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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글]기술연구

SMS캠프후기(7)-수철이를 기억해 주세요.

작성자정우찬|작성시간04.02.12|조회수611 목록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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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네번째 강습

수철이를 아시나요?

'수철'은 주변에 흔한 이름중의 하나입니다. 스키어인 우리에게는 데몬스트레이터 박수철님이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수철이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는 프리스타일 스키어입니다. 그것도 아주 잘 나가는 세계 최정상의 스키어입니다.

그럼 그가 얼마나 잘 나가는 스키어인지 간단히 그의 기록을 살펴 보도록 하죠.
(오른쪽 동영상은 월드컵 경기중 2002년 12월 이탤리 Madonna에서 1위를 차지할 때의 경기장면입니다.)

2001년 1월, World Ski Championship(Whistler,Canada) 8위
2001년 11월, World Cup(Iizuna,Japan) 3위
2001년 11월, World Cup(Himos,Finland) 1위
2002년 1월, World Cup(Tignes,France) 4위
2002년 12월, World Cup(Madonna di Campiglio,Italy) 1위
2003년 1월, World Cup(Tremblant,Canada) 5위
2003년 1월, World Ski Championship(Deer Valley,USA) 3위
2003년 3월, World Cup(Voss,Norway) 2위(dual),4위(mogul)

이렇듯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인 스키어가 있다는 것이 믿겨지시나요? 들어본 적도 없으시다구요? 아마 몇몇 견식이 넓은 프리스타일 스키어들을 제외하고는 그를 아는 사람이 드물 것입니다. 오늘은 바로 이렇듯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인 수철이, 아니 토비 도슨(Toby Dawson)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는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78년생입니다. 한두살 무렵 고아원 계단 앞에 버려진 채 발견된 뒤 고아원에서 자라다 3살때 미국 콜로라도 베일(vail)에 사는 양부모에게 입양되었습니다. 그의 양부모는 모두 스키강사여서 그는 어릴적부터 스키를 접하게 되었고, 네살때부터 스키레이싱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 레이싱 스키선수로 활동하다가 열두살때 프리스타일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99년 미국대표팀에 발탁된 뒤 각종 월드컵 대회에서 상위에 입상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적인 모글스키어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SMS캠프의 코치들 가운데에서도 최근 그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을 다른 코치들도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는 미국팀 소속이면서도 독특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데 특히 일본 프리스타일 스키어들에게 인기가 많아 봄에는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모글캠프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에게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먼저,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일본이 하니까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상대비교에 의한 확신이 아니라 "한국인도 한다"라는 절대적 확신을 그가 우리에게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수철이처럼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만 받는다면 우리 선수들 또한 2014년에는 주목받는 세계적 프리스타일 스키어들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토비도슨의 환상적인 1080

그렇다면 어떻게 체계적인 교육을 할 것인가가 과제로 남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일찍부터 세계적인 코치들을 초청하거나 해외에서의 훈련을 통해 국제적 역량을 갖추어 왔습니다. 이제 국내에서도 점차 활성화되는 프리스타일스킹과 스키장의 파크화는 주목할 만한 변화들입니다. 이제 그 안에 내용을 채울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국내로의 유입과 세계로의 확대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투자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코치를 영입하고 국제대회도 유치함으로써 세계적인 흐름을 국내로 끌여 들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키어들 사이에 더이상 프리스타일이 낯선 영역으로 남아서는 발전을 기대하기도 힘듭니다.

또한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해외의 상황을 살펴보고 공부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즉, "보는 눈"을 한 단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죠. 유명 코치를 통해 선진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이 일상적으로 펼쳐지는 "현실"을 눈으로 직접 보아야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들이 넘어지고 깨어지면서도 해내는 걸 보면서 나도 넘어지고 깨어질 각오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투자하고 노력하면 한국 프리스타일의 미래는 밝다고 봅니다. 차마 레이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프리스타일은 이미 수철이가 해냈기에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면 된다"고.

그리고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국의 스키어들이 토비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비록 미국에서 자라나 미국국적을 가진 사람이지만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여전히 한국사람입니다. "토비 도슨"이기 이전에 "수철이"입니다.

고아원 앞에 버려진 아이에서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모글스키어가 되기까지 그가 내면으로 겪어야 했던 아픔은 얼마나 컸을까요? 가능하면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마다 그를 초청했으면 싶고, 다른 코치들 보다는 그를 영입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더욱 사랑받는 모글스키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 가슴에 응어리진 상처도 조금은 아물어 들겠지요.

"하늘을 나는 것이 좋아서" 프리스타일 스킹을 시작했다는 그의 말이 다시한번 가슴에 와 닿습니다. 어쩌면 그의 모글 스킹은 자기 자신을 달래기 위한 살풀이 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은 토비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손의성,토비 도슨,저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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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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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람둥이^^ | 작성시간 03.09.01 정말 가슴 뭉클한 이야기이군요.. 수철이.. 우리들에겐 정말 익숙한 이름인데.. 꼭 기억하겠습니다..^^
  • 작성자바람둥이^^ | 작성시간 03.09.01 아.. 그리고, 정말 잘타고 잘 나네요..^^
  • 작성자에어 | 작성시간 03.09.03 정우찬님 정말이지 잘 보고 잘읽고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글 많이 써주세요....정말 잘보고 있답니다...^^
  • 작성자최재우 | 작성시간 04.03.11 우찬아져씨 저 재우 인대요 토비도슨이 한국 이름이 수철이에요?? 토비도슨은 성이 몬가요 나도 토비도슨 보고십내 ....
  • 작성자White | 작성시간 09.02.1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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