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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ski bum

작성자파우더|작성시간17.12.09|조회수363 목록 댓글 20

스키범이란 얘기 들어보셨나요?


사전에서 bum이란 단어를 찾아보니..부랑자, 게으름뱅이, 룸펜(놈팡이), 건달, 쓸모없는 사람, 방탕..등등 세상 거의 모든 부정적인 의미가 열거되어 있더군요. 매-앤 끝에..열중하는 사람, ~광이란 의미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북미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범들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부류(?)는 스키범인 것 같습니다. 스키범이라고 하면 흔히 스키 외엔 하는 일이 없는 부류의 사람들 정도로 인식되어져 있는데, 그들도 일을 합니다. 다만 인생의 목표를 다른 데에 두고 있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이 좀 다를 뿐이죠. 제 생각엔 진지한 스키어라면 이 카테고리에 속하거나 그에 준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직업보다 스키타는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이죠.


좁은 의미에서 스키범이라 하면..스키에 미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스키만 타는 부류를 일컫는 말입니다. 사실 진정한 스키범들은 겨우내 일을 하지 않는 인간들(?)입니다. 스키장 가보면 상또라이들(?)이 대부분 그들인데, 그 외에도 겨울에 일을 하는-스키범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스키장이나 스키장 주변 타운에서 겨울 한 철 일하는 사람들은 대개 스키범이라고 보면 맞습니다.


스키 강사, 패트롤, 리프트 보조원, 편의점 알바, 렌탈,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청소원, 주차요원, 스키숍 직원, 의무실 직원, 간호사, 의무실에 파견나온 의사, 셔틀버스 운전사, 호텔/콘도 직원 등등 여기서 다 헤아리기 힘든 정도의 사람들 모두 스키범이라고 보면 80% 이상의 확률로 맞는 말일 겁니다. 이들은 여름에 다른 일을 찾습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산림청의 임시직 wildfire fighter나 농부, 막노동 등등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죠. 겨울 철에 스키장에서 job을 구하는 이유는 여러 베네핏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짜 시즌권, 직원 할인 등등. 혹시 낯선 곳에서 가이드가 필요하다면..리프트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 아우라가 있는 애(!)한테 물어보세요. 같이 스키타는 조건으로 100불 정도에 딜을 하면 대개 좋아들 합니다. 저도 그런 적이 더러 있었습니다.


세상의 잣대로는 임시직을 전전하는 이들을 두고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보긴 어려울 겁니다. 저도 처음엔..왜 저렇게 살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결국 그건 제 편견이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던 그건 각자의 취향과 책임인 거지 그걸 두고 평가를 할 자격이 내겐 없다는 걸... 그저 각자의 인생이 있고, 그걸 살아가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식의 잣대로 바라볼 때도 '그들 외'에..직장인들, 사업가, 연구원 등등 사회적으로 별 무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도 스키범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들 외'라는 말이 좀 별로이긴 한데, 여하튼 똑부러지는 직업을 갖고 있어도 언제나 마음은 산에 있으며, 그곳에서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북미에는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키가 제1의 이유나 목표는 아닐지라도 그에 버금가는 위치에 두고 인생을 계획하고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곳 지킴이 신호간님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분은 미국에서도 유수한 통신회사의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T-Mobile이라는 회사인데, 그 회사가 시애틀에 있습니다. 그 전에는 따뜻한 남쪽 나라 샌디에고에 계셨다고 하더군요. 일자리를 시애틀에 왜 잡았는지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것보다 지금 그 분더러 월급 좀 더 줄 테니 샌디에고로 가서 일하라고 하면...아마도 90% 이상의 확률로 별 갈등 없이 거절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본인의 답을 들어보죠. 댓글에 남겨주세요. ^^


들여다 보면 스키범의 세계에도 어쩔 수 없이 현실이 반영되기 때문에 계층화가 이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성공한 스키범의 케이스는 프로 스키어, 스키장 주인, 스키 제조사 설립자, 영화 제작자, weather forecaster 등등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스키와 직접적인 관련성 없이 바깥 세상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에 스키범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아니면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 그만두고 스키범 life로 들어서거나...흠..


예를 들어, 스쿼밸리에 몇 안 되는 full time pro-patrol로 활동하는 분들의 학력이 하바드, 예일, MIT, 스탠포드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근처 팔로알토나 샌호세 실리콘밸리 대기업 임원급인 사람이 재택 근무를 병행하는 사람도 있고, 스탁옵션으로 잭팟 터뜨린 후 회사 그만두고 거기에 눌러사는 사람들 등등..그렇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는 찾아보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 따지자면..네*버 임원이 겨울엔 지산스키장에서 패트롤을 하는 것이죠.


그들의 인생 제1의(혹은 그에 버금가는) 목표는 물론 당연히 (파우더데이에)스키타는 것입니다. 스키범이니까요. 대장이 인생은 짧다고 주야장천 부르짖고 있는데, 그들은 인생은 짧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 걸어둔 영상은 스키범들의 전형적인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는데요, 내용 중에 보면 제가 미처 언급하지 않은 international ski bum의 얘기도 나오네요. 겨울엔 북미에 여름엔 뉴질랜드로..이런 분들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나요..? 영상에 나오는 지역은 Deer Valley, Alta, Brighton 등등 유타가 주로 나옵니다. 시즌 내내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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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 작성시간 17.12.11 파우더 그... 그건... 그렇죠.
  • 작성자힙업 | 작성시간 17.12.11 늘 출근하자마자 (사실은 집에 있을 때도 종종), 홋카이도와 알프스의 (가끔은 유타까지... 죄송...) 강설량과 날씨를 확인합니다.
    그리고는 지산의 웹캠을 보며 언제 갈까... 하고 고민?을 하죠.
    언젠가 대장님의 감상적인 "스키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라는 글에도 대답한 적이 있었는데, 제 삶이 곧 스키입니다.
    제도권 (정확히는 돈 좀 벌려서...)에서 벗어나 시즌 내내 산에만 있는 꿈을 꾸곤 합니다.
    설령 그 많은 날들이 파우더데이가 아니더라도.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2.11 그럼요.. 진작에 알아봤죠.

    기왕이면 꿈꾸시는 김에
    무수하게 많은 날들을 파우파우
    하면서 보낼 수 있도록 해보시죠 뭐..

  • 작성자신호간 | 작성시간 17.12.12 요즘 새로 나온 드라마 흑기사를 보니 배경이 슬로베니아 더군요. 동료 코치들에게 들은 얘긴데, 슬로베이나 사람들에게 스키는 그냥 삶의 일부라고 하더군요. 온통 산이라서 애들 학교 갔다오면 스키타고 논다고. 이게 알파인 레이싱이 미국에서도 돈이 무지 마이 들어가서 재능보다 재력으로 선수생활한다는 얘기로 시작된 건데, 그 동네는 스키가 삶이니 따로 스키범이란 개념이 없을 듯.
  • 답댓글 작성자파우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12.12 그렇겠네요.
    슬로베니아 얘긴 첨 들어봐요.
    오스트리아 얘긴 많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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