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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장자의 세 이야기(06.12.13)

작성자심규한|작성시간06.12.13|조회수48 목록 댓글 0

                                                      장자와 해골의 대화


장자가 초(楚)나라로 가는 길에 앙상한 해골을 보았다. 그는 채찍으로 해골을 두드리며 물었다.

“너는 살기만을 탐하고 도리를 잃었기에 이 꼴이 되었느냐. 아니면 나라를 망치는 죄를 지어 이 꼴이 되었느냐. 그렇지 않으면 나쁜 짓을 하다가 부모와 처자에게 치욕이 돌아갈까 겁을 먹고 자살하여 이 꼴이 되었느냐. 혹은 추위에 얼고 굶주린 끝에 이런 꼴이 되었느냐. 그렇지도 않다면 네  수명이 그뿐이더냐.”

그러다가 장자는 그 해골을 베고 잠이 들어버렸다. 해골이 꿈속에 나타나 말했다.

“당신이 하는 이야기는 마치 저 변론가들의 말과 똑같구나. 당신이 말하는 것은 모두 인생의 괴로움뿐이지만 죽으면 그런 것도 없어지는 법이다. 당신은 죽음의 즐거움에 대해 들어보고 싶지 않은가?”

장자가 대답했다.

“좋소.”

해골이 말을 이었다.

“죽음의 세계는 군왕도 신하도 없고 계절마다 해야 할 일도 없다. 다만 천지와 더불어 유연하게 세월을 보낼 뿐이다. 왕도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지.”

장자는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었다.

“내가 목숨을 주관하는 신령에게 부탁하여 그대의 육신을 부활케 하고 그대의 뼈와 살과 피부를 예전처럼 만들어 그대의 부모처자와 고향의 친지들에게 보내주겠다면 당신은 어찌하겠소?”

해골은 눈썹을 찡그리고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어찌 군왕 같은 즐거움을 버리고 다시 인간의 고뇌를 반복하겠는가. 그런 말은 하지도 말라.” - <장자>

 

 


                                                    죽은 아내 엎에서 부르는 노래


장자의 아내가 세상을 뜨자 혜자(惠子)가 조문을 갔다. 혜자가 장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장자는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장구를 두드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혜자는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당신의 아내는 평생을 같이 살았고 함께 자식을 길렀으며 당신을 위해 살다가 늙지 않았는가. 그런 부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곡을 하지 않는 것은 도 모르겠거니와 장구를 치면서 노래까지 한다는 것은 심한 일이 아닌가?”

장자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네. 아내가 죽었는데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나 지금 내 아내는 천지라는 거대한 방 안에서 편안히 잠자려는 것이니 내가 시끄럽게 곡을 하기보다는 즐겁게 축원해주어야 하지 않겠나?”  - <장자>



                                                             장자의 장례


장자가 죽음을 앞두었을 때 제자들은 그를 성대히 장례 지낼 계획을 하고 있었다. 장자가 말했다.

“나는 천지를 관이라 생각하고 해와 달과 별을 구슬로 보고 세상 만물은 나를 위한 장식이라고 생각해 왔네. 나를 장사 지내는 장식물이야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 이상 아무 것도 필요치 않으니 나의 시체를 산에다 버리려무나.”

제자들이 말했다.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먹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장자가 말했다.

“땅 위에 버려두면 까마귀나 솔개가 먹을 것이요. 땅 밑에 묻으면 개미가 먹을 것인즉, 모처럼 까마귀나 솔개가 먹게 되어 있는 것을 빼앗아 개미에게 주는 것도 또한 불공평한 처사가 아니냐.”  - <장자>


 

멩이 생각 : 엄밀히 말하면 죽음은 역시 돌아감이다. 그리고 삶에 집착이 강한 사람을 제외하면 죽음 이후를 슬픈 세계로의 진입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매일 잠이라는 죽음을 체험하면서 사람은 죽음을 낯설어 할 뿐이다. 천지자연의 시각을 회복하면 죽음을 더 합리적으로 죽음답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장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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