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불교㉖
스리랑카불교의 국제성
상호 존재 모른 채, 제각기의 길을 가던 불교 국제조직화 앞장
글 이치란 박사 (원응 보검)
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아시아불교평화회의(ABCP 본부 몽골) 한국회장
국제불교연맹 이사(IBC 본부 인도)
동방불교대학 전 총장
한국불교신문 전 주필
현: 해동불교대학장 / 강원불교대학장
(사) 종정협 부설 / 국제불교전법대학 총장
WFB 태국본부 전 집행이사 / 일붕신문 상임논설위원
매일종교신문 기고가 / 땅끝 어룡도 해수관세음보살 도량 당제산 여의암 회주
다나TV 영어경전 강의 / 세계불교 TV에서 ‘세계불교를 가다’ 소개
(http://www.haedongacademy.org)
인도의 원형불교를 계승한 실론불교는 불교의 종주 국가답게 맏형 역할을 잘하고 있다. 전회에서 수차 소개했지만, 실론 불교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으나 현재의 스리랑카불교는 제 궤도에 올라서서 세계불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상좌부 권에서는 실론 불교가 인도의 원형불교를 계승했고, 특히 교학(敎學)적 측면에서는 상좌부 권에서는 선진적 입장이다. 승가 자체의 공동체로 봐서는 미얀마 태국이 막강하지만 교학이나 국제교류 활동 등에 있어서는 단연 스리랑카 불교계가 리드해 가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나고 많은 국가들이 독립하고 나서 정치체제의 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해서 나라마다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출발했지만, 세계는 미소 양 블록에 의한 냉전체제로 전환되면서 세계종교계 또한 이러한 국제역학 구도와 국제정치에 영양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불교로 말하자면 20세기 중반까지도 공식적인 세계불교기구란 존재하지 않았다.
스리랑카 불교계에서 최초로 세계불교도우의회(WFB: World Fellowship of Buddhists)를 창설하는데 앞장섰다. 1950년 5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27개국 200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설된 WFB는 현재 세계 100여 개 국가 400여 지부를 갖는 대형 국제 불교 기구로 성장했다. 본부는 스리랑카, 미얀마에 있다가 현재는 태국에 두고 있다. 역대 회장은 말라라세케라(Dr. G.P. Malalasekera, 스리랑카 1950~1958), 우 찬 툰(Hon. U. Chan Htoon, 미얀마1958~1961), 푼 피스마이 디스쿨(H.S.H. Princess Poon Pismai Diskul, 태국 공주 1963~ 1984), 산야 다르마삭티(Prof. Sanya Dharmasakti, 태국수상1985~1998)가 역임했으며, 현재는 판 와나메티
(H.E. Phan Wannamethee, 태국 1999~2020) 회장의 뒤를 이어 팔롭 타이아리 회장이 맡고 있다.
WFB본부는 1963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태국 수도 방콕에 소재하고 있다. 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태국 불교를 소개하면서 이미 언급한 내용이지만, 스리랑카 불교에 집중해서 WFB의 창립 모티브와 역정을 잠깐 일별해 보자.
20세기 중반경, 세계불교계는 상호 존재마저 모른 채, 제각기의 길을 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리랑카의 불교학자이면서 외교관이며 불교활동가였던 말라라세케라(G P Malalasekera,1899~1973)박사에 의해서 국제 불교기구의 태동에 모티브가 추동되었다. 그는 대영식민지 시대에 태어나서 교육을 받았고, 런던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또한 런던대학의 동양학부에서 빨리 문헌을 수학하는 등, 세계적인 학자로서 성장하였고 영어에 능통했다. 뿐만 아니라 소련 영국 캐나다 미국의 대사를 역임한 국제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이런 교육 경력을 배경으로 세계불교기구인 WFB를 창설하는데 주역을 담당해서, 세계의 불교 각 종파의 대표들을 인도 남단의 조그마한 실론 섬에 초빙하여 국제기구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전쟁 등 여러 가지 국내 사정으로 1960년대부터 본격적로 참가해서 지금은 중심역할을 하고 있고, WFB총회를 세 번이나 유치할 정도로 관심과 지원이 크다고 하겠다.
스리랑카에서는 WFB만이 아니고 세계불교승가회 (World Buddhist Sangha Council :WBSC)도 1966년 5월 창립했다. WFB는 승가와 재가가 함께 활동한 반면, 세계불교승가회는 출가비구와 비구니들만을 구성멤버로 하고 있다. 현재 본부는 대만 타이베이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국 본토 승려들과 일본 승려들은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이른바 화교권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와 서구 지역의 중화권 스님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또한 몽골 라닥 등 바즈라야나(금강승=밀교)권 라마들이 참가하고 있어서 불교의 3대 종파가 다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재가 불자들은 회원이 될 수 없다. 이 두 개의 국제 불교기구를 예로 들었지만, 스리랑카는 크고 작은 국제 불교 단체들이 다른 나라 불교 국가에 비교해서 월등하게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의 스리랑카 비구들은 영어가 능통하고 활동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활동공간이 다변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식민지의 유산으로서 영어를 물려받은 것이 큰 저력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하는데, 국제 불교관계에 있어서도 스리랑카 출신 비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스리랑카가 WFB나 세계불교승가회의 창설 국가이긴 하지만 이들 두 단체의 본부는 태국과 대만으로 이동했지만 대각회는 스리랑카와 인도에 각기 본부를 두고 있다. 대각회에 대해서는 이미 소개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인도 불교 성지에 스리랑카 사원이 20여 곳에 있다는 점이다. 대각회는 인도 불교성지보호를 위한 단체로 출발했지만, 현재 스리랑카의 사원들은 대개 스리랑카 불자들의 인도 불교성지 순례에 편의를 제공하면서 숙소 역할을 하고 있음도 큰 기능을 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구가 불과 2천 3백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해외 교민은 영국과 미국 등에 많다. 인도 불교성지 외에 미국에는 현재 켈리포니아, 뉴욕 등 여러 지역에 백여 개 사찰이 있다. 런던에 스리랑카 사원이 세 개 , 독일에도 한 군데의 스리랑카 사원이 있다. 스리랑카불교신자들도 인도 불교성지 순례를 가면 바라나시의 강가(江)에 들려서 기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인도 문화권이기에 스리랑카 불자들도 힌두교문화에 낯설지가 않다.
이제 현대 스리랑카불교 소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몇 차례 더 조사하고 다른 나라로 넘어가려고 한다. 지금 스리랑카 불교의 국제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유엔 웨삭의 날’은 스리랑카 불교계 피아티사 스님이 주도적으로 준비해서 유엔에서 공인되었다. 스리랑카 불교계가 준비하여 2000년에 뉴욕 유엔 빌딩에서 첫 번째 행사를 성대하게 하였다. 그리고 2017년에도 제14차 유엔 제정 부처님 오신 날인 국제행사를 스리랑카 정부에서 유치해서 5월 12일〜14일 콜롬보와 캔디에서 전 세계 100여개 국가 500여명의 세계대표와 수 천명의 스리랑카 비구와 재가 지도자들이 참가하며, 스리랑카 대통령이하 각부 장관 등 관계요인들이 대거 참가하여 개최하였다.
한국에서도 대표단과 옵서버가 참석하고 많은 불교성지 순례 객들이 참가했다. 필자는 그동안 태국 베트남에서 열린 유엔 웨삭의 날 행사에 한국대표로 여러 차례 참석을 한 바 있으며, 이번 스리랑카 대회는 한국대표단 간사로서 연락 사무를 총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