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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애니]천년여우 여우비(***)

작성자심규한|작성시간07.05.23|조회수30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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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우 여우비>2006년, 한국, 애니메이션, 판타지, 이성강 감독

 

오랜만에 볼만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아직 스토리 구성과 깊이는 아쉬운 감이 있으나, 캐릭터나 에피소드가 많이 나아졌다. 그림도 섬세하고 부드럽다. <마리 이야기> 환상과 내면적인 우수가 <여우비>에도 이성강의 개성으로 약간 배어 있는 것 같지만, 훨 가볍고 자연스러워 이젠 개성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소재 면에서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있다. 영화 <구미호>도 그렇지만 우리 전통의 것엔 현대화할 만한 아이디어의 보고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타나는 여러 캐릭터들을 볼 때 그런 걸 더 실감한다. 전통적 사유방식과 세계관 자체가 애니메이션엔 늘 생생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영화를 보며, 영화 자체에는 나오지 않지만, 나는 여우비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었다. 햇살 좋은 날 내리는 비는 아무래도 현실세계보다 다른 세계를 언뜻 엿보는 느낌을 준다. 명계다 연옥을 보는 듯한 느낌말이다. 여우비 내리는 날의 배경으로 이별이나 죽음을 그린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우비를 비롯해 외계인, 영혼의 비둘기, 명계로 가는 호수, 영혼의 새장, 그림자 탐정 등 재미난 공간과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악몽을 쫓아내다는 깃털 달린 둥근 원의 거미줄을 보니 반가웠다. 드림캐처라고 인디언들의 물건인 모양인데, 히말라야와 라오스 소수민족 마을을 갔을 때 실을 거미줄처럼 엮은 드림캐처를 본 적 있기 때문이다. 이왕 사용했으면 드림캐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어땠을까 싶고,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환경파괴, 문명, 소외, 구원 등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애니메이션도 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 ‘로보트 태권 브이’를 봤는데, 졸리고 지루해서 혼났다. 어릴 때 어떻게 그런 걸 봤는지 모르겠다. 너무 뻔하고 너무 느리고 대사고 뭐고 엉성하다. 그런 만화와 이 만화를 보면 세월의 격차를 한순간이다. 아무튼 한국 애니메이션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방문한 사이트, http://tong.nate.com/dudwns1502/36373168 에서 나도 이 영화를 보았다.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좋은 영화가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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