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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물이 보는 세계, 인간이 보는 세계(히다카 도시다카)***

작성자멩이|작성시간09.06.15|조회수175 목록 댓글 0

 

   

<동물이 보는 세계, 인간이 보는 세계> 히다카 도시다카. 청어람미디어

 

힌두교의 세계관에서 세계는 ‘마야’다. 이 책을 쓴 동물학자 히다카 도시다카가 말하는 것도 바로 마야에 대한 이야기다. 1930년 독일의 웩스쿨이 제시한 움벨트 개념을 풍부하게 발전시켜 현대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책이다. 원래의 움벨트는 주체가 되는 동물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인식하고 구축한 주변세계를 말한다. 여기서 객관적 세계란 없다. 감각이라는 인식기관을 통해 파악되고 구축된 세계이기 때문이다. 인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인간의 객관세계란 곧 인간이 바라본 움벨트라는 한계에서만 객관세계인 것이다. 이쯤 되면 칸트가 말했듯, 물자체의 진실 내지 진리는 알 수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히다카 도시다카도 일루전이라는 개념을 움벨트 대신 사용하고 있다. 지나친 인간중심주의 시각을 흔들기 위해서라도 일루전이라는 개념이 더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히다카 도시다카는 고양이, 나비, 파리, 고슴도치, 진드기, 박쥐 등 다양한 동물의 사례를 통해 공존하지만 각기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언제나 코끼리의 다리를 만지고 있었던 셈이고, 결국 코끼리 다리 만지기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히다카 도시다카의 탁월함은 동물학적 사례와 개념을 인간과 문화 일반에 적용하는 과감함과 풍부함에 있다. 그는 성경과 일본 고전에 나비나 잠자리가 거의 등장하지 않음에 주목한다. 그때도 나비와 잠자리는 흔한 곤충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인류의 인식범위와 대상이 지속적으로 변하면서 이들이 대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동설과 윤회설, 그리고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일루전의 예 아닌 것이 없다.

어느 정도 상식화된 내용이고 주장이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움벨트와 일루전의 세계관을 새롭게 만나는 재미가 톡톡하다.

갑자가 코끼리가 휘이잉 운다.

 

= 책 속에서 =

 

저마다 주체가 되는 동물은 주변 환경에서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웩스쿨은 이 세계를 ‘환세계’, 즉 ‘움벨트Umwelt'라고 불렀다. 움Um은 주변이고 벨트welt는 세계다. 즉 동물의 주변세계는 단순히 주변을 둘러싼 세계가 아니라 주체가 의미를 부여한 세계라고 웩스쿨은 주장했다. ...

동물은 자신이 구축한 환세계가 현실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다른 동물, 특히 우리 같은 인간이 보기에 그 세계는 분명히 현실과 다르다. 어떤 의미에서 일루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동물은 현실이 아니라 일루전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그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지각의 틀에 기초를 두고 구축된 환세계, 그 속에서 살고 그 세계를 보고 그 세계에 대응해서 움직인다는 뜻이며, 이것이 곧 살아간다는 것이다.

 

 

= 차례 =

 

 들어가며_세계를 보는 방식

1. 고양이가 인식하는 세계
고양이가 인형을 두려워한 까닭은?
평면과 입체의 혼동
문에 붙인 고양이 그림

2. 의미로 이루어진 세계
진드기는 기차일까, 기관사일까?
의미가 없다면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나의 방, 서로 다른 풍경
동물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3. 각양각색, 나비들의 세계
호랑나비의 외길 인생
배추흰나비는 초원이 좋아
환경과 환세계의 차이

4. 소리와 움직임이 만드는 세계
고슴도치의 죽음
다양한 동물들의 환세계
비정한 모정, 어미닭과 병아리 실험
동물은 일루전의 세계에서 산다

5. 고전에 담긴 상상의 동물들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구약시대에는 잠자리가 없었을까?
페가수스, 하늘을 날다
일루전과 고전의 가치
논리적인 일루전

6.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짝짓기 상황의 일루전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화성에서 온 수컷, 금성에서 온 암컷

7.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일루전
파브르의 실험
신비한 냄새의 유혹, 페로몬
미국흰불나방 관찰기

8. 감각으로 상상할 수 없는 세계
빨강? 그게 뭐야?
인간이 영원히 볼 수 없는 색
완전히 다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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