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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현대불교 2024. 8월호] 불교와 서양사상 IV - 글 이원익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4.10.31|조회수7 목록 댓글 0

 

 부루나 칼럼 Ⅰ

 

불교와 서양사상 IV

 

 

글 이원익 leewonik@hotmail.com
한국 불교의 전파와 대중화에 힘을 보태려는 발원으로 태고사를 도와 왔으며 
우담바라회 회원이다. 포항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서울 문리대를 졸업했다. 
오래 전에 회사 주재원으로 와서 LA 지역에 살며 국제운송업을 하고 있다.

 

 

 

 

 

 

7. 실존주의 이전의 서양사상과 불교
실존주의란 인간을 자각적인 존재로 보고 인간 존재만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인간 존재를 되찾고자 하는 현대철학의 한 조류이다. 쉬운 말로 하자면 ‘나 자신을 찾자, 사람은 다 다르니 개인의 특수성을 모두 인정하자’는 주의다.
실존주의자들 가운데 키에르케고르나 야스퍼스, 마르셀 등은 유신론적이었으며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은 무신론적이었다.
실존주의는 일세를 풍미했지만 결국 구조주의에 밀려났는데 구조주의란, 사람이 아무리 자각을 하고 개성을 추구하려고 해도 ‘문화와 언어는 이미 구조화되어 있어 그 안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개인이 그 고정된 틀과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상이다.

 

(1) 불교와 실존주의를 접목시킨 선구자들
본래 포스트 모더니즘은 문명을 인간중심의 쾌락 조작으로 보는 것이며 불교의 연기론처럼 관계론적인 사유를 하는 점 등 불교와 사유방식이 비슷하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생겨난 것이 실존주의다. 곧 나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세상에 던져졌지만(피투성) 숙명적으로 살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의 의지로 나만의 던짐(기투성)을 하면서 살자는 것이다. 
이는 불교의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첫마음 낸 때가 두루 깨달은 때)을 연상시킨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 독일의 철학자이자 서양 최초의 불교 사상가로서 칸트의 인식론, 플라톤의 이데아, 베다의 범신론 및 염세관을 결합하였다. 지금은 폴란드의 그단스크인 단치히에서 부유한 무역상인 아버지와 스무 살 아래인 어머니 요한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성격은 침울하였으며 외아들이 후계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철학의 길로 가자 비관하여 자살하였다. 어머니는 재능있는 대중 여류문학가로서 낙천주의자였는데 한평생 비뚤어진 천재 아들의 보호자이자 유명세의 라이벌이 된다. 남편 사후 살롱을 열어 명망가들의 사교 장소가 되었는데 살롱 손님인 괴테는 살롱 주인 아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는 자기와 살롱주인, 그리고 살롱의 아들 중에서 이 아들이 가장 유명해지리라고 예언하였다.
쇼펜하우어는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비뚤어진 성격으로 어머니를 괴롭히는 한편 라이벌 의식을 느껴 의절과 회복을 되풀이하며 여성 혐오자가 되었다. 베를린 대학교수가 되어서는 당시의 거장 헤겔과 맞서기 위해 같은 시간에 강좌를 열었으나 수강생이 적어 결국 폐강하고 스스로 교수직을 물러났다. 서른 살 때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표하였으나 주목받지 못하다가 예순세 살 때 이 책의 부록인 <여록과 보유>를 쓰자 일약 유명해진다.

그는 불교의 핵심교리 속에 자신과 칸트가 도달한 결론과 같은 것이 있음을 깨달았으며 서양에서 최초로 동양 철학의 세련된 점을 독자들에게 알려 준 불교 철학의 해설자이다. 헤겔의 정신철학에 반대해 ‘의지의 형이상학’을 주창하였으며 정신분석학과 니체, 프로이트, 키에르케고르, 베르그송, 비트겐슈타인 등 실존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유럽의 오만과 착각을 맨 먼저 간파한 유럽인이다.
힘과 함께 도덕성도 우월해야 진짜 승리자이며 그 도덕성이란 동정심, 곧 공감 능력임을 설파하였다.

 

그는 우파니샤드를 읽고 인도철학의 세례를 받았으며 인도를 ‘가장 고대적이고 원시적인 지혜의 땅’이라고 보면서 브라만 주의와 불교가 유럽에 들어와 기독교로 각색되었다고 믿었다. 법구경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사성제를 사상의 핵심으로 삼고 현실을 고뇌와 미망으로 보았다. 세계의 본질은 생의 맹목적인 의지이며 의지에 속박된 인생은 필연적으로 고통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불교가 실존적 한계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치료술인 반면에, 쇼펜하우어의 의지 부정론은 삶의 치유보다는 자칫 염세주의로 오도될가능성이 있다.
- 만일 나의 철학의 결과를 진리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세계의 모든 종교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불교라고 생각한다. 
- ‘나’를 벗어나야 고통을 면할 수 있다. 
- 영혼이 윤회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만이 윤회한다.
- 모든 진실은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조롱당하다 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그리고 자명한 진실로 받아 들여진다.
- 나와 세계가 표상이고, 그 배후에 의지가 도사리고 있으며, 삶의 의지 긍정은 고통을 유발하므로, 고통을 벗어나려면 완전한 부정을 통해 동고(同苦Mitleid)의 감정을 가져야 한다.
 - 여자는 결혼에 대해 매춘부처럼 접근한다.
 ● 주요저서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논쟁적 토론술≫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생철학, 실존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이며 현대 대륙 철학의 근간을 마련한 독일의 철학자이다. 역사상 가장 인간적이며 천재적인 철학자로 꼽히며 20세기 현대철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프로이센 왕국, 작센주에서 목사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뇌경색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두 고모, 그리고 여동생뿐인 집안에서 여자들의 보호와 자신을 독점하기 위한 쟁탈전 속에서 병약한 몸으로 자라났다. 평생 뇌두통으로 고생을 했으며 독신으로 살다 마흔다섯에 병상에 들어 쉰여섯에 정신병동에서 죽었다. 뇌의 문제는 집안 내력인 듯하다.
어릴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으며 특히 언어능력이 탁월했는데 열네 살 때 학교에서 기숙 생활을 하며 고전문헌학에 천재성을 발휘하여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십대 중반 학위도 없이 바젤대학 원외 교수에 채용되었으며 곧이어 종신교수가 되었고 서른다섯에 스스로 교수직을 떠났다. 문헌학을 버리고 철학에 몰두했으며 <비극의 탄생>을 저술함으로써 세간의 충격과 찬탄을 동시에 자아내었다.

쇼펜하우어
요한나

그는 여러 여자에게 성급히 청혼하곤 하였으나 번 번이 거절당해 한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서른여덟살 때 친구인 폴 레에게서 루 살로메라는 스물한 살의 아가씨를 소개받고 매력에 빠져 구애했으나 이 근대 유럽 제일의 팜므파탈이자 뮤즈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 세 사람이 동거를 하면서 철학적 토론을 하는 삶을 살아 보자는 것이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들에게 실연의 상처를 안겨준 마성의 여자였는데 자유연애 주의자에다가 프리섹스 주의자인 그녀는 연인들을 ‘육체파’와 ‘지성파’로 확연히 나누어 섭렵했는데 지성파 연인과는 사귀기만 할 뿐 육체관계는 맺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삼인 동거의 제안은 실행에 옮겨진다. 그러다가 살로메는 폴 레에게는 절교를 선언하는 등, 그리고 오빠를 독차지하려는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베스까지 끼어들어 여러 가지 일이 꼬인다. 하지만 이러는 와중에도 니체와 레는 살로메에게 차례로 청혼했다가 차례로 차이는데 레는 결국 그녀와 철학을 함께 이야기했던 절벽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아무튼 니체는 수시로 찾아오는 두통과 치질과 함께 이러면서도 유럽을 뒤흔드는 정신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 그는 불교의 윤회사상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영원회귀를 말하였으며 법구경, 대지도론, 마하지관 등의 불교사상을 핵심으로 초인사상을 내세우며 인간들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신을 배제하며 허무의 한가운데서 자기 스스로 자신의 완성을 찾아 나가는 부처의 사유를 유럽이 따라가야 할 문화적 사유 모델로 간주하였으며 불교를 최초의 실증주의적 종교로 보았다.
불교적 사유는 허무주의적 요소를 품고 있으면서 허무주의를 극복하는 미래 철학의 가능성을 보이는 사유의 저수지라고 보았다. 기독교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그리스도교보다 훨씬 더 실제적, 객관적이며 냉정한 문제 제기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불교에 대해서는 호의를 표한 철학자이다. 
기독교는 원한 감정에서 탄생하였으나 불교는 원한 감정이나 복수에 대한 반대 운동에서 탄생했다고 보았다. 불교는 ‘죄’ 개념을 이용하지도 ‘죄와의 싸움’을 선언하지도 영혼의 구원을 위해 초월적인 존재인 신을 설정하지도 않았고 ‘삶의 고통’과의 싸움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자기 안에서 찾는 ‘자기구원의 종교’로 보아 정신 섭생의 구체적인 길을 찾는 위생학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불교를 이해하였다. 그는 자신을 ‘유럽의 붓다’로 불렀으며 자신의 철학을 ‘유럽적인 불교’라고 생각했다. 
-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위생학, 건강학이고 석가는 가장 위대한 인류의 의사이며 생리학자이다. 
- 유럽이 진보했을지라도 자기 구원의 가능성을 가르치는 불교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 그대의 고독으로 돌아가서 그대 자신의 길을 걸어라. 
- 불교는 신이라는 개념을 폐기한 진실한 무신론을 대변한다.
이렇듯 니체의 사상은 불교적이지만 내용을 보면 같은 점과 함께 다른 점도 적지 않다.
* 고통의 극복: (니체) 어떤 고통이든 긍정해야 한다.
정신력 강화로 극복. (불교) 고통을 긍정도 부정도 아니하고 여여하게 바라봄. 자기 집착을 버림으로써 극복 
* 열반: (니체) 유토피아 등을 꿈꾸며 의지해서는 안된다. (불교) 자기 집착을 버리면 지금 이곳에서 열반

* 독립정신: 둘 다 독립정신 강조. (니체) 불교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철학이며 종교
* 현실과 욕망 추구: (니체) 현실에 대한 강한 애착. 명예와 야심 추구에 긍정적, 문화 창조의 강한 동력. 부정적인 욕망과 정열을 승화,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원한과 증오를 선의의 경쟁심으로 승화시키라. (불교) 욕망을 내려놓으라. 욕망의 정화. 모든 경쟁심으로부터 벗어나라
* 자아: 니체의 초인은 강한 자아. 불교는 자기중심주의에 반대 
* 덕, 가치관: (니체) 긍지, 모험, 지혜 등 남보다 앞설 수 있는 덕들에 가치. 열정, 정열, 책략, 모험에 긍정적. (불교) 하심(下心), 개유불성(皆有佛性), 잘난 존재 아님을 깨달음. 청정한 마음, 진실, 명상

- 신은 죽었다.
-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실수일 것이다.
- 자신 안에 아직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만 춤추는 별이 탄생할 수 있다.
- 젊은이를 타락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더 높게 평가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 개인에게는 광기가 드물지만 집단, 정당, 국가, 시대에는 광기가 규칙이다.
● 주요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이 사람을 보라≫

 

니체

(2) 독일의 실존주의자들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
독일의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로서 키에르케고르로부터 실존 개념을, 칸트로부터 이성 개념을 영향받아 실존철학을 수립하였다.
독일의 올덴부르크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법학을 배웠으나 의학으로 옮겼다가 정신분석학, 심리학을 거쳐서 철학을 연구하게 되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1921년에 철학 정교수가 되었으나 나치에 의해 교수직에서 추방되었는데 유대인인 아내와 헤어지라는 압력을 물리쳤기 때문이었다. 국외 망명도 실패하고 곧 둘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갈 것을 예상하고 청산가리를 준비하였으나 나치 패망으로 목숨을 건져 1945년 이후 복직되어 대학의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 그 후 스위스의 바젤 대학으로 옮겼다가 정년 퇴직 후 그곳에서 병사했다.
그의 후기 사상에서 기획하고 있었던 세계철학 전개의 일환으로 출판된 <위대한 철학자들 (1957)>에서 불타와 용수를 포함시켜 심도 있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불타의 가르침을 자력적 구원을 가르치는 철학으로 이해, 자신의 실존철학의 입장에서 무아의 지혜에 깊이 공감하고 해탈에 대한 불타의 가르침을 실존의 철학이라고 일컬었다.
붓다는 철저한 자기 부정을 통해 개인을 넘어선 무아의 존재가 되었으며, 실존에 관한 지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존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실존철학의 핵심적인 가르침을 몸소 체현해 보여준 동양적 실존의 모습이 붓다였다고 파악하였다. 
나가르주나의 공의 논리학을 자신의 포괄자론의 철학적 논리학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였다. 공철학은 모든 사물을 공한 것으로 보는 입장에서 차별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매우 폭넓은 포용성을 허락하며, 세간적인 모든 것에 대해서 무관심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들의 생활방식과 세계상에 대한 관용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것들과 공존할 수 있는 무제한한 개방성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한편 그는 붓다가 가르쳤던 자력적 해탈의 철학이 대승불교에서타력적 구원의 종교로 대치되고, 지혜의 교사였던 붓다는 예배의 대상으로 신격화되었다고 비판하였다.
- 인간은 살면서 한계상황을 경험하고는 자신의 '능동성'에 한계를 느끼게 되고 이를 극복하려고 절대자를 믿게 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실존에 다가설 수 있다.
- 피할 수 없는 것과 친해지면 행복도 피할 수 있게 된다.
- 불교는 폭력도, 이교도의 박해도, 마녀재판도 십자군 전쟁도 동반하지 않은 유일의 종교다.
● 주요저서: ≪현대의 정신적 상황≫ ≪위대한 철학자들≫ ≪이성과 실존≫ 등

야스퍼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 현상학, 해석학, 실존주의에 있어서 20세기의 가
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철학자이다. 
독일의 바덴 지방 보수적이며 반유대주의 정서가 깃든 곳에서 태어나 어릴 때는 성당의 종을 쳤다. 가톨릭 교회의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는데 장차 가톨릭 사제가 된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1909년 바덴주 프라이부르크대학 신학부에 입학했다가 학업을 중단하고 철학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후설에게서 현상학을 배웠으며 제1차 세계 대전에 종군한 후, 후설의 조수를 겸하면서 현상학을 강의하였다. 1927년 현상학의 기관지에 <존재와 시간>을 발표하여, 독일 철학의 1선에 등장하였다. 1928년에는 후설의 후임으로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수가 되었는데. 1933년 총장에 피선되었으나 1934년 2월에 사직하였는데 나치 패망 전의 행적에 나치 부역 혐의가 있어 전후 논란이 있었으나 1950년에 복직하여 명예교수가 되었다.
아무튼 후설의 현상학이 하이데거의 존재론으로 되살려진 것은 의식의 체험작용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 존재자의 존재라는 것을 그가 알게 된 이후이다. 그는 마음을 존재 자체라 부르며 철학적 사유의 길을 열었으며 그의 후기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인 ‘존재’를 불교의 아뢰야식과 같은 잠재의식으로 받아들이면 유식학과 비슷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쇼펜하우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 사유 속으로 불교와 같은 동양적 사유를 빨아 들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신과 같은 최고 존재자의 그늘 아래에서 잊혀 온 '존재 자체(Sein selbst)'의 '어떻게(das Wie)'를 밝히고자 한다는 점에서 서양 사유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였으며 존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만 가능하며 시간 밖에서 따로 실유하는
존재는 없다고 하였다. 시간과 아뢰야식이 죄다 실체가 아니고 또 실체적 본질을 갖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이는 불교의 제법무아(諸法無我: '나'라는 것은 본래 없다)에 해당한다. 시간과 아뢰야식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매 찰나마다 차이성이 일어나도록 그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서로 만나 엇갈려 짜인다고 하였다. 무상이란 말이 전후 찰나에 걸친 차이화나 변화의 사건을 가리키는 한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덧없다)의 가르침과도 상통한다. 
그러나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 욕망의 불을 끄고 고요에 들다)을 놓고 불교와 하이데거는 다르다. 그의 존재 사유에는 열반과 같은 종교적 목적지로 향하는 해탈의 길이 없기 때문이다. 존재는 볼 수도 알 수도 없는 것이라는 소승불교 설일체유부의 설과 비슷하며 일체의 사물을 관념을 떠나 그대로 본다는 점에서는 화엄학과 통하는 점이 있다.
- 인간은 자신이 언어를 형성시키고 주인인 양 행세 하지만 사실은 언어는 인간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다.
- 선(禪)이야말로 내가 나의 모든 저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내용이다.
● 주요저서 : ≪존재와 시간≫ ≪내맡김≫

하이데거

(3) 프랑스와 그 밖의 실존주의자들
이 밖에도 사르트르, 카뮈, 보부아르, 앙드레 말로, 메를로퐁티 등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있으며 러시아의 도스토예프스키나 체코 출생의 카프카 등은 실존주의적인 문학작품을 남겼다.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 프랑스의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이다. 불교의 연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을 시도하였으며 반야심경에 심취하였다.
파리의 부르주아 지식인 계층 집안에 태어났다. 아기 때에 아버지가 병사하고 열 살이 될 때까지 외가에서 엄격한 외할아버지 슬하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1924년 고등사범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철학, 사회학,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1급 교원 자격시험에 1929년 수석으로 합격했다. 같은 시험의 차석은 평생의 반려자가 되는 시몬 드 보부아르였으며 그녀에게 사르트르는 1929년에 계약 결혼을 제안하게 된다. 사범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뒤 프랑스 육군에 입대하여 제대 후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한다. 1933년 프랑스 문화원의 장학생으로 베를린으로 유학하여 현상학을 좀 더 깊이 연구한다.
파리로 돌아와 다시 교직 생활을 하면서 문학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38년 소설 <구토>를 출판함으로 써 문학계에 널리 알려진다. 1943년에 마르틴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은 <존재와 무>를 내놓아 철학자로서의 지위를 굳히게 된다. 그는 죽을 때까지 북한 정권을 계속 옹호했으며 1956년 소련이 헝가리를 침공하자 소련 지지를 거둔다. 1964년 <말>을 출판한 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올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1965년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자 사르트르는 버트런드 러셀 등과 함께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며 반전시위를 벌였다. 1980년 지병인 폐기종으로 일흔다섯 살에 죽었다.
-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참여적이 되라. 인류를 함께 끌어들여라. 너 자신의 힘만으로 늘 새로이 스스로를 창조하라.
- 나타나는 것이 본질이다. 어떤 존재자의 본질이 이미 그 존재자 속에 들어있는 하나의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이 존재자의 수많은 나타남의 연기를 지배하는 공연한 법칙이며 그 연쇄의 진리이다.
● 주요저서 : ≪구토≫ ≪자유의 길≫

북경을 방문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4) 과정철학의 선구자
과정철학이란 변화와 발전을 갖는 형이상학적 실재 (reality)를 밝히는 것이다. 과정철학자들은 생성을 본질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실재란 과정(process)이라고 본다. 고전 존재론은 어떤 실재가 변화된다는 것을 부정하였다. 
베르그송(Henri-Louis Bergson, 1859~1941)생의 철학자, 현대 프랑스 철학의 아버지, 과정철학 혹은 생성의 철학 등으로 불리는 현대철학 사조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사회학자이다. 인류애에 대한 자비사상과 신비주의를 지녔다. 지속(durée)의 철학이라고 하여 직관으로 파악되는 생명의 순수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창조로 보고, 이에 반하여 공간으로 시간을 고정하여 사유하는 과학적 사유를 비판하는 독특한 사상을 전개하였다. 그는 이러한 관점으로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하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학업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는데, 전국 학력경시 대회에서 라틴어, 영어, 기하학, 그리스어, 불작문, 수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상을 휩쓸었다. 1878년에는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였고, 1881년에는 고등사범학교 졸업과 함께 철학 교수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중등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1900년에 콜레주 드 프랑스의 그리스-라틴 철학 담당 교수로 취임하였다. 1941년에 여든한 살에 폐렴으로 죽었다. 
린 사회와 닫힌 사회, 정적 종교와 동적 종교를 구분하였으며 서구의 합리주의 사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모순에 있어서 불교의 유식론에 입각하여 새로운 면을 개척하였다. 그는 나가르주나의 중관(中觀) 사상을 비롯해 천태(天台)·화엄·선(禪)등 대승불교의 여러 이론을 흡수하였는데 선불교와 천태의 지관(止觀)을 연상케 하는 직관적 통찰이 있다. 여래 사상을 밑받침하여 ‘생명의 약동’ 혹은 ‘흐르는 사물’을 포착하는 부의 영사기에 대한 설명으로 법론(dharma)의 문제를 다루었다. 서구의 철학에서 주지주의나 합리주의와 같은 영원한 상(相)에서 실제를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모든 것은 지속의 상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하였으며 그것은 지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직관에 의해서 파악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 우리의 삶은 우리의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다.
- 행복은 지금과 같은 순간을 사는 것이다.
- 행동하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 생명이 가지고 있는 시간은 ‘순수 지속’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지속 그 자체는 직관을 통해서만 파악된다. 수학적 시간이나 물리적인 시간은 추상적인 시간이기 때문에 진정한 시간이 아니고, 진정한 시간이란 것은 살아 움직임으로 인해 내적으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창조의 시간이다.
● 주요저서: ≪창조적 진화≫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불교와 서양사상(V)>에 이어짐

베르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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