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의 명상 >
불기2565년에도
부처님이 오시는데....
글 | 법현스님
무상법현(無相法顯);스님
- 서울 열린선원 선원장
- 일본 나가노 아즈미노시 금강사 주지
-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그래도,가끔> 지은이
물,불,바람에 비해 질병,기근,도적의 하나인 코로나가 소小삼재인 줄 알았는데 大삼재가 되었다. 비록 지금 어렵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구촌 모델인 대한민국과 지구촌 가족들이 전 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되기를 믿고 그렇게 되기를 축원한다. 아쉽게도 작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를 축소해 진행하였고 불교 각 종단이 참여하는 연등회(연등축제)는 아예 취소해서 코로나19바이러스의 확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사찰에서도 어쩔 수 없이 또는 선제적으로 윤 4월 8일에 봉축법회를 전국사찰에서 봉행하였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각 종단 대표들이 모여서 결의하고 결정한 것이다. 윤 4월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몰랐다. 올해에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어느 종교도 코로나19 환자를 그 종교 신앙으로 치료한 사례는 없다. 오히려 신천지와 BTJ등 특수 기독교집단과 일반 교회 시설에서 예배와 활동으로 감염된 사례가 많이 나왔다고 눈총을 받았다. 불교는 선제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부처님 오신 날까지 옮기는 것에 관한 뜨악한 시선도 있다.
부처님의 생신을 옮겨야 하는가, 옮겨도 되는가 하는 의문들이 있다. 이래도 되는 일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된다. 우리 북방불교에서 중국과 한국은 음력으로 날짜를 기려 왔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로 양력을 쓰고 있다. 장로(theravada)불교의 본 고장인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도 음력을 쓰고 있다. 그런데 4월 8일이 아니라 4월 15일 또는 5월 15일에 봉행한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태어나시고, 성도하시고, 열반하신 날이 다르지 않고 모두 한 날로 같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웨삭데이(vesakday)라고 해서 인도력으로 2월 보름이라고 한다. 어째서 2월에 부처님 오신 날(되신 날,가신 날) 행사를 하는가? 비밀은 회계연도였다. 인도에서는 2월부터 새해 회계연도를 시작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다른 나라의 새해 시작은 1월부터지만 인도는 2월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이름이 2월 일 뿐 시작 달이니 1월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나라는 1일부터 시작하는데 인도는 보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니 인도력으로 2월 보름은 1월 1일 정월 초하루 설날인 것이다. 즉 1월 1일 같은 보름에 부처님께서 태어나시고, 성도 하시고, 열반 하셨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같은 테라와다불교 나라여도 다른 나라는 달력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2월이 아니라 4월 또는 5월인 것이다. 날짜부터 정확한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그 지역의 문화와 믿음인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예수도 12월 25일 탄생이 아니라 새해 첫날이라고 생각되는 동지에 태어났다는 믿음이 있었다. 다만 동지가 12월 21일이거나 22일이기도 해서 보통사람들이 기억하게 좋게 12월 25일로 정했다는 설이 있다. 짜라투스트라의 고장 페르시아(이란, 이라크 등)에서는 춘분인 설이다.
탄신일 봉축행사는 어떻게 진행했을까? 인도에서는 처음에 불상을 그리거나 만들지 않았다. 진리주의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보리수나무에 물을 뿌려주는 의식을 했다고 한다. 1월이기 때문에 건기에 속한다. 건조하므로 물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띤짠이라는 의식이나 송크란이라는 의식이 모두 물과 관련 있고 물 축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회를 종단이 연합해서 봉행하는 곳은 한국밖에는 없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였다가 연등축제였다가 연등회로 바뀐 연합봉축 법회에 등(燈)을 들고 동네와 시내를 활보하여 즐기며 홍보하는 행사도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아기 부처님을 목욕 하는 것도 한국만 한다. 일본은 하나마츠리(花祭)라고 해서 꽃 축제를 한다. 우리나라도 화전(花煎)놀이를 했던 때가 있었다. 모두 다 그 나라의 문화인 것이다.
유명한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라는 말도 부처님께서 태어나실 때 ‘내가 그랬다’고 직접 하신 적이 없는 말씀이다. 근거는 있지만 신화 같은 이야기다. 스스로 했다고는 하지 않았지만 과거부처님 비바시불(비파신붓다)께서 하셨으므로 같은 부처님인 석가모니부처님도 하지 않았겠나 하는 유추를 하게 한다.
중생들이자 지구촌 가족이 느닷없다 할까 ,욕심을 부린 탓이라 할까 괴로움을 겪고 있다. 유래가 드문 질병과 감염과 사회, 경제, 심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 자연과 밖이 아닌 안으로의 살핌을 강하게 해야 하는 것이 나와 부처님 또는 진리로 집중하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서 받아들이는 자세로 불기2565년 부처님 오신 날과 오신 날 봉축행사를 맞이하면 어떨까?
잘 아시다시피 부처님 탄생 이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씀이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이다. 이 말씀은 원래 "나는 누리의 맨 꼭대기(aggo aham asmi lokassa) 맨 앞(jettho aham asmi lokassa), 맨 끝(settho aham asmi lokassa)이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태어남(ayamantimaa jaati) 다시 남은 없네(natthi adaani punabbhao)." 이었다.
<마하빠다나숫따> 등에 나오는 말씀이다. 석가모니부처님 보다 앞선 비바시 부처님께서 태어나실 때 그렇게 태어나며 외쳤다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하늘 위 하늘 아래( 天上天下) 내가 가장 높다 (唯我獨尊) 온 누리 뭇 중생이 괴로워 하니(三界皆苦) 내 마땅히 편케 하리라(我當安之)"라는 말씀으로 변한 것이다. <불소행찬(붓다차리타)> 등 부처님 생애를 다룬 전기물에서 앞의 가르침을 더 아름답게 꾸민 것이다.
"태어나실 때 아홉 용이 물 뿌려 목욕시켰으므로 저희들도 깨끗한 물로 목욕시켜 드립니다. 아기부처님 목욕시키니 바른 지혜 공덕을 모아 오탁중생들은 더러운 때를 씻고 부처님처럼 깨끗한 법신을 얻게 하소서!"
<욕상공덕경>의 말씀에 따라 '우리도 부처님같이' 살기 위해 아기부처님을 씻겨드리고 코로나19의 극복과 지구촌 가족들의 행복을 마음속으로 간절히 축원합시다. 부처님 오신 날 밝히는 등의 의미를 살펴보자.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간절한 정성으로 켠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여인은 지금은 비록 가난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수미등광여래가 될 것이다."
<현우경>의 말씀처럼 우리도 부처님처럼 슬기롭고 사랑 베풀며 살기 위해 슬기의 상징인 불을 밝히는 것이다. 등공양의 공덕으로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고 한량없는 광명을 얻어 부처가 되고 세상 사람들을 부처가 되게 한다는 <화엄경>,<미륵경> 등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함이다.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축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코로나 19에 희생되신 분들, 남의나라에서 희생되신 분들 그리고 우리 조상님들의 왕생극락을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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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우리 불자님들의 건강행복을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