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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가와 어부노인(04년7월26일)

작성자심선생|작성시간05.07.15|조회수35 목록 댓글 0
안녕하세요. 사랑산입니다. 혹 잊으시지 않았나요?^^
책을 읽다가 자주 만나는 이야기 하나를 인용하지요.

담뱃대를 문 채 고깃배 옆에 느긋하게 누워 있는 어부를 보고 어느 실업가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왜 고기를 안 잡는 거요?"
"오늘 잡을 만큼은 다 잡았소."
"왜 더 잡지 않나요?"
"더 잡아서 뭘 하게요?"
"돈을 벌어야지요. 그러면 배에 모터를 달아서 더 깊은 바다로 나가 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잖소. 그렇게 되면 나일론 그물을 사서 고기를 더 많이 잡고 돈도 더 많이 벌게 되지요. 당신은 곧 배를 두 척이나 거느릴 수 있게 될 거요. 아니, 선단을 거느릴 수도 있겠군. 그러면 당신은 나처럼 부자가 되는 거요."
"그런 다음엔 뭘 하죠?"
"그런 다음엔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는 거지요."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빌게이츠 개인이 가진 재산이 사하라 아프리카 남쪽의 모든 사람이 가진 재산을 합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이야기의 실업가를 빌게이츠라고 하거나, 여러분이나 혹은 저로 생각해보세요. 상관 없을 겁니다. 실제로 우리는 무한소유의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왜'라고 묻기 전에 소유를 위한 경쟁에 바쁘죠. 하지만 이야기의 노인 또한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어느 귀퉁이에 여전히 살고 있을 겁니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지.... 빌게이츠가 되기 위해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다면, 그래서 쉼에 대해 잊고 있다면, 무더위의 그늘에서 하루쯤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하고, 쉬어보세요!(너무 잔인한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하나 더 인용하겠습니다.

우리는 굉장한 바보들이다. 우리는 말한다. "그는 인생을 게으름 속에서 보냈다" 또는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 당신은 살아 있지 않았는가? 삶이야말로 당신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빛나는 과업이다.

혹 우리는 미래의 환영에 가까운 행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잃어버리고 있지 않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에 있지 않을까요? 삶이란 도대체 어디 있는 건가요?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게 아닐까요. 미개한 촌로의 행복이 지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일 수 있을 겁니다.

아 이 더운 여름날, 여러분께 몇달만에 띄운 편지로 이런 고문을 해대는 멩이를 용서하시기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사랑산에서 멩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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