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사 선각마애안면불
맙소사!
금곡사 입구 벼랑에 세겨진 흐릿한 음각의 윤곽이 이제야 보였다.
단순히 마애불이라고 생각했는데, 모양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선의 대칭성이 점점 보이면서 부처님 얼굴이 커다랗게 새겨진 것이 아닌가?
전신상이 아니라 안면상이었다.
근데 이걸 알아본 사람이 여태 없었다니, 그것도 놀랍다.
좌우대칭이 딱 맞다.
미리 의도를 갖고 윤곽선을 정확히 그리고, 선각했음에 틀림없다.
거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흐릿하지만 명확하게 마애불의 의식을 갖고...
부처님 안면상으로 보면 화공의 솜씨처럼 정확하다.
선각선이 저렇게 흐린 이유는 간단하다.
암석이 단단한 규암이기 때문이다. 석영사암의 변성암인 규암은 단단하여 조각과 연마가 거의 불가능하다.
오랜 시간 풍화되어 각을 이루며 커다란 덩어리로 쪼개지는 모습을 금곡사 입구 바위들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쪼개진 면에 정으로 쪼는 대신 송곳이나 날카로운 끌로 긁는 방식으로 선각했을 것이다.
공력이 몇 배나 더 들 수밖에 없다.
강진에서 해남 땅끝까지 어어지는 거대한 규암맥이 능선을 이루는데 하필 금곡사 입구에서 쩍 벌어졌다.
미륵은 바로 규암맥의 얼굴로 새겨졌다.
강진읍내에서 병영을 가려면 이곳 앞을 지나야 하고, 이곳이 바로 금곡사의 대문에 해당한다.
미륵불이 정면으로 내려본다. 앞에는 지금 풀숲에 묻혀 있지만 윗면이 평평한 바위가 있는데 불단이었을 것이다.
미륵불 앞에 길손과 참배객은 분명 불단에 작은 제물을 올려놓고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나의 망상일까? 왜 이것은 내게 보이고 남에겐 안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