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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여행후기

천연 대숲과 갈대의 만남, 하동 신월 대나무숲

작성자이종원|작성시간22.05.16|조회수355 목록 댓글 4

천연 대숲과 갈대의 만남, 하동 신월 대나무숲

대나무숲 하면 울산 태화강을 떠올리는데 실은 하동 섬진강변에도 근사한 대숲이 있다. 수령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인공림이 아니라 자연숲이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

하늘 한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고 한적하며 미로처럼 얽혀 있어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이 숲에서 그 실마리를 찾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 멋진 숲은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비게이션에 ‘하동포구’ 검색하고 이곳에 차를 주차하고 500미터쯤 되는 횡천교를 건너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하기 힘든 점이 건강한 숲이 된 이유이기도 하겠다.

 

하동 포구라서 ‘고풍스러운 항구겠지’ 내심 기대를 했는데 요트 정박장처럼 부교를 띄어놓은 형태다. 그래도 이 포구를 통해 섬진강 재첩잡이 수시로 배가 드나든다. 저 멀리 빨간색 섬진강 대교가 보인다. 건너편은 광양.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도시는 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하동송림의 동생뻘 쯤 될 것 같은 하동포구공원은 은근히 솔숲이 좋아 걷기만 해도 박하사탕을 입에 문 것처럼 가슴이 싸해진다.

나무에 엉덩이를 붙이고 재첩잡이 배를 구경해도 좋고 건너편 전남 광양 사람들이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 내 목적지는 섬진강 대나무숲. 이곳을 가는 유일한 방법은 횡천교라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아래의 물은 횡천강, 지리산 삼신봉에서 발원해 청학동, 적량을 거쳐 섬진강에 몸을 섞는 하동의 귀한 물길이다.

 

은근히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 괜찮다. 대숲 속에 들어가면 전체 윤곽을 확인할 수 없지만 이렇게 먼발치에서 대숲과 섬진강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갈대밭이 무성한 신월습지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실은 이 19번 도로는 4월 초면 벚꽃길로 장관을 이룬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대나무 숲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마스크는 던져버리고 마음껏 심호흡을 해본다.

 

숲의 맑은 공기가 폐부를 찌른다. 미로 같은 대숲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싶은데 옆에 19번 도로에 차가 씽씽 달려 위치를 파악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이 숲에서 대나무로 만든 의자가 가장 맘에 든다. 숲 한가운데에도 있고 섬진강을 조망하는 곳에도 놓여 있다. 숲멍, 강멍, 산멍 등 멍하니 바라보기 만해도 평온하다.

 

대숲의 행복 속에서 빠져나오니 신월습지가 반긴다. 섬진강변을 따라 하염없이 데크길이 이어졌다. 가을날 햇볕에 반사된 갈대는 또 얼마나 멋지며 섬진강의 자양분을 빨아먹은 대숲의 키는 얼마나 자랄까?

 

가을에 다시 하동을 찾아야 할 이유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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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장암 | 작성시간 22.05.16 지리산을 품고 있는 하동은 볼것이 많더라구요
    대장님 덕분에 갈곳이 더 많이 생겼는데 ㅠㅠ

    많이 걷지 못 하니 슬퍼요 ㅎ
  • 작성자*늘푸름* | 작성시간 22.05.17 와! 이런 천연숲이!
    감사합니다^^
  • 작성자기다림 | 작성시간 22.05.17 하동 정보 고맙습니다💕
  • 작성자인덕원참새 | 작성시간 22.05.18 답사 코스로 아주 좋겠네요.

    대장님은 슬슬 바빠지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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