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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어제 4인치, 오늘 9인치, 내일도..

작성자신호간|작성시간12.03.13|조회수184 목록 댓글 5

지난 토욜 같은 지역인데도, 알펜텔은 약간 더 높은 곳이어선지 눈이 펑펑 왔고, 다른 산들은 비가 왔답니다.

어제 일욜에는 4인치, 오늘 하루동안 9인치가 쌓였다네요. 지금도 눈이 오고 있으니, 낼 저녁엔 음.. 설마.. 또 파우더가.

낼은 비됴 동작분석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자아비판하는 날인데, 왠만하면 제끼고 야간 타러 갈까 고민중입니다.

여긴 기온이 조금 올라가서 약간 습설이지만, 여전히 눈은 엄청 쌓여 있고, 계속 오고 있어서, 가끔 비가 오지만, 타이밍만 잘 맞추면 아직 드라이 파우더도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토욜엔 8주 강습 프로그램이 끝나고, 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지만, 대부분의 알펜텔 강사들은 이날을 끝으로 정규 강습이 끝난 걸로 간주합니다. 미치, 네이쓴, 헌터, 마고, 매이시, 앨리, 키아라, 그리고 릴리안. 이렇게 여덟 아이들과 여덟번의 만남을 끝으로 또 헤어졌네요. 마고와 앨리 덕분에 9/10살짜리 여자아이들에 대한 환상이 확 깨지고, 대신 잘 지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 또래의 백인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인형같이 이쁩니다. 제가 또 남자아이들만 둘 키우고 있어서, 딸이라고 생각하고 잘 대해 주려다가 된통 골탕먹었지요.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이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법을 터득하고, 언제 괴로왔는지는 그새 잊고, 아쉽기만 하네요.

이번에는 키아라 엄마가 스키스쿨에 저를 칭찬하는 메일을 보내서, 매니저가 프린트해서 강사 라커룸 게시판에 붙혀 놓았네요. 두번의 컴플레인이 있었지만, 칭찬 메일 한방으로 기분이 확 풀리네요. 아.. 난 쫌 easy going인가봐..

마지막 강습날 아침엔, 헌터의 아빠 왈, 아들이 만나본 강사중에 제일 좋다고 했다며 칭찬해 주며 담 시즌에도 헌터를 저에게 보내고 싶다고 하니, 다른 엄마들도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강습 끝나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스키스쿨에서 아이들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걸 부모들이 싫어한다며 막아서, 사진 찍자는 말도 못 꺼냈습니다.

우리반의 스윗 걸 (sweet girl)인 릴리안은 강습 끝나고 저에게 땡큐 카드를 주었습니다. 안에는 삐뚤삐뚤 쓴 고맙다는 말과 별다방 카드. 음. 넘 고마왔는데, 이걸 옆에 있다 보던 키아라 아빠는 자기 딸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못했다며 자기 명함을 주며 꼭 이멜 하라고 하네요. UW 법대 교수인데, 작년 여름에 한국에서 강의했다네요. 그래서, 경주와 부산에 놀러 갔다고. 키아라는 내년에는 레이싱 전문 프로그램에 들어가겠다고 하네요.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헌터와 미치의 아빠들이 같이 타도 되냐고 해서, 당근 같이 타자고 하고 가끔 팁도 알려주며 타다가 아이들이 또 외발스키 연습하자고 해서, 또 한쪽 스키만 신고 스키스쿨에서 설치해 놓은 슬라럼 폴들을 숏턴을 치며 내려갔습니다. 아빠들이 그냥 탄성을 내더군요. 뷰디풀 (beautiful)... 오썸 (awesome).. 하믄서. 아직 잘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몇몇 아이들은 정말 스키 한짝만 신고 슬라럼 폴을 따라 갑니다. 제가 오히려 중간에 하나를 놓칩니다. 아이들에게 맞게 설치해 놔서, 폴 간격이 마이 짧거든요.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더 세심하게 신경이 쓰였는데, 평상시 후경으로 타는 아이들 둘 부츠를 확인해 보니, 역시 넘 헐렁하게 신고 있더군요. 버클을 가능한 타이트하게 조여주고 나니, 아이들 스키가 좀 더 안정되 보입니다.

내년에 강사를 계속 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고, 매니저가 어디로 배치할 지 모르니, 그것도 모를 일이고. 어쩌면 내년엔 어른들 가르치라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아이들 가르치는게 좋으니. 아이들을 맡겠다고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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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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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12.03.16 글을 읽고 있으니 장면이 영화처럼 지나갑니다. 입가에 미소는 물론이고요. 신호간님 미국생활이 마냥 부러웠는데..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미국사람들 생각보다 착하군요. ㅋ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3.16 어딜가나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대체로 착하고 배려하고. 제가 사는 지역은 큰 회사들이 많아서 IT 업종에 아시안들이나 인도사람들이 많다 보니, 인종차별은 덜한 편입니다. 같은 지역안 네개의 산에서도 알펜텔엔 거의 백인들 밖에 없는데, 첨엔 좀 꺼리지만, 시간이 지나 잘 알게되면, 편견없이 잘 대해 줍니다.
  • 작성자파우더 | 작성시간 12.03.19 음... 좋아 보이십니다. 그 동안도 잘 지내셨던 걸로 알겠습니다. 당연히 그 동안 콧배기도 디밀지 않은 것에 대한 원수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soon or later~
  • 답댓글 작성자서준호 | 작성시간 12.03.20 드디어 콧배기 보이는구나 ㅎㅎ 기대 만빵!!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3.20 그동안 바쁘셨나봐요. 좋은 일이었길 바랍니다. 타호쪽은 올해 눈이 별로 안왔다고 하던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윗동네는 눈과 비가 번갈아 오지만, 눈오는 날이 더 많아서 아직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진짜 파우더스키를 장만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80mm 허리에 팁 라커 스키로도 딥 파우더에선 100mm 넘는 팻 스키에는 게임이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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