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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자연 모글과 정설 안 되는 사면

작성자파우더|작성시간09.12.22|조회수376 목록 댓글 11

안녕하세요? 오늘은 사진이 없네요. 다음부터는 사진 잘 찍어서 올려드리지요. 대장이 사진 코치 좀 해주면...

 

세계의 유수 스키장들은 그 규모가 정말 방대해서 제설이나 정설을 하긴 하는데 표도 안 나고 그렇습니다. 평소에 그루밍 하는 사면들도 눈이 한 번 쏟아지면 엉망진창이 되기 마련입니다. 정상적인 그루밍 사면으로 되려면 하루 이틀 기다려야 하지요. 하지만 우리 같은 freestyler들에게는 그루밍 되지 않은 사면이 많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산이 넓어서 뭐 할 수도 없겠지만 말이죠.

 

눈이 쏟아지고 난 후에는 여지 없이 자연 모글 지역으로 변화됩니다. 물론 사면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게 변화합니다. 변화되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서 하루 정도 지나면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고 이틀째는 여지 없이 무서운 놈으로 자라나죠. 경사가 높을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여기도 대부분이  Intermediate skier들이기 때문에 파우더가 점점 엉망 사면으로 변화됩니다. 모글도 모양이 엉망진창이지요. 규칙적인 모양을 찾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눈 내리는 날이 많다 보니 그런 상태가 거의 늘 반복된다고 봐야 합니다. 파우더 아니면 눈덩어리들의 집합체 둘 중 하나입니다. 물론 짧지만 잘 정설된 모글 사면도 있습니다. 중간과 마지막에 램프도 있고요. 근데 이건 선수들이 연습하는 장소입니다. 일반인들이 들어가 스킹을 하기에는 눈치도 보이고 그렇습니다. 뭐 들어 가도 별 말은 안 하지만, 쟤는 뭐야? 하는 식으로 negative energy가 팍팍 꽂히기 때문에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연 모글이기 때문에 더한 재미를 느낍니다. 본인 스스로가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도 결코 쉽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체력도 훨씬 빨리 소모됩니다. '힘들수록, 어려울수록 그 결과는 더 달콤하다' 이게 스키를 타는 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자연 모글을 사랑합니다. 파우더와는 또 다른 종류의 재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fresh한 파우더를 만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처음엔 저도 정말 다른 환경에 당황스럽고 절망스러운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엉망진창인 모글들을 어떻게 요리를 해얄지, 이 눈사태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스키를 움직일 수가 있는 건지... 근데 참 해결 실마리는 어이 없게도 간단한 곳에 있었습니다. 그냥 막 타면 되더라구요. 제가 원래 좀 '막스키'거든요. 음. 무슨 말이냐면, 눈의 성질에 따라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나 제어 등의 한계가 대폭적으로 향상이 되기 때문에, 저절로 상향 조정된 한계에서 스킹을 하니 발전 속도도 빠르다는 겁니다.

 

오랜 기간 몸에 밴 스키딩이나 스트레치성의 턴으로 인해 지속적인 발전을 못하고 있는 bump skier라도 눈 많은 곳에서 연습하면 빠른 시간 내에 입체적인 턴의 모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30년째 초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제 경우에는, 돌리는 것과 누르는 것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환경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저와 같은 재능 없는 스키어에게는 말입니다. 그런 거 보면 참 한국 스키어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한국에서 잔뼈가 굵은 스키어입니다)

 

좌우의 평면적인 모양에서 상하좌우의 입체적인 모양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딱딱한 사면 보다 푹신한 사면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푹신해야 압력을 가하기 쉽고, 그래야 모든 게 보다 쉬워지지리라는 건 생각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쉽다는 면에서 생각해보면, 그냥 간단히 생각해서, 눈이 많아서 무섭지 않습니다. 넘어져도 안 아프고요. terrain park에 가서 에어를 해도 랜딩존을 안전하게 만들어 놨기 때문에 몇 번 뛰면 겁이 없어져서 더 큰 램프로 도전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다치기도 하지만요 ^^;). 파우더를 탈 때도 눈이 많으니 경사가 암만 높아 봐야 그게 그겁니다. 경사도에 비해 그리 속도가 빨라지지도 않고요. 몸전체가 눈에 잠겨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저항 땜에 빨리 못갑니다.

 

하지만 파우더 상황에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스키를 좌우로 돌리려 들다가는 낭패를 당항 수도 있습니다. 눈이 한 2m 정도 왔다고 가정하고, 그 눈 위에서 좌우로 턴(스트레치성으로)을 만들어 보세요. 잘 안됩니다. 힘들고요. 파우더 사면은 그루밍된 평면(2차원)적인 사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글도 입체적인 사면이죠. 따라서 파우더를 요리할 수 있다면, 모글은 자연스레 얻어지는 보너스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반대로 모글을 열심히 타면 파우더 타는 요령은 저절로 얻어질 것입니다.

 

 

 

 

결론은...

 

(애원조로)제가 이곳에서 혼자 스키를 타니 정말 심심하고 죽을 것 같아요. 음냐. 시간 내서 오시면 제가 열 일을 다 제치고 열심히 봉사할 테니 파우더 타러 오세요. 널린 게 모글입니다. tree run은 또 어떻구요... 모글 타는 게 너무 좋은데 발전이 별로 없는 분들, 함 오세요. 왕창 발전을 보장합니다. (누구라도 올 때까지 저의 염장성 게시물은 지속될 것입니다) (사진도 계속 올려야지). 그럼 이만 총총.

 

 

p.s. 지원아, 아빠 살살 꼬셔서 미국에 와라. 아저씨가 우리 지원이 넘 보고 싶다. 지원이 오면 아찌가 선물로 스키 하나 사줄게(이렇게 해야 가자고 우길 테니). 음. 글고, 한국에서 모글 타는 것보다 여기와서 타면 더 훈련 잘 된다. 운동 선수들이 대개 그 종목 선진국에서 훈련을 하잖아. 그치? (꼬셔, 막 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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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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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2.22 상노(내가너처럼무식하게머슴이라는표현을할수는없으므로)야, Quit working...Go skiing!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09.12.23 지원왈.. 아빠!! 파우더 아찌가 정말 스키 준데? ㅋㅋ <-- 파우더 클났다.. 어쩔꺼여?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2.23 사주께사주께!!! 지원아, 빨리 와~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09.12.23 많은 사람들이 보고싶어하는데 자네가 한번 이리로 넘어 오시게.. 그편이 여러모로 경제적?일 것 같아.. 어떤가? 용평 레드 모글에서 그 멋진 파우더 모글타는 모습을 한번 더 보고 싶다. ㅎㅎ 장동건 보다 더 잘생긴 미남 모글스키어가 '미쿡'에 짱박혀 있는 것은 우리 모글계에 큰 손실이야..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2.23 저기요, 돌 날라 올 소리는 좀 그만 하세요. 뭔 소리래요. 누가 들으면 참내... 여러분, 저 스키도 형편 없이 타고 못 생긴데다 늙었어요. 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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