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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천자와 무수왕

작성자심규한|작성시간06.10.25|조회수29 목록 댓글 0
당태종(唐太宗)이 사람으로서는 최상의 지위인 만승천자(萬乘天子)가 되었건만 땅이 넓고 백성이 많을 뿐 아니라 오랑캐가 사방에서 침입하면 진압하여야 하는 등 날마다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이러니 내가 복을 받아서 천자는 되었지만 자기 팔자가 걱정이 많아서 죽을 지경이다.
중국에 음양꾼이 많은데 당태종이 자기와 같은 사주(四柱)를 가진 자를 천하에 조사를 해보니 두 사람이 나와서 둘 다 불러 사는 형편을 물었다.
한 사람은 잠만 자면 꿈에 천자 행세를 하는데 천하재물이 제 것이요 만조백관(滿朝百官)과 삼천궁녀를 거느리지만 잠만 깨면 먹는 것도 어려워 근근이 지낸다고 한다. 땅 위에 천자가 둘이 되어서는 안 되니 하나는 꿈속에서 천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한 사람에게 형편을 물으니, 신(臣)은 아들이 여덟 명인데 모두 만석꾼이 되어서 팔만석꾼이라 정월 초하루부터 이레씩 아들 여덟이 번갈아가며 좋은 비단옷과 진수성찬으로 지성스런 대접을 받는단다. 그래서 이 사람이 천자인 나보다 복이 더 나으니 걱정을 좀 주어야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천자가 야광주(夜光珠) 구슬 두 개를 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는 하는 말이 “우리가 동갑이고 그러니 봄에 꽃도 피고 좋은 시절에 내가 부르면 와서 화전도 하며 하루 잘 놀아보세. 그때는 가져갔던 야광주를 다시 가져 오너라” 하였다.
부자 동갑의 집은 황하수 건너에 있었다. 천자는 신하를 보통 옷으로 갈아입히고 부자가 돌아가는 배에 같이 타게 하였다. 그리고서는 나라에서 하사(下賜)한 야광주를 사정사정해서 본 뒤 물속에 풍덩 빠뜨려 버렸다. 부자는 그 사람을 죽일 수도 없고 큰일났다 하고 이젠 내가 죽게 되는구나 하며 태산 같은 걱정을 하며 있는데, 사흘이 지난 어느 날 황하수 강변에 사는 소작인이 잘 보이려고 큰 잉어를 가지고 그 집에 왔다. 그 잉어의 뱃속을 갈라보니 그 속에 이 야광주가 있지 않는가. 그래서 사흘 만에 걱정이 없어져버렸다.
복을 워낙 많이 지어놓으니 잉어란 놈도 구슬을 먹는 것인 줄 알고 삼켜두었다가 잡혀서 그 집으로 갔다. 자기가 지은 복은 외상이 없으니 오른손으로 주고 왼손으로 받는 법이다.
그 이듬해가 되자 그런 일이 있는 줄 모르는 천자는 구슬을 잃어버린 황하수 건너 사는 부자가 근심걱정으로 피골이 상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상 외로 그 부자는 얼굴이 좋아져서 동갑내기 다른 사람과 함께 오는 것이 아닌가.
천자 앞에 나타나서 구슬을 내어놓으니 어찌된 영문인가. 그때 그 신하를 불러 구슬을 물에 집어넣으라고 한 명령을 거역한 것이 아니냐고 호령을 하였다. 신하는 분명히 물에 넣었다고 대답하면서 그 부자에게 물어보라고 물었다.
그 부자가 구슬을 도로 찾게 된 내력을 말하니 천자는 “아이구 복을 지은 자는 어떻게 해볼 수 없다. 네가 천자보다 복을 더 받기에 걱정을 좀 주려고 일부러 그렇게 시켰더니, 이 구슬이 고기 뱃속에 들어갔다가 걱정을 면케 해주는구나” 하고는 두 동갑내기에게 “호(號)를 하나씩 주겠는데 나는 낮으로 천자 노릇을 하고 가난뱅이 너는 밤으로 꿈속에서 천자 노릇을 하니 너는 몽천자(夢天子)이고, 황하수 건너 사는 부자는 근심이 없으니 무수왕(無愁王)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니 지혜와 복을 닦으면 자기가 받지 다른 데로 가는 것이 아니다.


멩이 군말 : 복이 뭔지..., 하여튼 소위 복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없다. 불교의 인과법칙에 따르면 지은 대로 받는다. 그래서 현생의 받는 것을 보면 전생의 지음을 알 수 있고, 현생의 일을 보면 내생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래도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가짐일 터. 가난과 부로부터 모두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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