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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지형

작성자파우더|작성시간15.12.19|조회수241 목록 댓글 13

오늘은 지형에 관한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스키장에 가면 제일 먼저 트레일 맵을 보게 되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트레일마다 지형의 특성에 맞춰 이름을 붙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은 따분한 설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간혹 길을 잘못 들어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익숙치 않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Bowl : 산위에 있는 분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보울처럼 생긴 지형이죠. 보울 지형은 나무나 기타 등등의 장애물이 없는 넓은 지형이라 마음껏 내달릴 수 있는 곳입니다. 대개 보울지형은 트리라인 위 알파인 쪽에 자리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 지형의 가장 큰 문제는 눈이 내리는 날이나 안개가 낀 날에는 곧잘 white-out 상태가 되기 때문에 스킹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야가 정말 좋지 않을 때는 스키장에서 알아서 폐쇄하기도 하는데, 열려 있다해도 날씨가 안 좋을 땐 고생 길이 될 수 있다는 걸 유념하셔야 합니다. 스키장에서 자랑거리로 삼는 보울지형은 대부분 눈을 잘 담아두는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고, 눈이 왔다하면 가장 선호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제일 먼저 칼 질(? track-out)이 끝나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대부분 정상에 있어서 눈도 제일 많이 담아두는 곳이라 칼질이 끝나도 powdery crud 상태를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Chute : 사전적 의미는 좁고 비탈진(경사가 심한) 계곡 혹은 도랑입니다. 발음은 shoot과 같습니다. 주변이 노출된 바위와 나무 등으로 둘러 쌓여져 있을 확률이 높은데, 대부분 double black 지역입니다. 까다로운 곳이죠. 눈이 오면 expert skier들이 즐겨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본 chute 중에 괜찮았던 곳은...타호 지역이 있는 Mt. Rose의 The Chutes라는 곳인데(아래 그림), 다른 곳보다 chute 지형이 모여 있어서 좋았습니다. chute라는 곳이 원래 좁은 활주로이기 때문에 눈이 그치고 난 후에는 제일 먼저 좋지 않은 곳으로 변해가는 곳입니다. 눈이 좋을 때는 재밌게 내려갈 수 있는 곳이지만, 눈이 안 좋아지면 좀 거시기(?) 해지는 경향이 있는 곳으로, 정말 좁은 곳은 몇 사람만 지나가도 금방 형편 없이 망가지기도 합니다.



Cirque : 사전적 의미는 복합권곡, 원형의 협곡입니다. 주위에 온통 바위들이 깔린 지역입니다. 대부분의 Cirque는 영구적으로 폐쇄되어 있거나, 눈이 아주 좋을 때만 열거나 하는 곳인데, 어떤 곳은 웬만하면 상시 열려있는 곳도 있긴 합니다. cirque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은 그만큼 힘든 지역입니다. 대부분 리프트에서 내려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안 가거나 못 가는 곳입니다. 5~6년 혹은 7~8년전만 해도 스키장에 있는 대부분의 Cirque 지역은 폐쇄되어 있거나 통제되는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hike trail로 오픈하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친절하게 surface lift를 설치해주는 곳도 있고요. 최근에 잇달아 영구 폐쇄되어 있던 지역들이 개방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조금 묘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결론은 장비의 발전에 힘입어 expert skier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cirque는 Headwall을 갖고 있기 마련인데, 이 headwall 때문에 비주얼만으로도 대단한 위압감을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만, Headwall 사이에 있는 Couloir를 통해 진입하면 탈만합니다. 하지만 처음 가시는 분들은 말 그대로 기절초풍할 지역이죠. 아래 그림은 타호에 있는 Kirkwood가 자랑하는 the Cirque인데, 약간 멀리서 잡은 것(권곡의 형태가 보이게)과 그 아래는 약간 확대한 것입니다. 꼭대기 headwall이 보이시나요? 이곳은 지난 10-11 시즌에 퍼블릭에 처음으로 개방한 곳으로 아직도 웬만한 사람들에겐 낯선 곳입니다. 그 전에는..일반인들은 구경만 하는 곳이었죠.  





Cornice : 우리말로 뭐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바람의 영향으로 릿지 위에 눈으로 만들어진 처마..(좀 긴가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freeski를 지향하는 스키어들에겐 drop 하기 딱 좋은 지형이지만, 코니스 위에선 랜딩존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에 어떤 모습이 펼쳐져 있는지 모른다면..그런 짓을 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코니스는 눈이 매달려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어서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보통은 cornice를 이루고 있는 곳 중에 조금 덜 튀어나온 곳을 부셔서 진입로를 만들어 들어갑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Sage가 서있는 곳이 cornice입니다. drop하기 전에 진입하기 위해 눈을 부수는 장면이 나오네요.




Couloir : 프랑스어로 Corridor(통로)에 해당하는 말인데, 산중턱 바위 사이의 협곡 정도로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Chute와 비슷한 지형인데, Couloir가 좀더 가파르고 좁아서 난이도에선 chute보다 더 어려운 곳입니다. 바로 아래 그림은 스키장에 있는 건 아니고 시에라 네바다의 백컨츄리 지역입니다. 너무 익스트림하게 보이는데, 보통 스키장에 있는 쿨와는 저 정도는 아닙니다. 그 아래 있는 그림이 미국 내 스키장에 있는 쿨와 중에 가장 유명한 Corbet's Couloir라는 곳입니다. 잭슨홀에 있습니다. 전에 게시판에 소개한 적인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Glade : 우리말로 하면 '숲속의 빈터'입니다. 트리런 지역이죠. 아래 사진은 스키장 전체가 Glade 같은 Sierra at Tahoe입니다.



Pillow : 눈이 오면 방석을 깔아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변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통 인바운드에는 필로우 지역이 없어서 별로 마주칠 일은 없는데,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인바운드에 있다면..노출된 곳이 아니라 숨은 지형일 확률이 높습니다. 제 생각에 필로우 지형이 다른 어떤 지형보다 난이도가 높은 곳으로 여겨지는데, 이곳은 반드시 뛰어내려야 하는 곳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까닭입니다. 필로우 지형에 처음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렵게 다가오는 문제는 스킹 중에 앞을 거의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필로우 지형에 들어섰을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그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영상은 휘슬러에 있는 지형인데, 그닥 힘들게 보이진 않지만..암튼 이런 지역은 엄청난 눈이 와야 스킹이 가능한 지역입니다. 작년엔 기온이 높아서 이쪽에는 눈이 없었었습니다. ㅠ.ㅠ



뭔가 더 없을까..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 건 없네요.

혹시 누락된 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그럼 올 시즌 건강하게 보내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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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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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donky최희돈 | 작성시간 15.12.19 아~~ 저런곳에서 타보고 싶당 ~~ ^0^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20 시애틀에 오신다니..근데 4월. 흠..
  • 답댓글 작성자donky최희돈 | 작성시간 15.12.21 파우더 4월은 좀 무리인가요?
    이번에 여행삼아 가보고 담에 시기적절하게 움직여보자고요 ~~ ^^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15.12.20 본문에 쓴 내용도 논문 수준이고. 답글도 모두 생생한 파우더 정보네요. 보는 사람만 즐겁습니다. ㅎㅎ 고마워요!!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20 그냥 소개일 뿐이데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나저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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