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더 스키

[파우더]

얼마 전에 역캠버 스키를 하나 구입을 했습니다. 자랑하려는 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스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소개를 할까 해서요. 이 역캠버 스키는 파우더 전용 스키입니다. 전에 역캠버 스키에 대해 올린 적이 있기는 한데, 음..암튼 보시죠.

(위의 사진을 보시면) 가운데 있는 스키가 모글 스키입니다. K2 ca BRAWLER라는 건데, 연식이 좀 된 모델입니다.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기억에도 없습니다(6~7년정도?). 요즘 모글스키들의 허리는 점점 더 잘록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에는 7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요즘은 60mm 초반대의 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니 말입니다. 모글스키 자체가 얇은데, 거기에 side cut을 넣어야 하니 점점 더 허리가 잘록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설마 더는 아니겠죠, 이제. 

맨 오른쪽에 있는 스키는 All Mountain 용도로 나온 Armada ARV입니다. 허리가 92mm입니다. 올마운틴용이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모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냥 대충 적당히 타기에 괜찮은 스키입니다. 그냥 가끔 편하게 스킹을 하고 싶을 때나 뭐..사실 구입 당시(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old school 성향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던 터에 구입을 결정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음..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다. -ㅜ 차라리 파크용이나 하나 살 것을... 암튼 두꺼운 허리로 인해서 웬만히 깊은 눈에서도 잘 견뎌냅니다. 모글에 들어가도 별 문제는 없으나, 모글 스키보다 많이 둔합니다. 그루밍된 사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힘이 좀 더 들어갑니다만, 느긋한 마음으로 좀 넉넉한 턴을 만들 때는 안정적인 국면을 맛볼 수 있습니다. 허리가 두껍기 때문입니다. 이 스키를 타다가 모글스키를 갈아 신으면......날라다닐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모글스키가 그렇게 빠르고 날렵한 스키인 줄 알게된 것은 이 스키를 타보고 난 후입니다.(그럼 그냥 회전 스키 타면 더 날라 다닐까..?) 스키가 얼마나 둔하면......트레이닝용으로 아주 딱입니다. 참내.

맨 왼쪽 것이 오늘의 주인공, 파우더 스키입니다. Armada JJ라는 모델입니다. 이 스키의 가장 큰 특징은 역캠버에 있습니다. 흔히 rocker라고 부릅니다. 스키 전체가 역캠버는 아니고 센터(발 아래) 부분은 positive camber로 되어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얘기 거리가 되겠습니다. 얘는 허리가 115mm입니다. 요즘 나오는 모글 스키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두꺼운 허리 사이즈를 갖고 있습니다. 두꺼운 허리로 인해 둔할 것이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파우더에서 녀석은 날렵하기까지 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키는 팁-웨이스트-테일의 세 가지 항목의 spec을 갖고 있는데 비해, 얘네들(rocker들)은 팁-락커-웨이스트-락커-테일로 이루어지는 다섯개 항목의 spec을 갖고 있습니다. 특기할 것은 락커 부분이 팁과 테일보다 더 두껍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키의 가장 두꺼운 부분은 팁입니다. 하지만 이 스키는 팁보다 그 아래 부분이 더 두꺼워지고, 허리로 내려가면서 다시 가늘어(?)진다는 개념입니다. 즉, rocker는 캠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side cut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꺼운 허리로도 짧지만 당당한(?) S라인(side cut)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두께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도 나름 날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스킹할 때의 느낌은 아주 부드럽습니다. 모양으로 인해 파우더로 들어가면 부드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모양은 부드러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키로 하여금 보다 효과적으로 눈에 압력을 가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압력으로부터의 반작용(반동)과 발아래 위치한 캠버와 소재가 갖고 있는 탄성이 합해져서 상당한 힘으로 나를 밀어줍니다. 바로 이 일련의 느낌이 파우더 스킹을 하는 참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락커가 어느 정도로나 스키의 모양에 영향을 주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팁이 말려서 올라간 정도가 보입니다. 상당한 차이를 볼 수 있는데, 그건 테일도 마찬가집니다. 양쪽에 락커가 있으니까요. 이 모양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파우더라는 밀도가 낮은 환경에서 잘 떠있을 수 있는 겁니다.   

아래 사진들은 스키의 전체적인 캠버의 모양과 그것의 길이를 비교해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모글스키가 더 짧은 스키인데도 불구하고 긴 캠버를 갖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닥이 단단할 때는 이런 스키들이 훨씬 유리합니다. (바닥이 단단할 때는)내가 힘을 주는대로 스키판 전체에 그 힘을 전달하는데 적합한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키가 접지하고 있는 바닥이 단단하지 않을 때, 그러니까 바닥이 파우더라면..캠버의 그 엎어져 있는 모양으로 인해 스키 타기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겠죠.  결과적으로 더 가라 앉을 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모양으로 인해 딱딱한 스키로 돌변합니다. 반면에 rocker는 그 모양 자체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는 거죠. 잘 뜨는 모양으로 생겼으니까요. 배처럼 말이죠. 그 모양으로 인해 파우더에서 가질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많습니다.   

예전에는 스키의 모양이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만, 이제는 정말 다양한 스키가 서로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진화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진화를 할 수 있는 근거는 side cut의 개념과 역캠버의 도입에 있습니다. 이미 side cut은 스키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지가 오래입니다. 이제는 역캠버의 차례인 것 같습니다. 모글 스키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리라 기대됩니다.

**근데 모글을 탈 때는 음..뭐 제가 스키 디자이너는 아니니까요..영향 없으면 마는 거죠 뭐. ^^

다음은 rocker에 관한 영상입니다. 보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 거라 믿습니다.

관련 동영상을 아래에 올리겠습니다. 아래 영상들은 락커가 각 영역별의 스키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우더]

위의 선전(?)들을 잘 보시면 올마운틴용 스키는 팁에만 락커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테일에는 없는 걸요. 뭐 디자이너들이 알아서 잘 만들었겠죠. 참 crust에서 rocker 타보셨나요? 저는 아직 roker를 신고 crust에 들어 가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대만족을 하던데..전 사실 crust 상황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개념을 잘 생각해보면 턴의 시작(initiate, 맞나요?)을 쉽게 해주기 때문에(스키가 그냥 해주죠) 오히려 더 나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굳이 아이스반이나 크러스트의 상황을 생각해서 스키를 만들지도 않겠지만-하드팩에서의 설계만 하면 되니까-, 뭐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나을 것 같은데...

[힙업]

죄송. 천만에 말씀입니다. 외국 잡지에 보면 K2 스키 올해 모델이 아주 평이 좋더군요. 저는 단지 "동영상에서 K2가 자사 스키를 선전할 때 그런 문구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말씀을 드리려던 겁니다.
늘 올려주시는 영상과 정보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참, 크러스트에서 록커가 있는 스키는 저는 당연히 경험이 없습니다. 저도 싫어하는 상황이고, 또한 록커스키가 최신기술이라 아직 경험은 못해보았습니다.

[파우더]

위의 영상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테일에 락커가 설계되어 있는 스키는 powder용, jib(파크용;이건 zero 캠버구요) 그리고 catch-free인데, catch-free는 스키 잘 못 타시는 분들을 위해 나오는 스키입니다. 참 그리고, 이 게시판에 선전 올려서 죄송합니다. 전 자료 화면을 찾다가, 물론 광고 영상인 걸 알았지만, 아주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올린 것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뭐 개념만 보고 안 사면 그만이니까요. 근데 저런 스키들 한국에서도 파나요?

[에어]

소량 판매되는걸로 알고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해외오더해서 구한건지 일부 프리스키어들이 갖고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당~

[홍근]

저런스키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