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과 뽕나무이
우리 집은 벌레가 많다. 모기도 많다. 그래서 새도 많고 시끄럽다.
내가 좋아하는 뽕나무에는 유난히 달고 맛있는 오디가 열린다. 근데 하얀실처럼 늘어지는 뽕나무이도 매년 생긴다. 깨끗한 오디를 먹고 싶은 마음에 2~3년 물을 쏘기도 하며 뽕나무이를 떨구기도 했지만 퇴치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뽕나무이가 번창하도록 그냥 내버려 뒀다. 오디를 털어먹기보다 간혹 따먹으면 되지 하고 생각을 바꿨다. 그랬더니 오디를 먹는지 뽕나무이를 먹는지 참새들이 자주 날아왔다. 뽕나무이도 기세가 누그러지더니 실 날리는 것도 없어지고 줄었다. 물론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벌레가 있으니 역시 좋다.
한편 서울을 다녀올 때 항상 장성을 지나오는데, 장성의 산들은 소나무재선충으로 여기저기 붉다. 장성에서는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포기한 것 같다. 군데군데 살아남은 곳도 있지만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들과 고사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장성의 산들은 더 쉽게 활엽수종으로 바뀌겠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내버려두는 장성의 산림정책이 좋아보였다. 직무유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소득을 위해 작물을 재배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잡초와 해충으로 불리는 벌레들도 웬만하면 내벼려 둔다. 서로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관계를 발견하는 게 재밌다. 내가 모르는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맛은 볼 수 있지 않은가?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