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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상산책(6.10)

작성자백성|작성시간26.06.11|조회수15 목록 댓글 0

        - 시베리아 왕국 -

 

시베리아라고 하면 대부분 러시아의 드넓은 영토와 끝없이 펼쳐진 동토의 땅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그 광활한 땅에 한때 왕국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는 쉽게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시베리아 지역에는 15세기부터 16세기 말까지 '시비르 칸국'이라는 몽골·투르크계 왕국이 존재했습니다. 오늘날 '시베리아'라는 이름도 이 시비르(Sibir)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몽골제국이 분열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에는 킵차크 칸국(금장한국)이 세워졌고, 이후 티무르 제국이 강성해지며 다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그러나 역사 속에 영원한 제국은 없었습니다. 티무르 제국의 멸망과 함께 잔존 세력들은 우랄산맥 동쪽, 현재의 토볼스크와 튜멘 인근 이르티시강 유역에 카실리크(이스케르)를 수도로 삼아 시비르 칸국을 세웠습니다. 목책과 깊은 해자를 갖춘 요새를 건설하고 제법 강한 세력을 형성하며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이 나라에는 지배층인 타타르족뿐 아니라 한티인, 만시인, 네네츠인 등 다양한 시베리아 원주민들이 함께 살아갔다고 합니다. 종교는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토착 신앙을 인정하는 등 몽골의 전통적인 통치 방식을 이어갔으며, 군대 또한 기마병을 중심으로 한 민첩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경제적 기반은 양질의 모피와 중계 무역을 통해 국민이 부를 누리고 전투집단을 잘 육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6세기 후반 러시아의 동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시비르 칸국의 운명도 기울기 시작합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카자크 기병대장 예르마크 티모페예비치가 수도를 함락시켰고, 마지막 칸이었던 쿠춤 칸은 끝까지 저항하며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결국 1598년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시비르 칸국이 자신들의 역사를 거의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는 정복자의 기록을 통해서만 그들의 존재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역사를 기록하지 못한 민족은 세월이 흐를수록 기억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아무리 넓은 영토를 가졌고, 아무리 강한 세력을 떨쳤더라도 기록이 없으면 존재마저 희미해지고 맙니다. 세계사에는 이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나라와 민족의 이야기가 적지 않습니다.

 

현재의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것보다도 더 넓은 시베리아, 그 광활한 땅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세월 속에 묻혀버린 사실은 문자와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큰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각을 남기고 역사를 기록하며 정신과 문화를 후대에 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힘은 영토의 크기에만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역사와 정신을 기록하고 이어갈 수 있는 문자에도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태어난 나라와 내가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한글의 가치를 한 번쯤 되새겨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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