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거닐다. 거제 파노라마케이블카
난 케이블카 반대론자다. 무지막지한 철제 구조물도 싫고 생태파괴의 주범 중에 하나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다리가 부실해지고 허리까지 말썽을 일으키자 맘이 바뀌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마라. ”
먼발치에서 보는 것도 고마운데 편안하게 산 정상에 올라 거침없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케이블카 덕분이다. 이러면 안되는데~~내가 그만큼 늙었다는 반증이다.
금년 4월부터 ‘거제의 바다 풍경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럽다’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노자산을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체력이라면 만약 이것이 없었다면 이 풍경을 영영 만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학동몽돌해변에서 시내 쪽으로 가다보면 학동고개가 나오는데 여기에 하부 사계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3층 건물에 부대시설까지 잘 갖춰 이곳만 둘러봐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케이블카 탑승장은 3층. 캐빈마다 분홍색 밸리 곰이 있는 것이 특징.
예쁜 곰과 인증샷 찍기 그만.
만약 크리스탈 캐빈을 타면노자산 녹음을 발 밑에 두고 오르게 된다. 1.5km 6~8분 정도가 소요된다.
바람이 세게 불면 캐빈이 흔들릴 뿐 아니라 시간까지 지체된다. 정상에는 안개 끼는 날이 많으니 이때 올라가면 무진 속에 빠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차라리 안 오르는 것이 좋다.
노자산은 명산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춘란과 풍란이 지천이며 전설의 새인 팔색조까지 서식한다. 케이블카로 이 신비로운 산을 발밑에 두고 오르는 것이 죄스러울 따름이다.
먼발치에 거제 자연휴양림도 보인다. 8부 능선쯤 오르자 하늘이 열리더니 구름과 바다가 품에 안긴다. 이 맛으로 케이블카를 타나보다. 그러나 이는 그저 애피타이저 풍경에 불과하다.
상부주차장의 이름은 ‘윤슬주차장’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3층에 올라가면 360도 시야가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내도, 외도, 해금강. 홍포, 저구 등 거제의 보석 같은 섬과 어머니 같은 항구가 혼을 쏙 빼놓는다.
거기다 통영의 비진도, 한산도, 욕지도, 매물도 등 섬 풍경과 리아스식 해안이 만들어낸 그림에 동공은 마구 흔들린다. 절대자가 그림을 그렸다면 이런 풍경을 그려낼 것이다.
왜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몸을 360도 돌리며 확인하기 바란다.
해질 무렵 노을 풍경은 가히 선경이다. 바다는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이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줄기는 빛커튼을 만든다.
왜 상부주차장의 이름표에 ‘윤슬’ 이란 이름을 더했는지 단박에 알게 해준다.
윤슬주차장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800미터 쯤 걸으면 노자산 정상. 넉넉잡고 왕복 1시간이면 시간이 남는다. 거기가 힘들다면 왼쪽으로 3분 정도 계단을 오르면 원형구조의 전망대가 나온다.
밧줄로 얽혀놓은 3층 그물 전망대로 맨 꼭대기가 눈 맛이 가장 시원하다.
파도위에 출렁거리는 것처럼 그물에 몸을 던지고 바다를 감상해보라.
여행팁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www.gjcablecar.com 055-637-3311)
-09:00~20:00(하계) / 09:00~19:00(동계)
-일반캐빈(왕복) 대인 15,000원/크리스탈캐빈(왕복) 대인 20,000원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레오4804 작성시간 22.07.31 저도 케이블카 반대론자지만 거제도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니 한번 타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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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향기야 작성시간 22.08.01 정말 대단하네요~~
환상의 풍경들을 다 볼 수 있다는것이 더 없이 감사하네요 자연그대로 놔 두는것도 좋지만요~^^ -
작성자팔색조 작성시간 22.08.12 두고 온 제2의고향ㆍ
대화명으로 쓰는 닉이
3개나 들어있군요ㆍㅎ
떠나보면 그리운곳ㆍ
헤어져보면 아는 사람
없어져보면 귀한 물건
뒤돌아보면 더 좋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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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글이 노자산의 위력을 더 빛나게 합니다ㆍ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