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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게 시 판

[스크랩] 칭찬만 해주고 먹고사는 도인

작성자다람쥐|작성시간13.01.26|조회수73 목록 댓글 0

     

     

    칭찬만 해주고 먹고사는 도인


    오래전에 불법에 관심이 많은 한 거사가 찾아와서 책을 한

    권 주면서 읽어보라고 하였다.  계룡산에서 수년간 도(道)를

    닦고 내려와 지금은 어느 조그만 한 토굴에서 때를 기다리

    며 살고 있다고 하면서.


    나는 숨은 도인을 찾아다니는 수행중이라 그 책을 단숨에

    다 읽었다.  그 책의 내용 중에 나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

    어서, 당장 그 도인을 찾아 나섰다. 


    나는 그리 어렵지 않게 그 도인을 만날 수 있었다. 60대로

    보이는 풍채가 당당하고 긴 머리가 어깨를 덮고 있었다.  토

    굴 벽에는 천부경 같은 것을 풀어놓은 한문글씨가 이곳저곳

    에 붙어  있었다.  나는 그 도인과 만나서 서로 인사를 한 다

    음, 조심스럽게 앉아 있는데 도인의 제자로 보이는 젊은이

    가 차를 가지고 왔다. 


    도인은 능숙한 솜씨로 차를 한 잔 따라주고는 칭찬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벌써 환골탈퇴가 다 되었다.  그동안 참으

    로 수행을 잘했다. 상근기다. 조금만 더 수행을 하면 일취월

    장을 하겠다.> 등등, 나는 처음 보는 도인이 많은 칭찬을 해

    주자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나는 칭찬만 받고 그냥 있을 수

    가 없었다.  그래서 그 도인을 모시고 가서 푸짐한 저녁식사

    를 대접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며칠 후에, 나는 사주를 잘

    보는 스님을 만나서 그 도인을 자랑했더니 그도 당장 찾아

    가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늦은 오후에 그 도인과 다시 만날 수 있

    었다.  그 도인은 여전히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차를 한잔 따

    라주더니 나와 함께 온 그 스님을 칭찬하기 시작하는데 어

    디서 많이 들어본 칭찬이었다. 가만히 보니 며칠 전에 나에

    게 한 칭찬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그 스님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었다.  그리

    고 그 스님도 나처럼 돈을 아끼지 않고 고급식당에서 푸짐

    한 저녁을 대접하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그 스님은 수행을 하다가 어떤 경계가 일어나면

    그 도인을 찾아가서 묻고, 공부를 참으로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때마다 그 스님은 칭찬을 많이 듣는 값으로 비싼

    저녁을 대접을 하였고 나도 그 덕분에 잘 얻어먹었다. 


    그러는 중에 갑자기 생각나는 한 거사님이 있었다. 나름대

    로 오랜 세월 불법수행을 통해서 스스로 한 소식했다는 거

    사님이었다.  나는 그 거사님에게 공부를 점거해주는 도인

    이 있다면서 그를 데리고 갔다.  그 도인은 그 거사님을 보

    자 여전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거사님이 그동안 자신

    이 공부한 도리를 내어 놓을 때마다 참으로 수행을 잘했다

    고 칭찬 또 칭찬을 해주자, 그는 그만 넋이 나갔는지, 그날

    저녁은 고급 요리 집에서 상다리가 부셔질 만큼 잘 얻어먹

    었다.


    그리고 나는 암자에 돌아와서 밤새도록 폭포 같은 설사를

    하고 배가 뒤틀리면서 아파오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무릎

    을 꿇었다. 좌선을 했다. 와선을 했다. 일어나서 뛰었다. 엎

    드렸다. 아무리 용을 쓰고, 기를 써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

    었다. 밤은 너무 깊어서 약방을 찾을 수도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한 체 배를 움켜지고 방바닥을 뒹굴고

    있는데 갑자기 <원오선사님께서 대혜종고 스님에게 안광낙

    지(眼光落地) 할 때 보자.> 하는 말씀이 떠올랐다.  그동안

    정진해온 수행력도, 수년 째 참구하고 있는 화두도, 본래 내

    가 없다는 무아(無我)라는 부처님의 말씀도 창자가 끊어지

    는 고통 앞에서는 참으로 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관세음보살님께 진심으로 참회를 하였

    다.  나는 그동안 선객은 최상승법인 화두참구만 하면 그만

    이지, 기도나 염불 같은 그러한 수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

    다.  그리고 그동안 선법(禪法)을 조금 안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은 윽박지르고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눈 밝은 선지

    식을 만나도 얼마나 잘난 체를 하였던가!  그리고 맛있는 음

    식을 얻어먹으려고 가짜 도인을 소개해준 죄,  다시는 그렇

    게 하지 않겠다고 관세음보살님께 맹세를 하자 뜨거운 눈물

    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아파오던 배가 순

    간적으로 편안해졌다.


    며칠 후에 그 도인으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은 그 거사님이

    그 도인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찾아왔다.  또 저녁을 푸짐하

    게 대접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그 거사

    님과 그 도인을 찾아 나섰다.   관세음보살님께 한 맹세를

    까맣게 잊은 채....... (출처 - 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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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아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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