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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날이 마이 풀렸어요.

작성자신호간|작성시간12.02.18|조회수159 목록 댓글 3

요즘 기온이 올라가니, 산에도 간간이 눈비가 섞여 오네요.

그나마 지난 폭설에 온 눈들이 여전히 건재하야 비가 왔어도 눈 상태는 좋은 편입니다.

일도 그렇고 스키도 그렇고 많이 바빠진 핑계로 사진은 맘에 여유가 생기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다섯번의 강습을 했고, 세번 남았네요. 본의 아니게 알파인 레이싱 프로그램에서 일하다 보니 강습 시간에 게이트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몰랐던 또 다른 짜릿함이 있네요. 게이트로 규제된 곳에서 허용된 스피드 장.

다른 코치들은 대부분 선수출신이여서 다른 코치들이 아이들에게 게이트 타는 법을 가르칠 때, 울반 아이들과 같이 듣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프로그램 리더에게 게이트 타는 걸 직접 울 반 애덜에게 갈쳐달라고 할 참입니다. 저도 배우고.

리더는 제가 게이트 경험이 없는 걸 알기 때문인지 지난 점심시간엔 게이트에서 다양한 라인잡는 법에 대해 설명해 주더군요. 레이싱 책에도 레이싱 기술과 라인, 장비 등등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더군요. 동료 강사가 좋은 책 하나를 소개해 줘서 그것도 보려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레이싱 관련 책과 DVD를 빌렸는데, DVD는 빌리고 보니 로버트 레드포드와 진 헥크만이 나온 1969년에 만들어진 Downhill Racer라는 알파인 레이싱 영화였습니다. 로버트가 꽃미남 일때인데, 그당시 포르쉐도 나오고 월드컵 대회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무대는 주로 유럽의 스키장. 상대역인 여자 주인공도 스키도 잘 타고 쫌 마이 이쁘더군요. 로버트가 좀 삐딱한 배역으로 나오는데, 사고를 칩니다: 동계 올림픽 메달 후보와 개인적인 레이싱 시합을 했다가, 그 친구 다리가 부러지고, 사귀던 여자한테 바람 맞고. 그러다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야그인데, 올림픽 개회식에 각국 입장할 때, 태극기와 한국선수단이 잠깐 나오더군요.

 

우리반 아이들-- 

제가 남자 형제들만 있고, 아이들도 둘다 남자아이들인데, 울반 아이들 여덟명중 다섯이 여자아이들입니다. 그것도 9살, 10살. 이제 까칠해지기 시작하는 나이죠. 작년 7/8살 아이들을 맡았을 땐, 남자아이들이 아주 말을 잘 안들었는데, 나이가 올라가니, 반대로 여자아이들이 아주 까칠하네요. 야들을 통해 여자 아이들의 성깔을 알게 됩니다. 다섯명중 세명, 두명 이렇게 두 친구그룹이 있는데, 친구들끼리는 엄청 수다떨면서, 다른 그룹의 여자아이들에겐 강습 내내 서로 말도 안하고 리프트도 같이 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중에 마고 (Margo) 라는 아이는 배우기 보다는 그냥 스키타는 재미만 보려고 하고 뭘 하자하면 일단 "노"부터 하고, 스킬을 가르치려 하면 왜 빨리 안가냐고 짜증입니다. 이럴 땐, 왜 이리 남자아이들이 고맙고 좋은지. ㅎㅎ. 참, 여자애들은 남자애들과 같은 체어에 타려고도 하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체어2는 두자리만 있어서 다른 그룹의 친구들하고도 같이 앉으려고 하지 않아서, 누구랑 같이 리프트를 타느냐로 한참을 실갱이 합니다.

제 문제는 여자아이들이 뭘 하자 그러면 "노"를 잘 못 합니다. 제가 딸이 없다보니, 맘이 야개서. ^^;   두번째 강습시간에 프로그램 리더가 제 반에 들어와서 같이 타자 그러더군요. 나중에 안거지만, 마고네 엄마가 첫강습 후, 애가 지루해 한다고 컴플레인했답니다. 그런데, 아이들 중엔 범프스킹이나 레이싱을 배우고 싶어해서 시키지도 않는데, 혼자 외발스키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데. 리더는 가르치지 말고 그냥 계속 뺑뺑이 돌려서 지루하지 않게 하라는데. 다섯번째 시간엔 스키를 배우고 싶어하는 애들 엄마들이 울 애들은 기술을 배우고 싶은데, 놀고만 싶어하는 애들 땜에 못 배운다고 컴플레인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메인 리더와 서브 리더 두명이 제 반에 들어와서 같이 타며 제가 애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모두들 더블블랙 슬롭에서 내려가며 신나했지요. 그러다, 한 아이가 초급 슬롭에서 외발스키 타자고 하고, 첨으로 이구동성으로 그러자고 하네요. 스키 한짝만 신고 리프트를 올라 내려가는데, 아그들이 범피 (bumpy) 코스로 가야 재밌다며 외발스키로 얕은 범프를 타고, 그러다 보니 점프도 하게 되고. 한번 시도해 봤는데, 외발 점프가 되더군요. 예전에, 지산 하단 슬롭에 만든 빅에어 점프대에서 함 떳는데, 뜨자 마자 한쪽 스키가 혼자 앞으로 날아가고 있는 걸 보고, 순간 황당했었는데. (착지를 어찌 했을까 궁금하시죠? ㅋㅋ 댓글 달아주시면 알려드리죠 ^^)  스키스쿨 매니저나 프로그램 리더들도 이랬다 저랬다 하려니 좀 답답한가 봅니다. 저한테는 그냥 잘 하고 있다고만 하고. 최소한 카빙턴과 범프스킹은 제대로 갈쳐주고 싶은데, 이제 세번 남은 시간에 가능할지.

남자애들은 대부분 터프해서 거의 겁상실에 마구 들이대고 날아댕기는데, 이번에도 작년처럼 한놈은 블랙에서 좀 쫄아있네요. 헌너 (Hunter, 헌터라고해도 되고 헌너라고 해도 됩니다)라는 아인데, 겁이 많아서 체어2로 올라가는 걸 극도로 꺼려해서 지난 시간엔 설득하다 포기하고 (친구들도 포기), 마지막 런이기도 해서 내려가는 다른 강사한테 맡기고 울끼리만 올라갔지요. 그 담시간에도 아이들은 체어2로 올라가자고 난리였지만, 아래쪽에 있는 블랙경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헌너에게 내가 하는대로 그대로 따라하라고 얘기합니다.  아이들은 캣트랙에 도열해 있다가, 제 Go 싸인에 맞춰 일제히 블랙 슬롭으로 몸을 던집니다. 헌너도 제 뒤에 바짝 쫓아옵니다. 첨에 간격이 좀 벌어져서 속도를 줄이고 이내 쫓아온 헌너에게 잘 하고 있으니, 계속 잘 따라 오라고 합니다. 블랙 슬롭이 끝나는 지점에 아이들이 다 모이고, 헌너에는 체어2를 탈 수 있겠다고 해서. 헌너의 대답과 함께 아이들은 체어2로 가자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러나, 체어2로 가는 리프트에서 마고가 또, International (double black)로 가자고 땡깡을 피웁니다. 오..노우.. 낫 어겐.  스캇(리더)과 피터(서브 리더)에게 얘기하니, 둘다 대략 난감해하며 올라가서 보잡니다.  체어2는 산정상으로 올라가는 리프트로 내려서 왼쪽으로 가면 Edelweiss bowl (one black), 오른쪽으로 가면 International (double black)로 크게 나뉩니다. 다행이 헌너가 인터내셔널로 가겠다고 해서, 결국은 또 마고 덕분에 backcountry에 가까운 snake dance까지 가게 됩니다.

더블블랙까지 섭렵했으니, 헌너의 아빠가 좋아하겠네요. 아들과 함께 더블블랙을 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근데, 담주 월욜이 Presidents day라서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 토욜 강습이 없습니다. 담 토욜에 볼 텐데, 시원하면서도 애덜이 보고 싶네요.

 

PSIA Level 3 준비가 예상대로 쉽지 않네요. 화욜 저녁에 이론 스터디, 수욜 저녁과 토욜 강습후 스키 클리닉, 목욜 저녁 Level 2 클리닉. 목욜은 Level 2를 위한 클리닉이지만 클리니션이 Level 3이기 때문에 여전히 배울것이 있어서 갑니다. 즉, 일주일에 네번을 Level 3 셤 준비에 쓰고 있습니다.

PSIA Level 3 클리닉에서 주로 하는 것은 두가지 스킹과 티칭인데, 스킹은 잘못된 버릇과 비효율적인 동작을 최대한 줄여서 최소한의 힘과 동작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스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티칭은 최상급자를 포함한 누구라도 모든 환경에서 세밀한 동작분석을 통해 문제를 찾아내고 그걸 해결하는 드릴을 적용해서 강습생의 스킹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키 훈련과 동작 분석을 같이 하는데, 다들 레벨 2끼리만 모여 하다보니, 레벨 2 스킹 문제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지요. 한국으로 따지면, 정강셤을 준비하는 준강들이 모여 서로 지적질을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클리니션들이 어찌나 요구가 까다로운지, 아주 겁나게 스트레스 주네요. 다행이 이번 클리니션 중엔 TD(Technical Demonstrator)이면서 시험관인 닉이 있어서 좀 더 정확한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 이건 순전히 자기만족으로 하는 겁니다. 이거 따면 시급이 한 3불 정도 더 늘어나는 건 있네요. ^^ 레벨 3에서는 최상급 기술을 구사하는 것도 있지만, 레벨2와 3의 차이는 기본 개념인 BERP (Balance, Edge control, Rotary, & Pressure control)은 같은데, DIRT (Duration, Intensity, Rate & Timing)가 더 강하고 빠른 것이이서 무엇보다 훨씬 강하고 지속적인 체력과 기술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요즘, 줄넘기를 매일 해주고, 점심시간이나 시간날 때,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하고 있습니다. 체력은 좋아지는 것 같은데, 살은 절때 안빠지네요. 제가 살찌는 음식 (케익, 치즈, 등등)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좀 빠지는 듯 하다가 밥 한끼 제대로 먹으면 그대로 다 살로 가는지 도로묵 됩니다.

 

문제는 회사일입니다. 어제 최재현 과장님과 통화했는데, 스키를 월화수 야간 연짱으로 타주었더니 몸은 피곤한데, 일은 잘 안돌아가서 답답해 하시더군요. 저도 요즘 일이 안풀리고 손에 안잡혀서 아주 답답합니다. 일이 잘 되어야 스키도 타는데. 열심히 일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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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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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2.19 이 글을 쓰고 나서 보니, 간밤에 눈이 13인치 (33cm) 쌓였다네요. 알펜텔 체어2는 미어터질 것 같아요. 잊어버리고 출발해야 하는데, 회사 일을 마무리하고 가야 겠어요. 어휴..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12.02.21 오.. 미국에서도 외발 스키의 마력을 아는군요. ㅎㅎ 외발로 점프 연습까지 한다니.. 정말 후덜덜 합니다. 호간씨는 어케 됬어요? 궁금해 죽습니다. ㅎㅎ 글을 읽고 있으니 사진이 없는데도 상황이 그려지네요. 에효. 귀여운 것들. 다 이쁘죠? ㅎㅎ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2.22 사실 별것도 없는데, ^^. 좀 높이 뜨는 바람에, 한발 착지는 어렵죠. 그냥 두발로 착지하면서 충격은 흡수했지만, 한쪽 스키가 없어서 바로 굴렀습니다. 외발스키는 레이싱하는 아이들은 기본으로 연습합니다. 외발 점프는 그냥 제가 조그만 범프에서 한번 시도해 본 거구요. 모글 점프대처럼 높이 뜨는 점프는 절대 아니니 오해마시구요. ^^ 그리고, 이 나이때 아이들이 인형같이 이쁠 때죠. 나이들면 제각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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