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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재회를 기다리며...

작성자신호간|작성시간13.03.15|조회수445 목록 댓글 6

지난 토욜 강습을 끝으로 올시즌 여덟번의 시즌 강습이 끝났습니다.

이날도 항상 그렇듯 각자가 재밌는 의상을 입고 타는 날입니다. 릴리안과 키아라는 흰색 망사 스커트를 두르고 나왔고, 저는 작년에 썼던 털모자를 꺼내 썼죠. 간만에 해가 떠서 어찌나 덥던지, 오후엔 그냥 헬맷으로 바꿔 썼습니다. 



좌로부터, 릴리안, 바비, 네이쓴, 존, 키아라, 닉, 헌터, 그리고 미치 이렇게 여덟명의 아이들과 시즌을 같이 했네요. 그중 릴리안, 키아라, 네이쓴, 헌터, 미치는 지난 시즌에도 울반에 함께 있었습니다. 작년 마지막 강습때는 이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맘이 짠했는데, 이번엔 내년에도 다시 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있어선지 그렇게 맘이 아리진 않더군요.



좌로부터 존, 키아라, 바비, 릴리안.

존과 바비는 형제인데, 동생인 바비가 의외로 잘 타서, 울반에 같이 있기로 했지요. 근데, 안싸우고 잘 지내서 의외였습니다. 울 애들은 만날 쌈박질이라..

 키아라는 아주 미인 스타일이고, 릴리안은 이쁜데, 정말 다정해서, 나중에 인기만점일 듯 해요. 키아라 아버지가 법대 교수님인데, 재작년 여름에 한국에 강의하러 가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하더군요.



스윗 걸, 릴리안이 준 카드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드를 주네요. 난 준비한데 없는데, 받는 손이 부끄럽더군요.




더블블랙 슬롭 중간에 잠쉬 쉬면서..키아라, 릴리안, 닉. 닉은 실력은 안되는데도 더블블랙 코스로 계속 가자고 우기는데, 눈이 많이 습설이고 무거우면, 닉은 거의 자주 넘어집니다. 근데, 더블블랙에서 한번 넘어져서 스키가 빠지면, 골치 아픕니다. 강사는 주로 앞서가야 하기 때문에 더블블랙에서 넘어져 스키가 빠지면, 경사 때문에 다시 신고 일어나는데 시간이 꽤 소요되거든요. 원래 있던 8살 반으로 다시 돌려보내려다, 좀 더 끈기있게 함께 다녔죠. 그래선지, 처음엔 말도 잘 안듣고 제멋대로여서 두세번 잃어버릴 뻔 했는데, 나중엔 말도 잘 듣고 잘 따라 하려고 애를 쓰더군요.




네이쓴, 미치와 함께 아래 헌터는 개구장이 삼총사 입니다. 서로 이름을 바꿔 저를 헷갈리게 장난치고, 항상 서로 치고박고.

이 아이들은 정말 겁없이 날아다니는데, 신기하게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리프트 타는 걸 무서워 하더군요. 두자리의 낡고 오래된 의자인데, 정상이라 바람이 많이 부니 좀 흔들리는데, 이것이 겁나서 정상에 올라가길 싫어하더군요. 일단, 내리면 더블블랙에선 겁없이 몸을 날립니다. 저도 어렸을 때, 이런 친구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어디서 뭘하고 지내나...




닉, 헌터. 이름은 헌터인데, 아주 다정한 ... 헌터 아빠는 그동안 고마왔다며, 현금 40불을 팁으로 주더군요. 난생 첨 받아보는 현금 팁. 문득, 영화 아스펜 익스트림에서 애들 고생하며 봐줬다고 받은 팁을 고급 식당가서 밥 먹는 장면이 생각이 나더군요. 저도 그날 가족 외식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 돈을 쓸까하다가,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ㅎㅎ.




정상 리프트에서 내리는 아이들.




날씨가 좋아 멀리 산들이 다 보이네요.


다른 산 West와 호수가 보이고.



눈은 이맘때면 거의 의자에 앉아 스키가 닿을 정도로 쌓이는데, 올핸 따뜻해서 비가 많이 왔네요.




동료 강사인 제프. 함께 레벨 3 준비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 다니는데, 고위직인 듯 해요. 전 세계를 다니며 프리젠테이션하고, 스키장 옆에 별장이 있어서, 겨울이면 여기서 살며 재택 근무를 하고, 매일 스키를 타죠. 근데, 제가 알기로 마소 본사가 좀 상당히 빡세게 일하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겨울 내내 재택 근무하며 수시로 해외를 다녀서 고위직으로 추측하는 거죠. 이번엔 레벨 3를 꼭 패스하겠다며, 온갖 클리닉은 모두 참여하고 시험전 일주일은 아예 시험 스키장 가서 스키를 탈 거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협회에서 주최하는 클리닉은 드는 비용과 시간이 장난이 아니라서, 저는 거의 못 듣는데, 열정까지 있으니 이번엔 붙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그리고, 제프와 스튜어트반 알피들의 할렘 셰익 구경하시죠. 




강사중 한명은 츄바카 비스무리하게 스나이퍼 복장인 길리 수트를 입고 왔네요. 강사들 직업이 다들 다양해서, 군인들도 여러명 있는데, 이 친구도 군인인듯.



각 스키 브랜드에서 내년 알파인 데모 장비를 들고 나와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날 새로 장만한 넓은 스키를 테스트 해 보느라, 또 내년 스키 타볼 기회를 놓쳤네요. 



이날 아침 레벨 1 후보 강사 클리닉을 마치면서... 이번 시즌부터 초보강사를 가르치는 클리니션도 겸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레벨 2 후보 강사들이나 다른 동료들도 가르쳤는데, 주로 레벨 1 준비하는 강사들을 가르쳤습니다. 맨 오른쪽 할아버지가 리드 (lead) 클리니션 앤드류... 별명이 자칭 영화 스타워즈의 오비완 인데, 강사를 훈련시키며 제가 동작 분석과 드릴 적용을 하고 수정이 필요하면 옆에서 도와주셨습니다. 말을 어찌나 작고 조용히 하는지,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레벨 1 클리닉을 하면서, 제가 배울 때보다 더 많이 깨닫고 배우게 되더군요. 말하는 것도 더욱 간단 명료하게,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드릴도 다양하게 이것저것 다 해보고. 매번 클리닉 끝날 때마다, 제가 클리니션들에게 하던 고맙다는 말을 듣게 되면, 담엔 더 잘 가르쳐 줘야겠단 생각이 불끈불끈... 고맙다는 말의 위력!



이번에 드뎌 파우더용으로 스키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완전 파우더용은 아니고, 그루밍된 곳에서도 턴이 용이한 스키인데, 허리는 98mm. 카빙 미들턴을 해 봤는데, 스키가 넓어서 에지 체인지가 쉽지 않더군요.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서 눈대신 비가 많이 와서 이 스키를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을 듯.


이달 말까지 바쁜 일이 있어서 그때까지 미뤄놨다 쓰려다, 공백이 넘 길어지는 듯 해서, 이렇게 올립니다.

별로 공감가는 내용이 많지 않겠지만, 그냥 다른 스키장에선 저러고 노는구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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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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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3.16 벌써 여기 온지도 만 9년이 다 되어가고, 햇수로는 10년째네요. 그나마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만나니 계속 연결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드 내용은 정확하게 해석하셨네요. ^^
  • 작성자레이지 | 작성시간 13.03.15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북미쪽에서 스킹을 하고 싶네요. ^^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3.16 올해는 눈대신 비가 올때가 종종 있어서, 파우더 스킹을 작년만큼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중에도 비가 계속 와서 클리닉을 실내교육으로 바꾸었죠. 다행이 토욜부터 다시 눈으로 바뀌네요.
  • 작성자물고기남자 | 작성시간 13.03.15 정드셨나봐요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3.16 네.. 아이들과 그리고 동료들과 정들었습니다. 강사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고. 강사 하나 안하나 금전적으론 거의 비슷해서, 안하는 것이 오히려 편한데. 함께 스키탈 동료들이 있어서 좋고, 울 애들도 다른 친구들과 스키를 탈 기회가 있으니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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