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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작성자강성희|작성시간26.06.16|조회수16 목록 댓글 0

<30년 동안 나를 지켜준 시>

 

 

시장에서 30년째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추와 도토리도 빻아 주고,

떡도 해 주고,

참기름과 들기름도 짜 주는 집인데,

사람들은 그냥 기름집이라 합니다.

 

그 친구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달력?

가족사진?

아니면 광고?

궁금하시지요?

 

빛바랜 벽 한 가운데

시 한 편이 붙어있습니다.

 

그 시가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시장에서 기름집을 하는 친구가

시를 좋아한다니?

어울리지 않나요?

아니면?

 

어느 날 손님이 뜸한 시간에

그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저 벽에 붙어 있는 윤동주 '서시' 말이야.

붙여둔 이유가 있는가?"

 

"으음!

이런 말 하기 부끄럽구먼."

 

"무슨 비밀이라도?"

 

"그런 건 아닐세.

손님 가운데 말이야

꼭 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짜 달라는 사람이 있어."

 

"그렇지!

우리 아내도 국산 참기름을 좋아하지."

 

"국산 참기름을 짤 때,

값이 싼 중국산 참깨를

반쯤 넣어도 손님들은 잘 몰라.

자네도 잘 모를걸." 

 

"......"

 

"30년째 기름집을 하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욕심이

올라올 때가 있단 말이야.

 

국산 참기름을 짤 때,

중국산 참깨를 아무도 몰래

반쯤 넣고 싶단 말이지.

 

그런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내 손으로 벽에 붙여놓은 

윤동주 <서시>를

마음속으로 자꾸 읽게 되더라고."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 구절을 천천히 몇 번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시커먼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30년 동안

시가 나를 지켜준 셈이야.

 

저 시가 없었으면 양심을 속이고

부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하하하."

 

그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좋아하는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윗 이야기글에 나오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윤동주 선생의 <서시>입니다.

 

첫 문장부터 가슴이 찡하고 울립니다.

첫 문장이 주는 무게가 상당합니다.

 

윤동주 선생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의 삶의 태도가 느껴집니다.

 

그가 쓴 글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단단한 마음으로 한순간도

허투로 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그 힘든 시기를 버티고,

견뎌준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습니다.

 

매 순간 삶의 의미를 찾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준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내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나의 삶,나만이 살 수 있는 삶,

내 삶을 귀하게 여기겠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담대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내려놓고,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받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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