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Countdown: American Jews and God’s Plan for Redemption》을 읽고
작성자phantom작성시간26.06.09조회수35 목록 댓글 0
#유대인
서평: 《Countdown: American Jews and God’s Plan for Redemption》을 읽고
환상이라는 이름의 망명지에서 울리는 경보음
프롤로그: 안락함이라는 가장 달콤한 덫
처음 이 책의 제목인 《카운트다운(Countdown)》을 접했을 때, 머릿속을 스친 것은 시한폭탄의 붉은 디지털 숫자였다. 제로(0)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숫자들,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폭발의 순간. 저자인 랍비 엘리 미셸은 현재 미국 유대인 사회가 마주한 현실을 바로 그 일촉즉발의 '카운트다운'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흔히 21세기 미국의 유대인들을 보며 ‘성공의 대명사’를 떠올린다. 하버드와 예일 등 명문대를 장악한 유대인 엘리트들, 월스트리트의 금융 자본을 움직이는 손들, 워싱턴 정가를 쥐락펴락하는 정치적 영향력까지. 역사상 그 어떤 디아스포라(Diaspora·유대인 망명 공동체)도 현대 미국 유대인들만큼 풍요롭고 안전한 전성기를 누린 적은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화려한 전성기가 사실은 유대 민족의 영혼을 갉아먹는 ‘가장 달콤한 덫’이었다고 폭로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겉으로는 번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차갑게 식어가는 미국 유대교 공동체의 영적 민낯이었다. 미국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자유와 풍요 속에서 점차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렸다. 그들은 스스로를 ‘종교가 유대교인 미국인’으로 재정의하며, 성경이 말하는 유대인의 진짜 정체성인, 특정 영토와 언약적 운명을 지닌 '민족(Nation)'을 거세해 버린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종교 서적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와 성경, 그리고 2026년 현재 미국이라는 거대한 패권 국가의 정치·문화적 역학 관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예언적 평론이다.
수산 성의 유대인들과 현대 미국의 평행이론
랍비 미셸은 책의 전반부에서 성경의 에스더서(The Book of Esther)를 끄집어내어 현대 미국의 상황과 정교하게 중첩시킨다. 이 부분이 주는 시각적·역사적 충격은 상당했다.
에스더서에 등장하는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수산(Shushan) 성의 유대인들을 보라. 그들은 페르시아의 법률과 문화 속에서 완벽하게 주류 사회로 녹아들었다. 왕궁의 고위직을 얻었고, 제국의 풍요를 함께 즐겼다. 그들은 스스로를 페르시아의 안전한 시민이라 믿었을 것이다. 오늘날 민주당과 공화당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미국의 문화적 주류를 형성한 채 "이곳이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라고 믿는 미국 유대인들의 모습과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하만(Haman)’이라는 절대악의 등장을 보여준다. 하만이 유대인 전멸 계획을 들고나왔을 때, 수산 성의 유대인들이 누리던 그 모든 사회적 지위와 법적 안전장치는 순식간에 종잇조각이 되었다. 그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들이 아무리 페르시아 옷을 입고 페르시아 말을 해도, 세상의 눈에는 그저 ‘유대인’일 뿐이라는 냉혹한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오늘날 미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그리고 뉴욕과 LA의 거리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유대주의를 ‘현대판 하만의 등장’으로 해석한다.
"하나님께서는 유대인들이 이방 땅의 풍요에 취해 스스로가 누구인지 잊어버릴 때마다, 대적들을 들어 쓰시어 그들을 강제로 흔들어 깨우셨다."
이 문장을 읽을 때 소름이 돋았다. 최근 미국의 명문대 내에서 유대인 학생들이 겪는 언어적·물질적 폭력은 단순한 'PC(정치적 올바름) 주의의 부작용'이 아니라, 유대인들로 하여금 "너희의 집은 미국이 아니다. 너희는 이방인이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려는 거대한 밖으로부터의 충격이라는 것이다.
왕궁에 머물 것인가, 광야로 나갈 것인가
저자인 랍비 엘리 미셸의 이력은 이 책의 주장에 엄청난 무게감을 더한다. 그는 미국 뉴저지 리빙스턴의 유망한 정통파 유대교 공동체의 랍비이자, 뉴욕의 기업 변호사(Corporate Attorney) 출신이다. 즉, 본인 스스로가 미국 주류 엘리트 사회의 핵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21년, 돌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의 유대 광야(Judea) 지역으로 '아리야(Aliyah·이스라엘 귀환)'를 감행했다.
그가 미국 유대교 내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프도록 날카롭다. 미국의 유대교 학교와 회당은 겉으로는 정교한 시스템을 자랑하지만, 청년들의 영혼은 냉소주의와 물질주의로 가득 차 있다. 재능 있는 유대인 인재들은 토라를 가르치거나 영적 지도자가 되기보다는, 더 높은 연봉을 주는 로펌과 투자은행으로 향한다. 반면, 저자가 이스라엘 땅에서 목격한 유대인 청소년들의 눈빛은 달랐다. 끊임없는 전쟁과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의 땅과 민족, 그리고 신앙을 위해 영적으로 '불타오르고(on fire)'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르드개가 왕궁 속에 안주하려던 에스더에게 던졌던 그 질문이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대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에스더 4:13-14)
저자는 미국의 유대인 자산가들과 지도자들을 향해 외친다. 지금 당신들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왕궁에서 누리는 부와 권력은, 그곳에서 영원히 동화되어 살아가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위기의 때에 민족을 깨우고, 하나님의 구속 시계를 전진시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허락된 영적 자산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문명)의 운명과 갈림길
유대 전통 해석학에서 서구 서양 문명과 로마의 후예들은 대개 야곱의 형제였던 '에서(Eisav)의 문명'으로 묘사된다. 에서와 야아콥은 쌍둥이 형제였지만 늘 영적으로 갈등했다. 저자는 미국이야말로 역사상 그 어떤 에서의 후예들보다 유대 민족을 극진히 대접했던 '가장 친절한 에서'였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독자로서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랍비 미셸이 진단하는 미국의 영적 갈림길이다. 저자는 현재 미국이 거대한 국가적 운명의 침체기와 영적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에서의 어두운 길은 전통적인 성경적 가치관을 해체하고, 도덕적 타락과 세속주의로 나아가며, 결국에는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을 대적하는 길이다. 현대 미국의 급진 좌파 정치 지형이나 문화적 해체주의 속에서 이 징후가 뚜렷이 나타난다.
반면, 야아콥을 돕는 자의 길은 미국 내에 여전히 견고하게 살아 숨 쉬는 성경적 신앙인들,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성경적 정의를 수호하려는 보수적이고 영적인 흐름이다.
결국 미국의 흥망성쇠 역시, 그들이 하나님의 첫 아들인 유대 민족을 어떻게 대우하느냐, 그리고 자신들의 근간인 성경적 가치를 붙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성경적 인과관계는 깊은 사색의 거리를 제공한다. 국가의 안보와 번영은 단순히 경제 지표나 군사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영적 기초에 있다는 지적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엄중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시온주의(Christian Zionism): 예언의 숨은 주역들
이 책의 가장 혁신적이고 놀라운 대목은 유대인 정통파 랍비인 저자가 기독교인들(Christian Zionists)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역사적으로 유대교와 기독교는 오랜 박해와 반목의 역사를 지나왔다. 그러나 랍비 미셸은 마지막 때의 구속사라는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기독교인들의 역할을 성경 예언의 직접적인 성취로 인정한다.
히브리 성경의 선지자들은 마지막 때에 이방 나라의 백성들이 유대인들을 품에 안고 약속의 땅으로 데려올 것이며, 그들의 성벽을 중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저자는 오늘날 미국의 수천만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하고, 물질적·정치적 지지를 보내며, 유대인들의 귀환(아리야)을 돕는 현상을 ‘살아있는 기적’으로 본다.
오히려 영적으로 잠들어 있는 미국 유대인들보다, 성경의 약속을 순전하게 믿는 기독교인들이 더 먼저 유대인의 정체성을 깨워주는 영적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분석은 신선함을 자아낸다. 저자는 신학적 차이를 넘어, "하나님의 통치와 예언의 완성"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목적을 위해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어깨를 맞대고(Shoulder to Shoulder)' 동역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연대의 메시지는 종교적 배타주의를 넘어선 장엄한 울림을 준다.
에필로그: 닫히기 직전의 창문, 우리의 선택
이 책을 덮으며 마음속에 남은 것은 긴박감이었다. 저자가 던지는 경고의 본질은 "미국 유대인들은 망할 것이다"가 아니다. "하나님의 구속 계획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전진하고 있으며, 당신들에게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제국이 몰락할 때, 그 안의 엘리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들이 이룩한 안락함의 방주 안에서 파티를 즐겼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미국 유대인들 앞에는 이제 두 가지 길만 남았다.
첫째는 스스로 하나님의 경보음을 듣고 깨어나 능동적으로 약속의 땅 이스라엘로 돌아가 구속의 주역이 되는 길이다. 그리고 둘째는 안락함에 끝까지 매달리다가, 미국 내에 들불처럼 번지는 반유대주의의 폭풍에 등 떠밀려 모든 것을 잃고 쫓겨나듯 돌아가는 길이다.
이 책은 비단 미국 유대인들만을 향한 책이 아니다. 영적인 안일함에 빠져 현실의 풍요를 영원한 안식처로 착각하고 있는 이 세대의 모든 신앙인들을 향한 날카로운 지적이다. 하나님의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과연 그 경보음을 들을 수 있는 영적인 귀를 가지고 있는가? 망명지의 환상에서 깨어나 진짜 본향을 바라보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임을 이 책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다.
도서명: Countdown: American Jews and God’s Plan for Redemption
저자: Rabbi Elie Mischel
출판사: Israel365 (2026년 5월 출간)
핵심 주제: 미국 유대인의 정체성 위기, 에스더서의 예언적 성취, 반유대주의의 영적 본질, 기독교 시온주의와의 연대 및 이스라엘 귀환(Aliyah)의 긴박성.
By Torah & Judaism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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