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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4. 8월호] 관조와 응시 사이 - 공일 스님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11.01|조회수15 목록 댓글 0

 

 

시방세계 Ⅱ

 

관조와 응시 사이

 

글 공일 스님
서울대학교 졸업, 
인도철학자, 
현재 서울 봉은사 포교국장

 

 

 

 

삶을 관조하는 일!
참 그럴듯한 일입니다.
우주를 응시하는 찰라!
그 순간 또한 그렇습니다.
깊이 있는 눈빛을 지녀야 가능한 
이런 일들은 희생과 눈물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성숙한 혼을 지닌 어른들에게나 합당한 일입니다.
작물을 키우는 것
화단을 가꾸는 일
물끄러미 자신을 되돌아 보는 행위
지나가는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시간을 내려다 보는 그 시간
결국에는
실체가 없으리라 여겨지던
그것들이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바람의 얼굴, 그 풍면風面을 마주대하는 일입니다.
그때
문득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합니다.
응시와 관조의 힘이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된 시력을 키우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어른이 되는 과정입니다.
도덕경의 선언,
도를 도라 하면 도가 아니다.
청년 예수의 선포,
하늘나라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언표들은 불경에도 되풀이 되곤 합니다.
만약 모습이나 형상, 소리 등으로 여래를 보고자 한다면
결코 여래를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그런 류의 사람은 삿된 길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 언표들의 지시를 따라
어른다운 시선을 갖게 되면 삶은 
어느정도 이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파를 감싸고 흐르는 유행은
물질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세력들이 무시할 수 없으나
정신을 가다듬으면 어느만큼의 거리에서 비켜나
무기력이나 서러움을 이겨내게 됩니다.
관조와 응시는 진실을 바라보는 힘입니다.
그러기에
깊고 작은 부분까지 꿰뚫는 시선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제 계절의 흐름도 막바지입니다.
다시금 눈을 비비고 주변을 돌아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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