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로리의 1천원짜리 수성펜 아시는 분 많을 겁니다.
성능과 가격 및 필기거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베스트셀러 입니다.
저도 몇달 전 구입한 마하펜 2자루를 가지고 있습니다.
펜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녀석 잉크도 많이 들어 있고 잉크 개발(점성, 번짐, 마름성 등) 에 적지 않은 수고를 했을텐데,
이 잉크를 빼서 만년필에 쓰면 어떨까?
어림짐작으로 잉크의 양을 측정해 보니 무려 6~7 cc 나 됩니다.
통상적인 잉크 카트리지의 용량이 1cc 내외이고,
컨버터의 내용적이 보통 0.6~0.9 cc 인데 다 채우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순수 잉크의 양만 6~7 cc 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 양입니다.
일반 수성펜에 비해 5배 정도의 필기거리로, 약 5천미터 가량 된답니다.
하여간 이것을 5자루 (아주 싸게사면 총 4천원) 사서 잉크를 모으면 30cc 가 넘으니,
그 정도 양의 파이롯트 병잉크가 2500~3000원하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비싼 것도 아닙니다.
일단 지금은 생각만 있고,
멀쩡한 마하펜을 훼손하기는 좀 아까우니 당장은 어렵지만 꼭 한번 만년필 잉크로 써봐야 겠습니다.
혹시 먼저 테스트해 보실 분 있으신가요? ^^
=== 글 추가 ==================
궁금증에 바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6~7cc 는 커녕 2 cc 도 들어 있지 않았기에 만년필 잉크로는 효용성 자체가 떨어집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 마하펜이 잉크가 많은 것 처럼 교묘하게 해 놓았네요.
속은 느낌에 배신감마저 느낍니다.
최근엔 겉면 인쇄상태가 바뀌었다고 하므로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구형 마하펜은 은색의 불투명한 인쇄가 배럴 부위에 되어 있는데,
알고보니 이게 그냥 디자인이 아니라 그 쪽이 텅빈 공간을 은폐시킨 것이었습니다.
약 25 mm 의 공간을 아예 막아 놓았습니다.
(완전히 불투명한 인쇄가 시작되는 위치 근처에서 텅빈 공간이 시작됨)
또한 겉에서 보면 배럴의 두께가 1 mm 정도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절단해 보면 무려 2.2 ~ 2.3 mm 정도되어 제가 본 모든 펜 중에서 가장 두껍습니다.
그러므로 원천적으로 내부의 잉크 공간이 무척 작습니다.
하긴 그 공간을 온전히 다 채운다면 필기거리 5,000 m 가 아니라 20,000 m 는 될 것이므로,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용할 수 없겠지만 뭔가 속은 것 같은 느낌은 안습입니다.
결과적으로 만년필 잉크로 사용할 의욕은 사라졌지만,
일단 프레피 만년필에 넣어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잉크의 점성이 상당히 높아서 시필이 가능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여러가지로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잉크를 회수하여 담아 두고 프레피는 세척하여 이 실험을 종료하였습니다.
의도했던 결과는 전혀 아니라 실망스럽고, 멀쩡한 1천원 마하펜이 절단난 것은 아쉽지만,
대신 마하펜을 완전 분해하여 흥미롭고 신기한 부품들 (니들팁, 콜렉터, 두개의 심지 등)을 확인 한 것은 꽤 재미있었다 하겠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어머니의 얼굴 작성시간 09.07.06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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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닉 작성시간 09.07.09 2cc 가지고 5000m 썻다면 m200은 한 3000m 정도 쓸수 있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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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시조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11 같은 잉크량이라고 해도 필기거리엔 흐름량이나 굵기가 더 절대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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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로얄푸우 작성시간 09.07.23 꽤 획기적인 실험이라고 할수 있군요.그런데 마하펜으로 5000m 필기를 할 수 있다는것이 잘 믿기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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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히데 작성시간 09.08.05 기발하지만 좀 우려되는 실험을 하셨군요...시조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