나'에 대한 정체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초기 경전 곳곳에 ‘나’는 오온(五蘊이라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면 나라는 존재를 물질∙느낌∙인식∙심리현상∙알음알이의 다섯 가지 무더기로 해체해서 말하였다.
여기서 ‘온(khandha, 蘊)’이란 ‘덩어리∙모임∙적취(積聚)∙종류∙집합체’라는 뜻이다. 즉 같은 종류의 법(法)이 모여서 하나의 집합을 이룬 것을 ‘온(khandha,蘊)’이라 한다. 그러므로 온(蘊)은 궁극의 한 단위가 아니라 복잡한 집합체이다.
불교는 색온(色蘊, rūpa)∙수(受, vedanā)∙상(想,ā)∙행(行, saṅkārā)∙식(識, āṇa)과 정신적인 사온(四溫)을 추가해 오온ā, 五蘊)으로 설명하고 있다. (Saṃyutta Nikaya, 잡아함경 권3)
오온은 인간의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총화를 의미하고, 현실적인 인간(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경에서 다섯 무더기에 관한 내용을 보면,
첫째, 물질(色, rupa)은 ‘변형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S22:79) 여기서 변형은 변화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변형(變形)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느낌∙인식∙심리 현상∙알음알이 같은 정신의 무더기들은 변화는 말할 수 있지만 변형은 없다. 형태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형은 물질에만 있는 성질이다.
둘째, 느낌(受, vedana)은 감정적∙정서적 실마리가 되는 심리 현상이다.

느낌에 바탕을 두고 있는 심리 현상의 예를 들면 즐거운 느낌을 주는 것을 끌어당기는 심리 현상인 탐욕이나 괴로운 느낌을 주는 대상을 밀쳐내는 심리 현상인 성냄은 느낌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온의 네 번째인 심리 현상들의 무더기(行蘊)에 속한다.
셋째, 인식(想, ā)은 지식∙철학∙사상∙이념과 같은 우리의 이지적인 심리 현상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느낌이 예술적이고 정서적인 심리 현상들의 단서가 되는 것이라면 인식은 우리의 견해∙사상∙철학과 관계있다. 이것은 단박에 전환할 수 있고 유신견(有身見, 소의신(所依身), 즉 5온(五蘊)의 화합체 또는 5취온(五取蘊)을 실유(實有)라고 집착하는 견해이다. 즉, 5온의 화합체 또는 5취온을 실재하는 ‘나[我]’ 또는 ‘나의 것[我所]’이라고 집착하는 견해) 과 관계있다.
넷째, 행온(行蘊, saṋkhara-khandha)의 행은 ‘심리 현상들’을 뜻한다.
오온의 행은 항상 복수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오온의 행온도 의도적 행위나 업 형성(력) 등으로 이해하고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행온의 한 부분인 의도(cetana)를 부각한 역어이다. 행온에는 이 의도를 포함한 많은 심리 현상들(느낌과 인식을 제외한 모든 심리 현상, 혹은 심소법)들을 포함한다는 것이 아비담((Abhidhamma)마의 설명이다.
다섯째, 식별(識別, 了別)한다고 해서 ‘알음알이’라 한다.
초기불전과 아비담마와 유식에서 심(心, citta, 마음)과 의(意, mano)와 식(識, āna)은 동의어라고 한결같이 설명되고 있다.

 

 

물질(rūpa-khandha, 色蘊)

우리는 물질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물질(rūpakhandha, 色蘊)은 걸림, 변형, 현현(顯現)의 성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걸림이란 물체에 바탕이 있어서 서로가 장애가 되어 들어갈 수 없음을 말한다. 변형은 물체에 걸림이 있어서 칼을 대거나 막대기로 치면 잘리게 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형태가 변한다는 의미이다. 현현(顯現)은 겉으로 드러남인데 형상이 있어서 표시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불교에서는 물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경전에 부처님께서는 물질을 이렇게 정의했다. “수행자들이여, 그러면 왜 물질이라 하는가? 그것은 변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질이라 한다. 그러면 무엇에 의해서 변형되는가? 차가움∙더움∙바람∙햇빛 등에 의해서이다”(S 22:79)
여기서 변형(ruppana)은 변화(viparinna ma)와 다르다. 변형(變形)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불교에서 근본 물질 지∙수∙화∙풍의 4대와, 파생된 물질 24가지를 합하여 모두 28가지 물질을 인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 18가지는 구체적인 물질이라 하고 나머지 10가지는 추상적인 물질이라 한다. 구체적인 물질은 업∙마음∙온도∙음식에서 생긴 물질이고, 추상적인 물질은 허공∙몸∙말을 통한 암시∙가벼움∙부드러움∙적합함 그리고 물질의 생·주·이·멸(生住異滅)을 말한다.

 

물질의 열거(rūpasamuddesa)
물질은 4대와 4대로 부터 파생된 물질의 2가지 이며 이들은 11가지 부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아비담마에서는 모두 28가지 형태의 물질을 나열한다. 이것은 크게 두 영역으로 분류된다. 4대와 파생된 물질이다.
비유하자면 4대는 땅과 같고 파생된 물질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나 넝쿨과 같다고 하겠다.
이들 28가지 형태의 물질은 크게 11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이들 중에서 일곱은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인데 이들은 고유의 성질(sabhāva)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네 부류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물질(anipphana-rūpa)이라 부른다.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

어떤 물건이 완성되어 나온 것이란 의미에서 ‘만들어진∙생산된∙완성된∙완전한’ 등의 뜻으로 쓰인다. 이들은 물질을 일으키는 원인인 업∙마음∙온도∙음식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생기는 물질이다.

1) 근본 물질(bhūta-rū대는 잘 알려진 것처럼 ① 땅의 요소(paṭhavī- dhātu) ② 물의 요소(āpodhātu)
③ 불의 요소(tejo-dhātu) ④ 바람의 요소(vāyo-dhātu)이다. 요소란 '자기의 본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요소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땅의 요소는 대지가 그러하듯이 함께 존재하는 물질의 법들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땅∙
물∙불∙바람은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인데 이들은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이들이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서 아주 작은 미물에서 부터 큰 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을 구성한다.

2) 감성 물질(pasāda-rūpa) 5가지 : 눈∙귀∙코∙혀∙몸은 감성의 물질이라 한다.
감성은 그것의 토대가 되는 감각기관과는 구별이 되어야 한다.
① 눈의 감성(cakkhu-pasāda) ② 귀의 감성(sota-pasāda) ③ 코의 감성(ghāna-pasāda)
④ 혀의 감성(jivhā-pasāda) ⑤ 몸의 감성(kāyapasāda)

3) 대상 물질(gocara-rūpa) 4가지 : 색(형상과 색깔)∙소리∙냄새∙맛∙물의 요소를 제외한 3대라 불
리는 감촉은 대상의 물질이라 한다. 안·이·비·설·신 다섯 감성의 대상인 색·성·향·미·촉의 다
섯만을 gocara라라고 부르고 있으며 대상(visaya)이라 하기도 한다.

4) 성 물질(bhāva-rūpa) 2가지 : 남성과 여성을 결정하는 물질이다.

5) 심장 물질-(hadaya-rūpa) 1가지 : 심장 토대는 심장의 물질이라 한다.

6) 생명 물질(jīvita-rūpa) 1가지 : 생명의 기능(命 根)은 생명의 물질이라 한다.

7) 음식 물질(āhāra-rūpa) 1가지 : 덩어리로 된 음식은 음식의 물질이라 한다.

 

추상적 물질(anipphanna-rū)
추상적인 물질은 위의 구체적인 물질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들을 말한다.
1) 한정 물질(pariccheda-rūpa) : 허공의 요소(ākāsa-dhātu)는 한정하는 물질을 말한다.
제한하는 성질을 물질로 간주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허공의 요소를 들고 있다. 

2) 암시의 물질ūpa) : 몸을 통한 암시와 말을 통한 암시는 암시의 물질〔表色〕이라 한다.
아비담마에서 암시는 이것으로 사람이 그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의향 등을 전달하는 것을 말하
며 몸의 암시와 말의 암시 두 가지가 있다.
3) 변화의 물질(vikāra-rūpa) : 물질의 가벼움∙부드러움∙적합함과 2가지 암시는 변화의 물질이
라 한다.
구체적인 물질의 특정한 형태나 드러남을 뜻한다. 변화에는 가벼움, 부드러움, 적합함이 있다.
4) 특징의 물질(lakkhana-rūpa) : 물질의 생성∙지속∙낡은 성질∙무상함은 특징의 물질이라 한다.
여기서 태어남이라는 물질이 생성과 지속으로 불린다.

 

수온(vedanaā-Khandha, 受蘊)
몸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은 무엇이든지 느낌이 따른다.
그러므로 느낌에 대한 알아차림 내지는 분명한 앎은 육체적∙정신적인 존재의 전체성을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대목이다. 느낌은 우리의 내부에서 마음의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 중 중요한 부분으로 역할을 하기에 느낌에 대한 우선적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느낌을 몇 가지 살펴보면
첫째, 느낌은 감정적∙정서적 근거가 되는 심리 현상이다.
우리의 삶에서 경험되어지는 모든 것은 신체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 오근(五根)과 마음, 곧 의근(意根), 이 여섯 개의 감각의 문을 통해서 만난다. 이 여섯 가지 감각의 문에 어떤 대상이 접촉되면 신체와 마음의 현상이 일어나 곧 느낌이 발생한다. 그런데 처음 일어난 느낌은 맨 느낌, 혹은 날 느낌이다. 다시 말하면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중립의 느낌이다. 는 것이다. 그런 다음 감정과 정서가 개입된다. 그런 다음 일어나는 느낌에는 경전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세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즐거운 느낌은 탐욕의 잠재 성향을 지니고 있고, 괴로운 느낌은 성냄과 적의의 잠재 성향을 지니고 있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무지의 잠재성향을 지니고 있다.

 

상온(想蘊)

지각(想)이란 ‘관념 혹은 개념 활동’이다. 사람이 대상에 대해 여러 상(相)에 집착해 여러 명언(名言)을 형성하는데 이것을 ‘상(想)’이라 한다. 실로 이 상(想)으로 사물의 표상과 개념을 표시한다.
오온의 두 번째인 느낌이 감정적이고 정서적이며 예술적인 심리 현상들(행)의 단초가 되는 것이라면, 지각은 지식∙철학∙사상∙이념과 같은 우리의 이지적 심리 현상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perception으로 정착이 되었다.
느낌은 닦아서 순차적으로 정화되어 가는 것이지만 지각(인식)은 단박에 전환할 수 있다. 그래서 인식을 비롯한 이지적 심리 현상들은 실체 없음을 보는 순간 전환이 가능하므로 견도(見道, dassana-magga)라 하고, 느낌에 바탕한 탐욕이나 성냄과 같은 감정적 심리 현상은 실체 없음을 보아도 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닦아서 점차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修道, bhavana-magga)라 한다. 이것은 남방 상좌부와 북방 설일체유부에서 함께 강조하는 것이고, 유식에서는 소지장과 번뇌장으로 계승이 되었으며, 선종에서 돈오돈수∙돈오점수의 오랜 논쟁으로 발전하였다.

 

행온(行蘊, saṅkhara)
오온의 네 번째 항목은 행(行)이다. ‘수(受)’ ‘상(想)’을 제외한 모든 심리적 활동을 총칭
하여 행온이라 한다. 이 행온이 업(業)을 형성하는 것이다.

 

식온(識薀, 알음알이)
초기불전에 ‘식별(識別, 了別)한다고 해서 알음알이라 한다.’고 식온을 정의하고 있다āna는 vi(분리해서)+√jna(알다)에서 파생된 명사인데 영어로는 Consciousness로 정착되었다. ‘식(識)’은 ‘요별(了別)해 낸다.’라는 의미이다. ‘요(了)’는 ‘알아낸다’라는 뜻이고 ‘별(別)’은 ‘분별’을 뜻한다. 그러므로 ‘식(識)’은
대상에 대해서 ‘분별하여 알아낸다.’라는 의미로서 지각, 인식(認識)의 활동과 그 결과이다. 또한 이것은 감성(感性) 인식과 이성(理性) 인식의 활동과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오온(五蘊)에 의한 마음의 인식(認識)작용을 다시 설명하면, 인간이 한 꽃밭을 지나가다 눈길을 끄는 꽃을 보고서 기쁨을 느꼈다면 이는 감수 작용인 ‘수온(受蘊)’때문이고, 그 마음에 드는 꽃을 꺾어서 자신의 집 응접실에 놓여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면 표상 작용인 ‘상온(想蘊)’때문이다. 그래서 그 꽃을 꺾어서 집으로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하여 행동작용을 취하려 했다면 이는 ‘행온(行蘊)’이고 그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판별하여 그래도 될지 안 될지 등의 판단을 내렸다면 이는 식별작용인 ‘식온(識薀)’이다.
불교에서 인간(人間)이란 오온(五蘊)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사람들이 그 몸을 불변하는 실체처럼 여기고, 그것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 몸은 오온(五蘊)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나에 대한 집착이 제거될 때 진여(眞如)를 보게 되는데,
그 진여를 제대로 본 근본적(根本的)인 주체가 바로 법(法:진리)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수행자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이다.
태어남도 괴로움이요, 늙음도 괴로움이요, 병듦도 괴로움이요, 죽음도 괴로움이다.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것도 괴로움이요, 좋아하는 것과 헤어짐도 괴로움이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도 괴로움이다.
간략히 말하면, 집착하는 오온(五蘊)이 괴로움이다.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를 가르치실때 오온을 가르치신다. 오온을 알고 보라고 가르치신다. 인간계는 오온의 존재이다. 담마와 계율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윤회를 건너서, 괴로움의 끝에 도달할 것이다.
‘모든 형성된 것은 무너지기 쉽다. 방일하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윤회의 끝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모든 존재가 괴로움을 완전히 끝내기를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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