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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린 만년필의 역사 (3) : 노작-1

작성자마티스|작성시간12.11.26|조회수1,449 목록 댓글 9

 

콘클린 만년필의 역사 (3) : 노작-1

 

 

피스톤 필링(piston filling) 만년필의 역사는 1929년 독일의 펠리칸 사가 제작한 Pelikan 100 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펠리칸 사가 이 모델로 만년필 시장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지 겨우 2년이 지난 1931년 미국의 오하이오 주 톨레도 시에 위치한 콘클린 만년필 회사에서 미국 최초의 피스톤 필링 만년필 노작 Nozac(no sac, sac-less)을 출시한다. 이는 당시 콘클린 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Andreas Bienenstein(U.S. Patent No. 1902809)에 의한 것이다.

 

 

 

 

“손목시계처럼 돌릴 수 있는 펜 : the pen that winds like a watch”라고 광고했듯이 노작은 1년 전 출시된 기존의 유선형 모델인 Endura Symetrik의 몸통에 피스톤 필링 장치를 장착한 것이었다. 당시 6~10 달러에 판매하였으며, 같은 크기를 가진 다른 경쟁 회사 제품에 비해 잉크 저장량에 있어 월등하였다. 또 특별히 제작된 피드로 인하여 잉크의 흐름이 풍부해졌고, 글씨 쓰기가 쉬워졌다. 콘클린 사는 처음에는 이 새로운 펜을 ‘Endura Nozac'이라고 명명하였고, 'Nozac Symetrik' 이라고 광고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점차 ‘Conklin Nozac'으로 이름이 정착되었으며, 이는 당시 미국에서 제작된 가장 우수한 sac-less 만년필이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demonstrator 펜을 따로 제작해 판매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새 펜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당시 관행이었다. 미국 만년필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진보를 이룬 콘클린 사의 노작은 투명한 demonstrator 펜으로서 가장 이상적인 대상이었다. 아래 보이는 펜이 초기의 투명한 몸체를 가진 노작이다. 투명 창의 일부는 잉크로 인해 변색을 일으킨 상태이다.

 

 

 

피스톤 필러의 장점 외에도 노작은 잉크의 흐름이 개선된 새로운 피드를 개발하였다. 또 잉크가 새나가지 않게 캡 내부 장치를 개발하였다. 콘클린 사가 1920년대에 개발한 중앙에 고정 장치를 가진 둥근 모양의 클립은 상당히 우수한 것이었는데, 초기와 이후 노작들에도 그 클립을 장착하였다. 그러나 최상위 모델의 노작에는 Andreas Bienenstein가 디자인한 유선형이면서도 샤프한 모양의 클립을 장착하였다. 이는 Sheaffer 사의 이후 모델인 ‘요골(radius)’모양의 클립의 생김새와 비슷하다. 1935년경에는 아주 부드러운 필감을 선사하는 새로운 'Cushon Point'닙(1) 을 장착하였다.

 

 

 

 

 

 

 

 

아르 데코 Art Deco(2) 양식이 1920년대와 1930년대 초기의 디자인에 엄청난 영향을 준바 있다. 노작의 긴 원기둥의 형태를 가진 어뢰 모양은 아르 데코 스타일이 잘 적용될 수 있다. 노작이 출범한지 약 1년 후에는 Andreas Bienenstein이 디자인한 12각을 가진 몸통의 노작을 출시하였는데, 이는 한 줄씩 교대로, 즉 한 줄은 투명하게 한 줄은 채색을 하여, 펜 사용자가 투명한 줄을 통하여 잉크 잔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초기의 둥근 몸체와 두 줄의 가는 캡 밴드, 클립 위에 반짝이는 초생달 문양 역시 Andreas Bienenstein의 풍부한 상상력의 소산이었다.)

 

노작의 장점인 풍부한 잉크 저장량을 강조하기 위해 1932년 "Word Gauge" 를 고안하였다. 펜의 몸통에 1-M, 2-M 식으로 새겨 넣어서 어느 정도의 글자를 쓸 수 있는지 잉크 잔량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서 M은 글자 1000자를 의미한다. 그래서 콘클린 사는 “잉크 게이지가 없는 만년필은 마치 휘발유 게이지가 없는 자동차와 같다 : A pen without a Word Gauge is like a car without a gas gauge"라고 광고하였다. 아래 소개된 노작은 전형적인 5-M Word Gauge를 가진 노작이다. 한 번 잉크를 채우면 5000자를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형 노작은 7500자까지 쓸 수 있는 잉크 저장량을 가졌다.

 

 

 

1930년대는 유독 화려한 색상의 펜들이 많이 생산되었다. 이는 1931년 시작된 대공황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을 상쇄하기 위한 반작용 심리의 반영이기도 하고, 펜의 경우 셀룰로이드로 제작하기 시작하여 디자인이 상당히 자유로워진 탓도 있다. 이 시기에는 의상의 색상, 차의 색상 등도 화려하기 그지없으며, 영화에서도 Technicolor 의 시대가 열린 때이다. 콘클린 노작도 이 대열에 참여한 결과인 셈이다. 콘클린의 많은 아름다운 펜들 중 특히 이 시대를 빛낸 눈부신 디자인은 헤링본 Herringbone 노작이었다. 아래 소개된 것은 적색/은색 문양의 헤링본과 단일 은색 문양의 헤링본 노작이다.

 

 

 

 

 

 

(1) 콘클린 사가 시카고 그룹에 매각되기 직전에 개발하였다. 기존의 영어 단어 cushion으로는 특허를 낼 수 없기 때문에 i를 뺀 Cushon으로 특허를 득하였다. 이 닙에 Cushon Point를 새기고 이전의 초생달 모양의 공기 구멍 대신 빗금이 쳐진 초생달 문양을 크게 새겨넣었다. 이 초생달 문양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얄굿게 히죽 웃는 채서 고양이 Cheshire Cat의 이빨 드러난 입모양을 닮았다.

 

(2) 1920년대에 시작하여 1930년대에 서유럽과 미국에서 주된 양식으로 발달한 건축과 장식미술 : 1925년 파리 '국제 장식미술 및 현대산업 박람회'에 이 성향의 작품들이 처음으로 출품된 데서 유래된 것이다. 아르 데코는 후일 유행으로 발전한 모더니즘을 대표했다. 이 양식의 작품들에는 사치스런 수제품과 대량생산되는 세공품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부유함과 세련미를 상징하는 맵시 있고 반(反)전통적인 우아함을 창조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이 양식의 특징은 단순함, 깔끔한 형태, 유선형 같은 외양, 구상주의 형태에서 나온 기하학적이고 양식화된 장식과 매우 다양하고 값비싼 재료-천연재료로 비취·은·상아·흑요석·크롬·무색수정 등과 인조재료로 플라스틱 특히 베이클라이트, 바이타글라스, 철근 콘크리트 등-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 계속해서 콘클린 만년필의 역사 (4) 를 올릴 예정입니다. 많은 조언 바랍니다.

 

※ 이 글은 Richard Binder 씨의 richardspens.com 에서 찾은 자료와 미국과 영국의 옛 펜들을 다룬 Andreas Lambrou 의 저서 Fountain Pens를 중심으로, 몇 권의 책들의 내용을 모아 번역 작업을 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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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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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막여우 | 작성시간 12.11.26 흥미롭네요. 잘보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티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1.26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티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1.27 네 감사해요^^.
  • 작성자무심검객 | 작성시간 13.09.20 김소운님의 외투라는 수필을 읽어보면 콘클린 만년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바로 이 만년필이었군요. 귀한 만년필이라고 써 있더라구요.
    구경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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