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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4. 7월호] 마음의 평화를 얻는 지혜 - 글 틱냑한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08.16|조회수1 목록 댓글 0

 

 

책에서 뽑은 이달의 법문

 

 

마음의 평화를 얻는 지혜

 

 

글 틱냑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을 만끽하면서 사는 사람은 드물다.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표정에서 알아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늘 미소짓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얼굴을 찌푸린다. 여기서 한번 자문해보자. 나는 늘 웃고 있는 편인가, 아니면 늘 찡그리고 있는 편인가? 자신이 전자에만 속한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늘 웃고 있다가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불쑥 솟는 화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를 내는 걸까? 무엇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걸까?
부처의 가르침에 따르면 시기, 절망, 미움, 두려움 등은 모두 우 리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독이라 했다. 그리고 이 독들을 하나로 후 어 화이에 라 했다.
마음속에서 화를 해독하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
화는 평상시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갑작스레 마음 한가득 퍼진다. 잔뜩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말은 아주 신랄하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쏟아내는 악담은 듣는 이를 거북하게 만든다. 그와 같은 행동은 그가 매우 고통받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 한가득 독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면 그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그의 공격적인 말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화란 우리 마음속의 일이므로 그것을 다스리는 것도 우리 마음속의 일이다.

 

화가 났을 때는 무엇보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는 날감자와 같은 것이다. 감자를 날 것 그대로 먹을 수는 없다.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냄비에 넣고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도 마찬가지다. 당장 화가 났다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하지 말고 일단 숨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화가 났을 때는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는지. 상대방이 내게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와 내가 무엇 때문에 싸우게 되었는지 헤아려야 한다.
화는 예기치 못한 큰일을 당해 생길 수도 있지만, 대개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자잘한 문제 때문에 일어난다. 따라서 화를 다스릴 때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작은 행복들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다.
부처는 화를 다스리기 위해 우리에게 유용한 도구들을 전해주셨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그와 나의 내면과 대화하기 등, 그러한 도구들을 사용하면 우리는 마음속에서 화가 일어날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내가 있는 플럼빌리지에서는 이러한 것을 ‘씨앗을 골라 물 주기' 라고 한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 속에는 아주 많은 씨앗이 있다.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짜증, 우울, 절망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씨앗이 아닌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다.

 

 

 

화가 날수록 말을 삼가라

 

어떤 사람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우리는 고통을 받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사람에게 고통을 줄 말이나 행동을 하려 한다. 그러면 우리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대로 갚아줄 거야. 네가 내게 고통을 주었으니까 나도 너한테 고통을 줄 거야. 네가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 난 기분이 훨씬 좋아질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내가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그 사람은 더욱 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함으로써 위안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쌍방 모두가 갈수록 더 마음이 아파질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애정과 도움이다. 어느 쪽도 앙갚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화가 치밀었을 때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신의 화를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화가 치밀어오른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뿐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질 못한다. 자신의 마음속을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들 뿐이다.
만약 당신의 집에 불이 났다고 쳐보자. 그러면 당신은 무엇보다 먼저 그 불을 끄려고 해야 한다. 방화범의 혐의가 있는 자를 잡으러 가서는 안 된다. 만약 집에 불을 지른 걸로 의심가는 자를 잡으러 간다면 그 사이에 집이 다 타버릴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당연히 먼저 불부터 끄고 봐야 한다. 화가 치밀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계속 그와 입씨름을 한다면, 그것은 마치 불이 붙은 집을 내버려두고 방화범을 잡으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다.

 

다행히 부처는 우리에게 우리 안의 불을 끄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도구들을 주셨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우리의 지각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기, 타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봄으로써 그 사람도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방법들이 매우 실질적인 것이고, 그 모두가 부처가 우리에게 직접 전해준 것이다.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 오는 것을 알게 되고, 의식적으로 숨을 내쉬면 몸 안에서 공기가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단 한 번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자기자신과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자각하게 되고, 세 번 반복하면 그 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 있지 않을 때는 늘 걷는다. 그러나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셈이다. 한 걸음을 디딜 때마다 우리는 현재의 순간에 도착할 수 있고, 정토 혹은 신의 왕국으로 들어설 수 있다. 발이 땅에 닿는 그 순간을 자각하고, 또 호흡을 자각하면서 걸어보라. 그러면 한 번의 들숨 혹은 날숨 동안에 몇 걸음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숨을 들이쉴 때는 “인in”이라고 말하고, 내쉴 때는 “아웃out” 이라 고 말해보라. 그러면 걸으면서 명상을 하는 것, 즉 보행 명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습관이 되게 하라. 그것은 우리가 언제든지 실천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힘을 갖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정신적 전통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고 의식을 치르지만, 그러나 그 가르침들을 충실히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가 그 어떤 정신적 전통 혹은 종교를 믿건 간에. 그 가르침은 우리가 제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불의 바다에서 쾌적한 호수로 변할 수가 있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글은 <화>,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에서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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