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 핑크> 도리스 되리 감독, 드라마, 독일, 104분, 1994년
이 영화의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역시 친구 오르페오가 파니의 생일케익을 들고 에디뜨 피아프의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를 부를 때다. 외롭고 버림받은 느낌에 따스하고 뜨거운 위안과 힘을 주는 음성이 역시 같은 처지가 된 동성애자인 오르페오의 립싱크로 화면을 넘어 전달된다.
이 영화는 여성의 영화다. 여성의 문법과 색채 감수성이 넘친다. 논리적이기보다 감성적이고 시각적인 감각이 넘친다. 더이상 전통적 사랑이 불가능한 도시 직업인으로서의 사랑에 대한 낭만과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하진 사랑의 방식, 그리고 소외들.... 이런 도시감각이 우울하지 않고 유모러스하게 표현하는 것이 도리스 되리의 장점인 듯 하다. 그의 절망은 절망이 아니다. 그건 마치 에디뜨 피아프의 노래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하지만 감독의 영화를 더 낙관적이게 하는 것은 그녀의 동화적 상상력이 가진 유모어감 때문이 아닐까?
= 시놉시스 =
운명의 남자를 향해 용기있게 돌진하자!!!
여자가 서른 넘어서 결혼할 확률은 원자폭탄에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남자가 자신을 찾아와 주길 바라는 자의식 강한 29세 노처녀 파니 핑크. 공항에서 소지품 검색원으로 일하는 파니는 카세트를 들으며 마인드 콘트롤을 하고, 친구가 데이트할 때 그녀의 아이를 봐주고, 죽음의 과정을 연습하는 강좌를 들으며 자신이 잠들 관을 짜서 방에 두는 엉뚱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그녀는 이렇게 무미건조한 일상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흑인 심령술사 오르페오가 파니에게 운명의 남자를 예언해준다. 하지만 오르페오의 예언은 빗나가고 파니는 또다시 슬픔에 빠지지만, 오르페오가 떠난 후 드디어 운명의 남자를 만난다. 23이라는 숫자가 그 남자의 징표. 아침 출근길에 2323번을 달고 있는 블랙 재규어를 보았을 때 파니는 운명을 믿게 되고 정열적으로 달려드는데... 과연 그 남자는 파니 핑크의 운명적인 남자가 맞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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