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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이야기

<<만년필 초보자를 위한 기초적인 내용정리>>

작성자아레스|작성시간08.07.05|조회수37,891 목록 댓글 105

시간내서 제가 아는것들 정리해봤습니다..

그동안 고민도..실험도..해보면서

느낀점들과 여기저기 웹사이트와 게시판들을 보면서 배운점들을 종합해서 정리한것입니다.

궁금했던 점들이 많이 풀리시길 바랍니다..

 

질문 게시판에 글 올리기전에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네요..

혹시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1. 기본적인 명칭..

 

간단하게 자주 쓰이는 용어들만 설명하겠습니다..

  • 배럴: 몸통을 얘기합니다.
  • : 펜촉입니다.
  • 펠릿:펜촉 끝부분의 종이와 닿는 부분입니다.
          주로 이리듐이라는 백금족 원소로 만들어집니다.
  • 슬릿:펜촉의 하트홀부터 펠릿사이의 공간을 얘기합니다.
  • 피드:펜촉 아래의 플라스틱(혹은 다른재질)이며 잉크가 흐르는 통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피드의 역할>

    피드에는 잉크 탱크로부터, 닙의 하트구멍의 부분까지 가는 도랑이 파져 있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잉크가 항상 공급됩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가는 도랑외에 다수의 도랑이 파져 과잉 공급된 잉크를 일시적으로 모아 두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2. 잉크흐름이 좋다? 혹은 나쁘다?

 

같은 종류의 펜에서 잉크 흐름이 좋거나 나쁜것은 슬릿의 간격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슬릿의 간격이 좁으면 잉크가 잘 나오지 못해서 흐름이 나빠지고
         간격이 넓으면 잉크가 많이 나와서 흐름이 좋아집니다.

  • 잉크 흐름이 나쁘면 흐리게 나오게 됩니다. 잉크 성분이 못빠져나오고 주로 물만 빠져나오는 결과입니다.
    그리고 잉크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슬릿을 좌우로 넓히거나 좁히면 됩니다.
    상하로 움직이게되면 피드와의 밀착도가 떨어지거나 닙이 뒤틀리게 됩니다.
    그리고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펜촉의 재질보다 경도가 높은것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슬릿에 손상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면도칼로 벌리는 경우 : 펜촉에 손상을 줄수도 있으며 잘못하면 피드에도 손상을 줄수 있습니다.)
    혼자서 흐름을 조절하고 싶다면 맨손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 상하로 비틀면서 조절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흐름 조절후 루페로 어긋난것을 손봐줘야 합니다.


    펜에 따른 잉크 흐름은 기본적인 피드의 구조나 재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피드에 따라 모세관 현상이 다릅니다.

에보나이트(ebonite or hard rubber) 재질의 경우 흐름이 더 좋고 플라스틱(합성수지)이라도 구조에 따라서 흐름이 다릅니다.

그리고 현재는 에보나이트를 피드로 사용하는 메이커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드가 좋은 만년필은 잉크 흐름이 더 좋겠지요..
피드에서 잉크공급을 잘해줘서 흐름이 좋은 만년필의 경우 잉크잔량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잉크를 거의다 쓰기 전까지 알기가 어렵습니다..마지막 몇글자 남겨놓고 글씨가 흐려지기 시작하거든요..

피드가 나쁘면 아직 한참남았을때부터 잉크 흐름도 줄고 뻑뻑해집니다..

 

3. 잉크주입방식

  • 카트리지,컨버터
    카트리지는 정해진 규격의 리필심같은걸로 생각하시면 되고, 컨버터는 잉크를 흡입할수 있게 해주는 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카트리지와 컨버터 겸용이지만 만년필의 크기가 작은경우 카트리지만 사용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 플런저방식
    이것은 펠리칸 만년필처럼 배럴에 직접 잉크를 주입하는 방식입니다.(피스톤 필러방식이 정확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현대 펜들은 거의 위의 방식으로 잉크를 주입합니다.
예전 펜들은 Crescent , Aerometric , Eyedropper, Lever, Leverless ,Twist, Vacumatic등 다양한 방식의 잉크 주입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열거한 것들중에는 Sac이라고 부르는 고무튜브가 내장된 방식이 많습니다.

 원리는 돌리거나 레버를 당기거나 해서 안에있는 튜브를 압축시킨 후에 원상 복구 되면서 잉크를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4. 펜촉에 금을 사용하는 이유

 

금은 잘 휘어지고, 금속중에 부식에 가장 강합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듯이..(집전화번호 수준으로 암기되었던것 같습니다..지금도 기억하는걸 보면)

원소의 반응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K Ca Na Mg Al Zn Fe Ni Sn Pb (H) Cu Hg Ag Pt Au
가장 오른쪽이 금,바로 왼쪽이 백금이죠..

H(수소)오른쪽의 원소들은 산과 반응하지 않습니다.

만년필 잉크는 산성을 띄기 때문에 가장 반응성이 낮은 금이 최적인것이죠..

 

그리고 금 닙은 촉 앞에 전형적으로 백금족에서 닮지 않는 금속을 융합하는데, 이 단단한 금속은 대체로 이리듐을 많이 씁니다.

 

 


5. 연성과 경성


  금촉은 연성이고 스틸촉은 경성이다?


초보자분들중 잘못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연성과 경성은 금촉과 스틸촉에 따라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용어 그대로 nib이 얼마나 연한지, 딱딱한지에 따라서 구분이 됩니다.
다만 이것은 워낙 상대적인 개념이라서 이것은 경성,이것은 연성 이런식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스틸촉은 보통 경성이 많고 금촉도 현대펜들은 경성이 많은것 같습니다..(개인적인 기준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커스텀74F 와 SF를 비교해보면
커스텀 74F는 경성이고 SF는 연성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스텀74SF와 펠리칸 m1000을 비교하면 커스텀74SF는 상대적으로 경성이죠..
즉 사람에 따라서 난 이정도는 경성인것 같은데? 라고 할수 있는것입니다..
또한 펠리칸 m1000조차도 빈티지의 super flexible펜과 비교하면 경성이라고 할수도 있는것입니다..

 

참고로 현대펜중에서는 펠리칸 m1000이 가장 연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빈티지 펜들중에는 연성인 펜들이 많습니다.

 

  연성과 경성의 결정요인

 

일단 펜촉의 재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4k끼리 혹은 18k끼리 모두 같은 정도의 강도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14k의 연성 만년필도 있지만 21k의 경성 만년필(예를 들어 세일러 프로기어)도 있습니다.

사실 18k면 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8k금목걸이는 매우 단단합니다..

금+은 합금으로 만들어진 18k이기 때문입니다..

세일러 만년필의 경우 은의 함량이 높은편이라서 금 함량에 비해 경성의 성질을 가진다고 들은것 같습니다.

 

보통 만년필은 목걸이와 달리 금에다가 은뿐만 아니라 구리등 다른 금속과 합금을 합니다..

따라서 어떤 금속과의 합금인지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같은 14k라도 (금14:은:?,동:?,기타:?) 함유량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리의 함량이 증가하게 되면 탄력이 없어지고 물러지며 점점 붉은 빛이 강해집니다.

하지만 은의 경우 함량이 증가하면 탄력과 인성이 증가하며 금 고유의 빛이 연해지며 색이 하얗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파카45 구형 10k닙을 보면 거의 흰색에 가깝습니다.)

또한 아연을 첨가하면 이리듐의 융착이 쉬워진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것들은 닙플레이트의 두께, 슬릿의 길이, 하트홀의 모양이나 크기, 닙의 좌우 폭, 곡률반경 등입니다.

두께가 얇을수록 슬릿이 길수록, 하트홀이 클수록, 좌우폭이 좁을수록, 곡률반경이 클수록 연성의 성질을 띄게됩니다..

참고로 파이로트사의 FA(팔콘)닙의 경우 좌우를 둥글게 깍아낸 모양을 함으로서 초연성의 성질을 가지게 하는것을 볼수 있습니다.

 

 

6. 필기감(거칠고 부드러운정도)

 

  먼저 "부드럽다" 라는 표현에 대해서 정의해보겠습니다.

부드럽다의 반대는 딱딱하다인지? 아니면 거칠다인지?
번개때 개구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걸 옆에서 들었었는데 그전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으나
사람마다 '부드럽다의 해석이 다를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생각에는 둘다 가능하다고 봅니다.
닙이 유연해서 필기감이 낭창낭창한것도 부드럽다고 볼수 있고..
거칠지 않고 매끄럽게 글씨가 써지는 것도 부드럽다고 할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피부가 거칠다 라는 표현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거칠다는 말의 반대로 피부가 부드럽다는 표현 대신에 매끄럽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본적이 없습니다.

즉 거칠다의 반대로 부드럽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거칠다<->매끄럽다
딱딱하다<->유연하다,낭창하다
이렇게 되어야 맞겠지만
매끄러운것도 유연한것도 다 부드럽다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즉, 부드럽다는 것은 둘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볼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경성촉에도 부드럽다는 표현을 사용하므로
부드럽다는것은 필기감이 매끄럽다는 의미로 사용하겠습니다.


금촉과 스틸촉의 차이


부드럽다는 것을 매끄럽다는 의미로 한정한다면 금촉과 스틸촉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필기감이 매끄러운정도는 펠릿과 종이가 맞닿으면서 마찰이 얼마나 작용하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펠릿의 재질이 마찰력을 결정하는 요인인데..
펠릿의 재질은 거의 대부분이 이리듐입니다.


즉 부드러운 정도는 이리듐이 어떻게 가공되어서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모양에 따라서 닿는 면적도 달라지겠죠?)
닿는 면이 얼마나 매끈하게 가공되었는지
그리고 잉크 흐름이 어떠한지 에 따라 결정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만년필이든 오래쓰면 펠릿과 종이가 닿는 편이 닳아지면서 매끈해지기 때문에 부드러워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탄성이나 펜의 크기,무게 등이 필기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끄러운 정도는 같다 하더라도 느껴지는 필기감은 많이 다릅니다)

 

참고로 라미 사파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분은 라미 사파리가 거칠어서 길들이느라 힘들다고 하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처음부터 정말 부드럽게 잘 써진다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단지 펠릿이 깔끔하게 가공이 되지 않으면 종이를 긁을수 있고 이로 인해 거친 필기감을 느낀 것이고
두번째 사람은 잘 가공된 사파리 만년필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드럽다고 느낀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어떤 분이 모든 금촉은 처음에는 거칠었다고 하시는 댓글 본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분이 거칠게 가공된 금촉만 써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년필이 처음부터 부드럽지 않아야할 이유는 없습니다..만들기 나름이죠..

 

7. 만년필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

 

만년필이 거칠다고 느껴진다면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닙이 상하로 어긋난 경우입니다.
두번째는, 닙의 어긋남은 없지만 펠릿의 가공상태가 불량하여 좌우크기가 다르다든지 하는등의 이유에 있습니다.

루페가 있다면 원인을 쉽게 알수가 있습니다..

 

  • 먼저, 닙이 단지 상하로 어긋난경우에는 어긋난것만 손으로 바로잡아주면 쉽게 필기감이 좋아집니다.
  • 다음으로, 펠릿이 잘못 만들어져서 좌우 크기나 모양이 달라서 거친경우에는 펠릿을 가공해야합니다.
    <이부분은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드레멜과 같은 연삭기를 이용하여 할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작업이므로 파카51님같은 전문가에게 맡겨야합니다. (버려도 되는거라면 직접해도 됩니다..^^)

이러한 문제가 없는경우 오래쓰면 부드러워집니다..
(닿는 면이 깔끔하지 못하고 거친경우  )

ex)커스텀74의 경우 이리듐이 예쁘게 깍였지만 종이를 긁는 이유는

    그 사이를 연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마되지 않는 안쪽 면이 종이와의 마찰을 심하게 가져오는 것이죠..

오래써서 길들이기에 너무나 거칠다면 연마제를 이용하면 빨리 필기감을 개선시킬수 있습니다..

  • 예전 파카51님의 글에서 본 방법이 있는데
    치약을 종이위에 얇게 도포한 후 말린후에 동그라미 등을 그리면서 길들이면 빨리 길들여진다고 합니다.
    치약안에는 연마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죽염치약이 연마제 알갱이가 큰편이라고 하더군요.
  • 리고 연마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첫째로, 입자가 고운 사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고운 사포가 15,000방짜리입니다..
2,000방짜리 종이사포는 닙을 갈아버릴겁니다..이런것 쓰면 안되고..15,000방짜리 필름사포는 써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이건 만져보면 사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정도로 입자가 고와요..
그래도 다음에 소개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참고로 필름사포를 이용하면 배럴에 광내는것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은 컴파운드로 마무리하구요..
자동차 프라모델을 광내놓은 사진을 봤는데 반짝반짝 빛나더군요..

둘째로, 컴파운드를 사서 길들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컴파운드는 자동차용의 경우 3M사의 3000방짜리가 마무리 광택용입니다..
그리고 일반 글레이즈라는게 있는데 이것도 미세 기스 제거용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써본것은 프라모델용 컴파운드인데 coarse,fine,finish 이런 종류가 있더군요..
coarse가 가장 거칠고 finish가 가장 부드럽습니다.
치약 짜서 하는거랑 비슷한 느낌인데 효과가 더 좋네요

 

  • 그리고 만년필에 손대고 싶으시면 값싼 만년필로 이것저것 해보시길 바랍니다.
    플레티넘 사의 프레피(preppy) 만년필 추천합니다.
  • 배럴에 광내는것은 내공이 부족해서 잘 안되더군요..오래되서 생활기스가 많은 만년필의 경우 coarse부터 차례로 극세사에 뭍혀서 문지르면 약간 광이 나기는 합니다..기스가 약간 있는 만년필에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뭔가 기술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이거 정리하느라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 구성에도 신경을 썼는데..보기에 불편하지 않으려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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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광훈 | 작성시간 16.01.23 엄청난 글 입니다 ...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글에 포함된 스티커
  • 작성자체스턴 | 작성시간 17.02.28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그리운님 | 작성시간 17.08.25 이 방대한 양 참 좋은 정보 잘 읽었습니다. 초보자가 읽고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과천현감 | 작성시간 20.04.18 아래스님! 감사합니다 저는 카페 가입한지 2달여 되었으나 아직도 회원님들간에 나누는 대화에 적응이 덜되고 있습니다 다행이 좋은 자료보고 조금씩 이해하고 있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1번 항목의 기본적인 명칭에서 회원님들간에 나누는 내용 중에 없는 것도 있는것 같아서요 예를 들어 닙중에도 F닙 등 뭐라고들 하시거든요 참고하시길 자주 들러서 다시 확인하면서 더욱 익히겠습니다
  • 작성자과천현감 | 작성시간 20.05.31 아레스님!
    한달여 카페에서 이곳 저곳 찾아다니며 만년필 관련 글 읽고 익히는데 조금 부족한 듯해서 다시 찾아와 만년필 용어를 필사해서 책상위에 올려 놓고 회원님들께서 올리신 글 보구 있습니다 용어 정리를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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