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과 민간요법 등은 서양의 의료가 들어오면서 주류의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서양사회에서는 동양의 의학과 수련문화가 알려지고 이를 통해 효과를 보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서 동양의술과 자연요법을 통틀어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 또는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 CAM)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서양의 보편적 추세는 다시 역으로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쳐 의료제도권에서도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의미해석과 임상적용, 정책입안 등 구체적 현실에 있어서는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의학과 심신수련은 대대로 건강문화의 주류로 이어져 왔으며 오늘날에도 마음수양, 스트레스 해소, 건강관리 차원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전세일은 대체의학이라 하는 것은 이론과 시술이 체계화된 하나의 의학이 아니라,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주류에 속하지 못한 비주류 의학의 단편적 지식과 시술법 그리고 산재해 있는 민간요법들을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라고 대체의학을 정의하면서 200여 가지의 의술조각들을 대체의학이라는 범주에 넣었지만 장차 효과가 검증된 일부는 서양의학이나 동양의학의 범주에 속하게 될 거라 예측한다.

  최서영은 “대체라는 용어를 보완, 비전통, 비정통, 비공인이라는 용어로 묶어, 언론매체나 의학문헌, 서구의학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거나 의학교육에서 다루어지고 있지 않은 치료방법이라 정의한다.” 그러면서 대체의학의 종류로는 명상과 호흡수련 등의 “심신일체요법(mindbody interventions), 생체전자기장요법(bioelectro magnetic fild therapies), 수기치료법(manual healing methods), 약물치료법과 생물치료법(pharmacologic & biological treatments), 약초요법(herbal medicine), 식이요법과 영양요법(diet & nutritional therapies)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는 대체의학의 특징은 몸과 마음 그리고 영성이 상호 작용하는 통합주의 치료로서 병을 단순히 신체적인 입장에서만 보지 않고 자신의 생활환경과 습관, 내면의 갈등, 대인관계 등의 전인적인 치료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대체의학은 환자와 치료사가 충분한 시간을 가져 인간적인 접촉이 이루어지고 몸과 마음을 함께 치유해야한다고 보며 또한 환자는 주체적으로 건강회복에 참여하여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아직 대체의학이 확실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신뢰도에 있어 문제가 있으며 비 의료인들이 대체의학이란 이름으로 무책임하게 비과학적 비 학술적 시술을 행한다고 비판한다.

  대체의학의 성격과 범주에서 벗어난 병원외적인 의료행위나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법들을 모두 통틀어 대체의학이라 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죽염이 만병통치라 소개되어 사회의 주목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복용을 하였는데 기본 성분이 염분이라 소금기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식품이고, 암 환자에게 투여되는 산삼약침은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임상적으로 보다 세밀한 검증이 요구된다. 사혈요법 역시 피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빈혈을 유발시킬 수 있고 노령자에게는 그 위험성이 크다. 시중에는 뭘 먹으면, 뭘 하면 병이 고쳐지고 건강에 좋다고 선전하는 경우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 모든 것을 대체의학이라 할 수는 없다.

  병과 그 치료는 개인자체와 관계, 사회환경, 문화 등 사회전반적인 것과 총체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병의 치료를 특정 전문인에게만 국한시키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그러나 병의 증상에 따라서는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는 만큼 자신의 병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본인이 주체로 치료방법의 선택과 결과 또한 환자 본인의 몫이 된다. 부작용이 명시된 의약품처럼 병원치료 역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병원외적인 방법으로 병을 회복하는 사례도 많은 만큼 병의 상태에 따라서 치료에 대한 접근은 보다 신중히 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 스스로에게 병과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병에 대한 심신상관적 접근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데서 시작된다. 대체의학은 어떤 방법 보다는 병과 치료에 대한 시각에서 출발하여야 하며 이에 따라 그 의미와 치료에 대한 접근이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외적인 치료방법에만 초점을 맞춰 판단하는 것은 대체의학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암은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전일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어떤 외부적인 요법만으로 암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정신상태, 신체조건, 병리적 상태, 치료의 과정, 가족 관계, 경제적 상황, 심리적 접근, 운동, 식이 등 유기적인 관계에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

  전세일과 최서영은 대체의학의 대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보다 나은 의료를 위해서는 보완대체의학이 주류의학의 범주에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그러면서 아직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여 검증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염려의 시각이 있다. 전세일이 언급한 것처럼 검증되지 않은 비주류의 시술법과 민간요법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 이를 대체의학으로 칭하며 접근한다면 이는 대체의학의 성격과도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체의학의 중심에는 동양의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동양의 자연관, 의료관, 심신관 등이 저변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한의학, 중의학,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심신수련 등의 동양의학을 대체의학의 범주에 넣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제도권의 의술만을 인정하고 그 이외를 배척하는 풍토와는 차이가 난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제외한 모든 민간요법, 의료를 통틀어 대체의학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효과가 검증될 수 있는 것을 선별하여 의료와 대체의학의 범주에 포함하여 의료의 선택권을 넓힐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많은 병원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제도권의 의학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심신상관적 시각이 반영된 심신수련은 병을 치유하는데 보완적 성격을 지닌다. 병과 신체에 대한 관점에서 대체의학이 새롭게 해석되어져야 할 사항이다.

  대체보완의학의 필요성과 성격에 부합되는 것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현대에 만연된 병의 치료에 있어 환자가 치유에 참여할 수 있고 치유력을 극대할 수 있는 측면에서 접근하여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계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해부학, 생리학적인 의료관과 의료행위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심신상관적 의료관이 대체의학의 기본개념이다. 심신을 나눠보지 않고 하나로 보는 동양적 사유와 자연치유력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서양의학, 동양의학, 대체의학 공히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제도권의 의료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새로운 의료관이 대두되는 현실에서 볼 때는 현재의 제도권 의료만이 정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의 방법이 수술과 약물, 방사선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항상 부작용에 대한 문제가 거론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의학은 몸의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면서 또한 병원 치료의 대안으로서나 치료의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자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그래서 동양의 수련과 자연식, 자연에서의 생활이 대체의학의 성격을 잘 담아내고 있다. 자연식의 범주는 약초, 산나물, 야채, 해조류, 과일 등 식물성이다. 스트레스의 해소와 몸의 감각을 살리고 기운을 북돋는 이완과 명상요법, 춤, 동작치료, 호흡자각훈련, Healing Touch, 요가, 태극권, 기공 등은 병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건강증진뿐만 아니라 자기존중감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전세일이나 최서영은 세계보건기구의 정의대로 건강을 몸과 마음, 영성이 함께 조화로운 것으로 자연치유력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앞으로의 의료는 전일의학으로 나가게 될 거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대체의학이 서양이나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데에는 무엇보다 대부분의 현대병들이 심인성과 생활습관 등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 국부적인 치료로는 그 한계가 있다. 그래서 건강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성격, 감정, 식생활, 운동, 가정, 주변관계, 사회환경, 정치, 경제, 문화, 의료 등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하여 이를 어떻게 설정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그리고 이를 설정하는 주체는 바로 자신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심신의 관계를 중시하여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는 삶의 변화와 치유주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된다. 또한 서양에서 주목하는 동양의 건강법을 우리가 대체의학과 전통의학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발전시켜 나가야 할 우리의 주류문화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