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펠리칸 M600에 에델슈타인 토파즈 잉크만을 채워 써오면서,
펠리칸 펜에 대한 어떤 편견 같은 게 있었습니다.
닙도 너무 경성이고 흐름도 박하다는 생각이었죠.
게다가 가끔 헛발질이 날 때면, 펠리칸의 품질을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파커 큉크 블루를 넣어 쓰면서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EF닙이지만 흐름도 충분했고, 노트 위를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써지더군요.
글씨를 쓰는 게 즐겁게 느껴질만큼 말이죠.
사실 에델슈타인 토파즈의 블루는 옅은 파랑에 약간의 보라빛이 섞인 색이었는데,
큉크 블루는 제가 생각한 진짜(?) 블루에 가까워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흐름이 풍부하여 필기 직후 종이 위에서 반짝이는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그러면서도 'quick-drying ink'라는 이름만큼 신속하게 건조하면서 적절한 농담을 남기는 뒷맛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진한 블루였으면 딱 좋았겠다는 욕심도 있지만,
그런 잉크는 반대 급부의 단점들이 꼭 있는 것 같습니다. (예: 플래티넘 안료 잉크)
세상 만사가 그렇듯이 모든 게 좋을 순 없는 법이고,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더욱 파커 큉크 잉크의 균형 감각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추신: 로디아 노트에 검은색 글씨는 새로 산 라미 2000 F닙으로 쓴 것입니다.
F닙이지만 펠리칸 EF보다 가늘게 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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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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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CONTAX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0.07 다음에는 워셔블 블루도 도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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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봄날의곰 작성시간 13.10.07 이상하게 다른 블루는 많이 써봤는데 파커 블루는 안써봐서 오늘 한통 주문했습니다.^^ 선입견이 있나봐요 그런데 파카 블루하고 워터맨 블루하고 어느 것이 더 흐름이 좋을까요? 역시 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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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CONTAX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0.07 워터맨 잉크는 아직 써 본 게 없어서 답변을 못드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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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페르디단트 작성시간 13.11.02 라미 2000 f닙도 닙 양쪽이 날카롭게 컷팅되 있나요?
ef는 사이드가 각이 져 있어서 조금만 필각이 틀어지면 종이를 긁는 느낌이 나네요. -
답댓글 작성자CONTAX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1.02 Brian Goulet에 의하면 라미 2000의 F/EF닙은 필각에 따라 필감이 다르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부드럽게 써지는 sweet spot이 있다는 것인데요, 저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medium 이상의 닙을 쓰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