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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미국에 사는 어느 스키어의 시즌 준비

작성자파우더|작성시간14.09.09|조회수353 목록 댓글 7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모두들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우여곡절이 조금 있었는데..암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와싱톤주 시애틀 옆에 붙어 있는 벨뷰(Bellevue)라는 위성 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여기엔 T-Mobile이라는 회사도 있고, Micro Soft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빌 게이츠가 사는 동네가 맞긴 한데, 제가 사는 곳은 그렇게 비싼 곳은 아닙니다. ^^;;  시애틀에는 그 외에도 여러 굵직한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만드는 보잉사도 여기에 있고,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럭셔리 백화점 브랜드인 노드스트롬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100년이 넘었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여러 큰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자리는 많은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몰려있지는 않은 그런 동네입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더이상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 꺼려합니다. 참 이상한 동네 맞지요..? 하지만 해마다 미국내 살기 좋은 동네 1위에 랭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반적인 평가는 살기에 그리 좋은 동네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으니 참...


전에 살 던 곳은 캘리포니아에서도 남쪽(Southern California)에 해당하는 얼바인(Irvine)이라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부터 와싱톤주 벨뷰는..북쪽으로 1,895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가장 북서쪽에 해당하는 지역인데, 와싱톤주는 캐나다와 접경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는 약 2시간 정도면 가는 거리이고, 휘슬러까지는 4시간이 걸립니다. 전에 살던 얼바인이라는 곳에서 (제대로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 6시간 거리에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벌써부터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2시간 반경 내에 세계적인 스키장이 3군데가 있고(http://crystalmountainresort.com  http://www.stevenspass.com  www.mtbaker.us), 4시간 반경으로 넓히면 캐나다 휘슬러와 남쪽으로 오레곤주에 소재한 세계적인 스키장(모글로 유명한 Mt. Hood Meadows, Mt. Bachelor, Timberline 등)이 3~4군데 추가가 될 뿐 아니라, 동쪽으로 아이다호주의 감자와 파우더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덤(?)으로 딸려 옵니다(동쪽으로 가면 캐나다 록키로 갈 수도 있습니다). 


보통 4시간이 넘어서면 숙박을 해야하는 거리로 넘어가는데..제게 스키 여행이라함은(그리고 많은 경우의 미국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숙박과 비행기 탑승이 기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긴 하지만, 보통 차량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9-10시간을 벗어나면 비행기를 탑니다. 대개 그런 곳은 시골에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비행기편은 경유를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시애틀에선 대부분 직항 노선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다호, 몬태나, 와이오밍, 유타, 콜로라도 어디라도 대부분의 도시를 직항으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기차노선도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 이사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시즌 패스를 구입하는 일이었습니다. 미국은 리프트 가격이 많이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로도 한정적이고(신호간님처럼 level 3 강사가 아니라면), 기간 별로 리프트 가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히 저같은 사람들은 패스를 구입하는 게 가장 저렴한 방법입니다. 미국에서는 폐장 직전부터 이듬해 시즌 패스를 판매합니다. 가장 저렴할 때가 봄에 구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 간격을 두고 조금씩 패스 가격이 올라갑니다. 요즘 한국에서 시즌 패스를 얼마에 판매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스키장마다 그리고 플랜마다 가격차이가 천차 만별인데, 제가 산 패스는..크리스탈 마운틴과 스노퀄미 통합패스(곤돌라 포함)를 $999에 샀습니다. 9월1일부터는 $1,149에 판매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계속 비싸지겠죠. 스티븐스 패스는 주중에만 갈 수 있는 걸로 $299에 구입했습니다. 패스에 신용카드를 링크해 놓으면 주말에도 자동으로 패스홀더에게 제공하는 할인된 금액을 charge 하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스키장들의 패스홀더들에게도 부담 없는 가격입니다. 마운트 베이커는 우리나라로 치면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스키장인데, 매출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라 9월 15일부터 시즌패스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며칠 남지 않았네요. 


그리고 휘슬러를 커버할 수 있는 Mountain Collective Pass라는 걸 구입했는데..얘는 리뉴얼 가격으로 $369을 줬습니다. 이 패스에 참여하는 곳-휘슬러, 아스펜, 잭슨홀, 션샤인빌리지(레이크 루이스, 노퀘이), 매머드, 스쿼밸리(알파인메도우), 알타(스노우버드)-에서 첫 2일동안은 무료로 스키를 탈 수 있고, 그 중에 자기가 정한 한 군데는 3일(+1일)을 줍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는 50% 할인된 가격이 자동으로 링크 걸어 놓은 카드로 지불이 됩니다. 50%면 아주 좋은 딜입니다. 스키여행을 준비하는 스키어들에겐 더 없이 좋은 딜을 제공하는 패스입니다. 하지만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즌이 임박하면 sold out됩니다.   


제가 캘리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간다고 하니 거의 모든 분들이 참 안타까운 눈초리로 바라보시던데..그 촌동네에 왜 가냐, 뭐하러 가냐..하는 그런 동정의 눈길을 엄청 받았답니다. 심지어 다니던 교회에 목사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도..가서 살다가 힘들면 언제라도 다시 돌아오라고 하시더군요. ^^;;; 날씨 안 좋은 동네라는 악평을 갖고 있는 터라 그런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다는 평가는 대개 흐리고 비가 많이 온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곳 시애틀은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날씨가 아주(very very) 좋고, 늦가을부터 우기가 시작되어 이듬해 봄까지 폭설을 쏟아붓는...스키어들에겐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날씨를 가진 동네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미국에서 스키버디 없이 마바리 제자들과 스킹을 하던 차였는데..신호간님께서 더없이 좋은 스키 버디를 자청해주셔서 앞으로는 동영상도 엄청 찍을 수 있을 것으로(편집이야 뭐 하다보면 늘겠지요)...쌍으로 염장을 폭탄처럼 쏟아붓도록 젖먹던 힘까지 내서 노력할 것을 조용히 다짐합니다. 험..


건강하게 시준 준비 잘 하시고, 명절 잘 마무리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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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14.09.13
    이사했다는 소린 들었습니다.
    너무 부럽다는 소리도 했던가요?

    신호간님 심심하지 않아서 좋겠어요.
    파우더님 말동무, 스키동무 생겨서 좋겠어요.

    두분다 아이들이 같은 학교 다녀서 더 좋겠어요. 미국 땅에서 친한 사람끼리 같은 학부형 되기 쉽지 않다던데..

    근데 생각해보니 나도 좋은게 있더만..
    밴쿠버 한 번 가면 두사람 다 볼 수 있고, 시애틀 가면 어느 집에서 자고 가야할 지 고민도 좀 되고..
    내년에 마운틴 후드 한 번 갈 계획인데.. 누구 차를 빌려갈지? 아니면 누굴 가이드 시켜서 같이 갈지 벌써부터 즐거운 고민!! ㅋㅋ

    여튼 두 분 같이 사니 부럽고 나도 덩달아 신남. 끝~!!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14 그러게요. 같은 학교 학부형이 됐어요.
    신호간님이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학군 좋은 동네에 사셔서 저도 덩달아 이리로 왔답니다.

    근데.......시즌 중에 와야지, 시즌 끝나면 꽝입니다.
    마운틴 후드 운운하는 거 보니 봄이나 여름에 오실 요량이신 모양인데..
    그러지 말고 시즌 중에 오세요. 1월말에서 2월 사이에 오시는 게 제일 낫습니다.
    기왕 돈 들이고, 시간 들이는 건데..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 작성시간 14.09.14 파우더 그때가 고속도로가 막혀서 산에 못 올라갈 정도로 폭설이 종종 오는 때죠.
    진짜 딥 파우더 스킹을 해 보려면, 그 때가 젤 좋을 때죠.
    평일에 길 막히면 괜찮은데, 주말에 길 막히면, 아주 돌아버리는.

    지난 번에도 길 막혔다고 공지 떴는데, 혹시나 기다리면 뚫릴까 하고 갔다가 한참을 기둘려도 안 뚫여서,
    크리스탈로 차를 돌렸는데, 거긴 또 폭설로 전기가 나가서 몇시간 더 있어야 한다는 소리에 아주 돌아버리는 그런 날이 있었죠.

    한 이틀 폭설이 오고, 저녁에도 폭설이 오고 있어도, 저 같이 미친 놈은 퇴근 후, 야간에 그 눈을 뚫고 운전해 올라가서,
    낮에 이미 대부분 해먹은, 그나마 구석에 좀 남은 파우더 타며 좋다고...
  • 작성자힙업 | 작성시간 14.09.16 파우더님의 글이 올라오니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끼겠습니다.
    시애틀로 이사하셨군요. 어바인 좋은 곳처럼 보였습니다. 날씨도 좋고, 한국사람도 많고, 쇼핑도 편하고.
    하지만 저에게는 시애틀이나 포틀랜드가 꿈의 도시입니다. 폭설 속에서 겨울을 보내는...
    저기압 속에서는 몸이 불편하실 때도 있다는 글을 언뜻 본 것 같은데 건강 조심하시고, 멋진 파우더 영상 많이 보여주십시요.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16 제 건강까지 염려해 주시고...감사합니다.
    시즌 준비 잘 하십시오. 시즌 중에 번개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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